[원불교신문=김신혜 교무] 대학원시절 교화특강 때가 기억난다. 내가 어떤 기준을 세우냐에 따라 청소년법회가 좌지우지 된다고 했다. 어떤 기준을 세우고 청소년들과 만나야 할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원칙을 지키자는 것이었다.

상주교당에 발령받고 처음으로 어린이 법회를 보게 됐다. 첫 만남에 설문조사를 했다. 첫 번째 원칙은 어린이들에게 맞춰서 해주는 것이었다. 이름, 나이, 학교, 관심사, 교당에서 하고 싶은 것, 교무님에게 하고 싶은 말 등 아이들의 생각을 읽으려고 했다. 분석 후 나는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두 번째 원칙은 법회식순을 꼭 지키자는 것이었다. 어린이 법회에서 학생법회로 그리고 청년 법회로 가는 것이 분명하기에 법회 식순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놀고 싶어하는 마음이 크겠지만, 교당에 왔으면 법회를 봐야 한다는 것을 심어주기 위해서 꼭 식순에 맞춰서 법회를 진행했다. 그리고 입정하기 어려운 친구들을 위해 '입정왕'을 매주 뽑아 선물을 주기도 하고 직접 주례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세 번째 원칙은 법회 출석이었다. 일년에 두 번 상반기·하반기로 빠지지 않고 무결석하는 친구들에게는 설문조사에 쓴 내용을 하나씩 들어주었다. 2년동안 무결석을 기록한 어린이도 있었다.
네 번째 원칙은 법회 후 활동프로그램이다. 내가 재미있고 하고 싶은 것이면 아이들도 좋아할 것이란 생각으로 많은 자료를 찾았다. 아이들과 친해지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법회후 활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반응이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프로그램 때문에 빠지지 않고 오는 아이들이 생겼다. 이제는 교법을 어떻게 알려줘야 할까 고민이 생겼다.

청소년박람회에서 당시 경산종법사가 해주신 세가지 당부 말씀이 생각났다. 청소년들에게 알려줘야 할 것은 바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 즉 사은을 확실히 알려줘야 하고, 삼세를 이해시키며, 인과가 있음을 깨닫게 하라는 법문이었다. 그래서 법회시간 설교는 사은, 삼세, 인과에 바탕해 이야기해주면 어린이들이 생각해보고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어려워하던 아이들이 지금은 사은이란 말이 떨어지자마자 천지 부모 동포 법률이라고 외친다. 아이들에게 반복학습이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일주일동안 집과 학교에서 유무념이나 감사노트 등 마음을 챙길 수 있는 과제도 내주고, 다 해온 어린이에게는 칭찬과 선물을 주었다. 물론 모든 어린이들이 다 따라와주는 것은 아니지만 한명이라도 마음을 챙기는 그 모습을 볼 때는 뿌듯하기도 했다.

마지막 원칙은 항상 나의 마음을 여여하게 하자는 것이었다. 6명으로 시작한 어린이 법회가 서서히 인원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이 안오면 어떻하지? 법회가 재미없다고 하면 어떻하지?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어린이 법회는 나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였기에 스스로의 마음을 잘 다독이며 한 명이 오더라도 정성스럽게 여여하게 하자고 다짐했다.

이렇게 세운 원칙들을 지켜가면서 지금까지 왔다. 앞으로도 욕심부리지 않고 여여하게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나의 기준점을 세우면서 계속해 나갈 것이다.

/샌프란시스코교당

[2019년 3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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