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정도연 교무] 지금 유럽에는 젊은 세대 출가자가 거의 없어서 동남아에서 출가한 사람이 아니면 수도원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한다. 캐나다에서는 수녀를 모집하기 위한 라디오 광고가 제작되고, 신부의 결혼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스님이 모델로 나오는 출가 홍보 포스터도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다. 

종교의 출가자 수 감소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원불교도 교단 차원에서 다양한 세미나와 연구를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사회가 발달하고 선진국화 되면서 개인의 자아실현과 행복의 욕구는 강해진다. 반면, 종교에 대한 의존도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여기에 인구감소와 여성들의 활동영역이 증가하면서 출가자의 감소 폭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출가자 감소와 고령화는 교단의 현실이자 미래다. 출가자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 교단 안팎에서는 전국의 교당보다 교무 수가 적어지는 날이 올 것이라는 예견을 하기도 한다. 교단의 존립과도 직결되는 이야기다. 

20~30대 젊은 층들은 왜 출가를 하지 않을까. 대다수는 출가를 생각해 본적이 없고, 원불교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출가를 고민했다가도 교무의 삶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선뜻 결심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요즘의 청년들은 과거보다 더 이해 판단에 밝다. 또 어떤 일을 하기에 앞서 인터넷 등을 통해 다양하게 정보를 취득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무엇을 선택할 때 과거보다 신중하며, 덜 격정적이다. 

출가에 대한 고민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시대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교단의 출가 과정과 교육도 되짚어 봐야 한다. 

혹자는 인구 고령화와 출산 감소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하지만 수많은 젊은이들이 좁은 취업의 문을 통과하기 위해 애를 쓰고, 청년 실업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현재를 보면 적확한 판단은 아닌 듯싶다. 오히려 원불교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다는 이유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원불교의 매력, 출가마케팅 시대
교무가 힐링·행복 멘토 역할 해야 

종교가 다양해지면서 원불교도 대중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더 이상 자신의 고민을 종교에 묻지 않는다. 이는 곧 종교의 기능을 대체하는 제도나 산업 등이 발달하면서 종교를 믿어야 하는 이유가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굳이 종교라는 제도에 합류하지 않아도 명상, 요가, 마음공부, 상담 등 종교적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고, 독신출가는 더더욱 순위 밖의 일이다.    

요즘은 종교가 복지, 문화, 사회활동 등 전방위에서 역할해 주기를 기대하는 요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또한 웰빙으로 시작돼 힐링까지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종교가 힐링 멘토로서 역할을 바라는 요청도 많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사회에서 원불교 교무가 필요한 이유와 존재가치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쏟아지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변화한다. 그 변화의 물결 속에서 사람들은 적응하기 힘들어하고 경쟁에 지쳐있다. 교단도 사회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물론 한 발 나아가 그 대안을 세상 사람들에게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원불교 교무가 진리의 가르침에 충실하고, 성스러운 삶을 살아가며, 그 삶이 세상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감동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출가의 홍보는 없을 것이다. 껍데기가 아닌 본질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할 때이다. 

교화를 하기 위해 교당이 생겼지만, 지금은 필요에 의해 생긴 교당과 기관, 교단의 유지 때문에 많은 출가 교무들이 출가의 본의와 삶에 대해 생각해볼 여력이 없는 것 같다. 스스로 행복하며 그 행복을 나눠주고 전파하는 출가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를 따르기 위해 출가를 결심하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은 자명하다. 

/전북청소년상담복지센터

[2019년 4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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