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남훈련원·완도청소년수련원

올해 여름 숙원 사업이었던 계곡 정비를 완도군 지원으로 완료했다. 콘크리트를 걷어내 친환경 방식으로 바위를 축성했고 자연 수영장에는 데크를 만들었다.

[원불교신문=김세진 기자] 가을이다. 맑고 서늘한 날 가라앉은 마음 기운을 바라보면 우리의 정신은 온전해진다. 본래 마음을 찾기 위함일까. 10월의 맑고 서늘한 날 성리도량으로 불리는 소남훈련원·완도청소년수련원을 찾았다.


소남훈련원·완도청소년수련원의 역사
소남훈련원은 원기49년(1964년) 소남 선생의 부지 희사로 시작됐다. 향후 20여 년은 김인석 교무 등 불목교당에서 관리했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대산종사가 '제2 개벽의 상두소리'라며 매년 여름 3~4개월씩 10여 년을 주석해 본격적 개발이 시작됐다. 

1981년 교무들의 요양지인 불목요양원이 설치됐고, 만불전 야단법석을 시작했다. 이후 법당인 도선원과 조실, 손님 숙소인 송대가 만들어졌고, 선객들을 위한 하원정사와 식당인 죽림정사 등이 신축됐다. 1990년 "이곳을 교도뿐 아니라 국민훈련도량으로 이용하자"는 대산종사의 법문으로 부지확보와 완도청소년훈련원이 설치돼 운영됐다. 그 활동에 주목한 정부에서 박철언 초대 문화체육부장관이 1991년 본 훈련원을 직접 방문한 뒤 '청소년기본법'을 만들었다. 이 법이 시행된 1993년부터 국내에 청소년 수련원들이 생기는 단초가 됐고, 완도청소년훈련원도 이 법에 따라 이름을 완도청소년수련원으로 바뀌게 됐다.
 

내가 있는 곳을 아름다운 꽃밭으로
훈련원은 3년 전만 해도 운영이 힘들어 존폐의 기로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광주전남교구의 전폭적인 지원과 교화훈련부의 지원으로 우세관 교무가 부임해 다시 교단의 성리도량으로서, 청소년인성훈련의 중심지로서 생생약동했던 영광을 되찾았다. 

우세관 교무는 "내가 꽃이 되고 내가 있는 곳을 아름다운 꽃밭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 교단은 저절로 지천에 꽃밭을 이룰 것이고 그 꽃을 구경하기 위해 사람들이 구경하러 올 것이다"고 말한다. 우 교무는 "저절로 되는 교화가 가장 좋은 교화라고 생각된다. 사람들이 올 수 있는 매력을 실제로 보여줘야 한다"며 "처음 부임하자마자 1만 2천 원짜리 안내판을 사서 직접 그려 바꿀 때가 생각난다. 불사라는 것이 마음을 먹고 고민을 하면 인연이 생기는 이치를 체험했다"고 3년 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다시 살림을 위한 재생사업 시작
현재 확장된 부지는 16만여 평이다. 훈련원이 개발된 지 36년이 지나며 모든 시설이 낡아 원기102년 5월11일 '호남 제일 성리도량 소남훈련원 다시 살림을 위한 천일기도'를 결제해 소남훈련원 재생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소남훈련원과 완도청소년수련원이 별립 법인으로 이원화되어 있어 기형적·고립적 운영이 지속해 양자가 쇠락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 대외적으로는 별립 법인으로 운영하되 소남훈련원 산하 부속기관으로 완도청소년수련원으로 규정짓고, 내부적 인사도 겸직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 향후 교화공동체 결성을 위해 철산농원 및 완도지역 교당도 일원화하는 방향도 논의될 필요가 있다.
 

청소년진흥원에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인증받았다.

