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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왜란, 우리들의 방심 탓해야 할 때
경제왜란, 우리들의 방심 탓해야 할 때
  • 정성헌 기자
  • 승인 2019.08.16
  • 호수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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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헌 기자

7월말부터 시작된 일본의 갑작스런 수출규제는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부채를 안고 있는 나라가 2조씩 무역 흑자를 안겨다 준 나라에게 이같은 무례를 저질렀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정부는 혐한, 정한론, 대통령 탄핵 등을 앞세우며 대한민국을 기만한 일본 정부에 강력한 대응 조치할 것을 예고했고, 기업들은 수출규제 품목들을 부랴부랴 국산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국민들은 일본의 만행을 좌시하지 않고 다양한 불매운동을 펼쳐나갔다.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아는 법이다. 경제적 우위를 자신만만하던 일본에게 국민들의 불매 운동은 일본 지자체들의 경제력을 메마르게 했고, 대기업의 반도체 주요 재료 국산화 및 대체 작업은 발빠르게 진행돼 일본 주력 수출 기업들의 파산이 심심찮게 예고되고 있다. 이러한 한·일간 뉴스에 힘입어 후쿠시마 방사능 실태가 점차 세계에 알려지면서 국제적 여론까지 일본 정부를 압박해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일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은 한국 정부와 기업, 국민들이 삼위일체가 되었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다. 왜구의 침략이 이어질 때마다 온 국민이 뭉쳐 이겨내 왔다. 그런데 일이 터지고 나서야 대응하는 것도 대물림하는 게 아닌가 싶다. 율곡 이이가 언젠가 터질 임진왜란을 예고하며 십만양병설을 제시했지만 결국 왜구의 침략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번 수출규제의 발단이 된 반도체 주요 재료와 장비, 부품 등도 정부는 오래전부터 국산화 하기 위해 잇따른 방안을 내놓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산업이 지나치게 외국산 소재 부품에 의존한다는 것을 우려해 세운 정책으로 '2015년까지 국산화율 50%', 2010년 '2015년까지 국산화율 35%', 2018년 '2022년까지 국산화율 30%' 등 대책이 거듭될수록 목표는 낮춰졌고 투자된 비용만 5조4천억원에 달했다. 

예산만 소비됐을 뿐 기업들은 기존의 관례적이고 편안한 틀을 벗어나지 않았고, 정부의 관계 부처는 정권이 바뀔때마다 인사가 바뀌며 정책의 본래 취지는 옅어져 갔다. 

정산종사는 "사람이 어떠한 사업을 성공하자면 먼저 그 마음이 오로지 그 일에 집주되고 그 생각이 그 일을 연마하는 데 있어야 할 것이요, 어떠한 사업을 성공한 후에 그 사업을 유지하기로 하면 모든 것을 무심히 하지 말고 마음을 오로지 그 일에 집주하여 연마하는 생각이 있어야 할 것이다"고 법문했다.

저열한 일본 정부보다 우리들의 방심을 탓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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