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길튼 교무

[원불교신문=방길튼 교무] ‘교법의 총설’의 “모든 종교의 교지(敎旨)도 이를 통합활용하여”라는 대목은 <대종경> 교의품 1장에서 “이 모든 교리를 통합하여 수양·연구·취사의 일원화(一圓化)”라고 달리 표현한다. 일원화는 ‘교법의 총설’의 “법신불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모시고, 천지·부모·동포·법률의 사은과 수양·연구·취사의 삼학으로써 신앙과 수행의 강령을 정하였으며”를 집약한 말씀이다. 즉 ‘수양·연구·취사의 일원화’는 일원상을 수행의 표본으로 모시고 수양·연구·취사의 삼학으로써 수행의 강령을 정한 것이다. 이처럼 ‘교법의 총설’의 통합활용은 일원상으로 통합하고 활용하는 일원화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모든 종교의 교지를 ‘통합활용’하겠다는 의지를 최초의 교당인 구간도실을 건축할 때, 그 상량에 ‘사원기일월(梭圓機日月) 직춘추법려(織春秋法呂)’ 또 그 아래에 ‘송수만목여춘립(松收萬木餘春立) 계합천봉세우명(溪合千峰細雨鳴)’이라 쓴다. (<대종경> 서품 12장)

‘사원기일월 직춘추법려’는 당신의 대각인 일원상(圓機)으로 시대(春秋)에 맞는 교법(法呂)을 제정하겠다는 포부라면, ‘송수만목여춘립 계합천봉세우명’은 일원상으로 모든 교법을 통합활용하겠다는 의지이다. ‘교법의 총설’에 따르면 ‘사원기일월 직춘추법려’는 소태산 대종사의 대원정각인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모시고, 이에 바탕한 사은과 삼학을 신앙과 수행의 강령으로 정한 것이라면, 송수만목여춘립과 계합천봉세우명은 일원상으로 모든 종교의 교지도 통합활용하겠다는 경륜이다. 이처럼 최초교당인 구간도실에는 일원상의 대각으로 교법을 제정하고, 일원상 자리에서 모든 종교의 취지도 통합활용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통합활용은 ‘교법의 총설’에서 불교를 위시한 모든 종교가 그 근본원리는 하나이기에 융통하자는 것이다. 근본원리가 하나인 자리가 일원상으로, 이 일원상 안목으로 융통하자는 것이다. 융통시키는 것이 곧 통합활용으로 제불제성의 본의인 것이다. 이처럼 일원상 자리에서 융통하면 모든 종교의 교리며 모든 법이 다 한 마음에 돌아와서 사통오달의 큰 도를 얻게 되는 것이다. (<대종경> 교의품 1장)

또한 통합활용은 모든 제도를 일원상의 안목으로 개선하자는 것이다. 출세간 중심의 과거 불교를 예로 들면 불법이 아무리 좋다 할지라도 많은 생령이 불은(佛恩)을 입기 위해서는 재가·출가의 차별이 없고 수도와 생활이 둘이 아닌 원만한 제도가 요청된다. 그러므로 일원상 같이 원만한 대도로 모든 제도를 통합활용하여 개선해 가자는 것이다.

결국 일원상 같이 텅 비고 고요한 마음일 때 통합활용할 수 있으며, 일원상 같이 신령하고 두렷한 마음일 때 통합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일원상의 발현인 사은과 삼학으로 모든 교법과 제도를 통합활용하자는 것이다. 불법으로 주체 삼고 모든 교법의 마땅한 바를 응용하는 것도 일원상으로 통합활용하는 길이다.

/나주교당

[2019년 11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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