성리도량에서 특별한 훈련
소남훈련원만의 특색이라고 한다면 '성리훈련'이다. 대산종사가 10여 년 동안 성리법문을 한 도량이기 때문에 그것에 착안하여 성리도량으로 만든 것이다. 그래서 일반교도훈련도 '춤추는 성리가 진짜'라는 대주제로 매년 내용을 달리해 유지하며 정기훈련 11과목과 의두·성리를 특화해 깨달음과 실천으로 인도하고 있다. 일반훈련보다 기간이 긴 동선과 하선도 마찬가지다. 특히 하선은 21일 동안 진행된다. 우 교무는 "성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고 '교법 구현'에 다름 아니라는 사실을 각인시키는 것이 성리훈련의 핵심이다"며 "과거 견성에 대한 수행방법은 선방에서 참선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고 보는 경향이었지만 우리에게 있어서 성리의 이론은 '일원 교법'이며 궁극은 '실천'이기 때문에 이론과 실재를 겸한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완도청소년수련원의 장점
완도청소년수련원은 대한민국 1호 청소년수련원인 만큼 전통과 노하우가 있고, 우리나라는 물론 교단 내 청소년수련의 시원인 역사적 경륜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그리고 이곳은 통건물 위주로 가는 여타 청소년수련 시설과 달리 모든 숙소와 시설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 별립된 자연권 시설이다. 완도청소년수련원은 체험과 놀이 위주의 프로그램을 외에도 '마음아 뭐하니?'라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청소년진흥원에서 인증받은 것은 물론 17개의 개별 인성 프로그램까지 인증 절차를 마쳐 체질을 변화시켰다.


서로 불공하는 낙원 공동체
현재 훈련원은 우세관·한청복·김성곤 교무와 김창준 도무가 근무하고 있다. 또한 퇴임한 박정인 원로교무도 자원봉사로 훈련원 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외에도 방문객들이 인연이 돼 단기·중기로 훈련원에 상주하며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우 교무는 "나는 눈치 보고 산다"고 농담하며 "사실 그것이 서로가 불공하는 것이며 비로소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 화목하게 함께 살면 그것이 낙원 공동체이며 그래야만 교화의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소신을 강조한다. 김성곤 교무를 특화된 교무로 키우고 싶다는 우 교무는 "원기89년(2004년) 신문사에 근무할 때 수원교당 학생교화가 잘 이뤄져 취재했는데 그때 김성곤 학생을 보고 뭘 해도 하겠다는 직감을 받았다. 이렇게 함께 근무하게 될지는 몰랐다"고 남다른 애정을 보인다.
 

(사진 좌로부터) 한청복 교무, 박정인 원로교무, 김창준 도무, 김성곤 교무, 우세관 교무.

재생사업은 계속된다
1차 재생사업이 주로 하드웨어(시설)와 소프트웨어(프로그램)에 집중되었다면 2차 재생사업은 1차에 미진했던 사업의 보완과 조경사업 위주로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홍수와 가뭄에 취약해 그간 숙원 사업이었던 계곡 정비를 완료했다. 콘크리트를 걷어내 친환경 방식으로 바위를 축성했고, 자연 수영장에는 데크를 만들어 효용도를 극대화했다. 올해 목표는 교도훈련 1,500명, 청소년수련 4천명이다. 내년부터는 교도훈련 2천 명 이상, 청소년수련 5천 명 이상 유치로 근무자의 복리 증진 및 급여를 최고치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후에는 외부단체 훈련 유치, 청소년수련은 50개 이상의 학교 수련 유치로 흑자체제로 전환해 시설 및 소프트웨어, 인적구조 등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청해진다원과의 연계 프로그램 개발도 계획 중에 있다.

깨달음은 결단코 입이나 머리에 있지 않다. 아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하는 것과 머무는 곳을 보면 성리를 진짜로 습득했는지 아는 것이다. 성리란 '깨달음과 함께 직접 보임'이 궁극일지 모른다. 훈련원을 나오며 "종교의 문에 성리를 밝힌 바가 없으면 이는 원만한 도가 아니니 성리는 모든 법의 조종이 되고 모든 이치의 바탕이 되는 까닭이니라"는 대종사 법문이 떠오른다. 가을은 근본에 힘쓰라고 전하고 있다.

[2019년 10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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