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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 기도로 쌓은 역사, 도로건설 45년
[전문인] 기도로 쌓은 역사, 도로건설 45년
  • 이은전 기자
  • 승인 2020.01.07
  • 호수 19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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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준 ㈜한맥기술 부회장

평생을 도로건설에 종사해
교법대로 하면 안될 일 없어

[원불교신문=이은전 기자] 취재를 위해 양산에서 출발해 부산 초량동에 도착하기까지 8차선 교량 1개, 터널 2개, 고가도로 2곳을 포함 부산 외곽의 강변도로를 통과하며 27km를 달리는데 30분 걸렸다. 이러한 교량이나 터널, 강변도로가 건설되지 않았다면 여기저기 도로를 빙빙 돌아 1시간이 더 소요됐을 터이니 각종 도로 기반 시설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보다 더 큰 동포은이 어디 있으랴. 현대로 올수록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물질개벽에서 토목공사를 빼놓을 수가 없다. 현대의 토목공사는 건축, 지질, 전기, 기계, 환경 등 각 분야의 기술자가 참여하는 건설엔지니어링의 결집체다. 

토목 설계 엔지니어링 전문 중소기업인 ㈜한맥기술 정태준(법명 태준·남천교당) 부회장은 토목공학 전문인이다. 그는 한양공대 토목공학과에서 도로공학을 전공하고 설계, 시공, 감독 등 평생을 도로건설에 종사한 엔지니어다. 대학 졸업 후 바로 공무원으로 입직해 국토교통부 산하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 근무하며 35년 동안 영남지역의 도로건설에 뼈를 묻은 경험이 이제는 ㈜한맥기술에서 발휘되고 있다. 

도로시설국장을 마지막으로 공무원을 퇴직 후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그가 가진 능력을 각종 공공재 건설 자문에 활용한 지도 어느새 10년이 넘었다. ‘도로 및 공항기술사’ 면허를 갖고 있는 그는 현재 한맥기술에서 구미·평해·고성·안동 등 국도건설의 기술자문을 하는 비상주감리를 맡고 있다. 지금은 전체 직원들을 관리하며 자문하는 역할이지만 그도 젊었을 때는 실제로 측량, 설계 등의 감독을 맡아 현장을 발로 뛰었다. 

“도로설계란 도로의 길이나 폭 설계뿐만 아니라 터널, 교량 등도 다 포함되는 큰 규모의 작업입니다. 흙을 깎아내는 토공, 배수공, 교량공, 터널공, 바닥 포장, 도로 안전시설 설치 등 도로공사는 말 그대로 건설 종합 박물관이에요.”

도로건설은 정밀한 계획과 기술, 천문학적 자본이 필요한 일로 국도 1km 건설에 평균 400억이 소요된다. 우리나라는 강과 산이 많은 지형이라 도로건설을 하게 되면 터널이나 교량이 필수로 따르게 돼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2천여 년 동안 비포장이었던 우리나라 도로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이 1970년대 입니다. 경부고속도로가 1970년에 개통됐고 당시에는 차도 별로 없었어요. 50년도 채 안됐는데 지금 이만큼이니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지요.”

그가 대학 졸업 후 도로건설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이 1972년이니 우리나라 도로건설과 그의 이력이 일치하는 셈이다. 사실 그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근무하는 35년 동안 영남지역 대부분의 국도는 그의 손을 거쳐 건설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산과 진해를 잇는 숙원사업인 장복터널을 건설할 때다. 요즘은 점보드릴이나 TBM(암반을 압쇄 굴착하는 터널 굴착기) 등 첨단장비로 세련되게 시공하지만 당시는 사람이 직접 착암기로 뚫어놓은 발파구멍에 다이너마이트를 넣어 폭파하면서 터널을 만들어나갔다. 

“구멍 뚫어 폭파하고 잔해물 치워내고 또 구멍 뚫어 폭파하고… 이 반복 작업을 하는데 당시 MBC에서 1주일에 한 번씩 취재를 왔어요. 기자가 안전모를 쓰고 굴에 직접 들어와서 오늘은 몇 미터를 팠다는 식으로 중계방송을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코미디 같은 먼 이야깁니다.”

30여 년 전 이야기가 코미디로 느껴지듯이 터널 길이도 예전에는 대부분 1km 이내였지만 현재 우리나라 최장터널인 수서 SRT는 52km라는 사실도 상전벽해다. 40년 전 한일해저터널협회가 구성돼 일본 쪽은 이미 진행 중인 한일해저터널은 200km가 넘을 예정이다. 측량까지 자체적으로 해결하며 터널을 굴착하는 점보드릴처럼 요즘은 기술과 장비, 자재가 발전돼 지형에 상관없이 직선으로 관통시켜버리는 시대에 특히 우리나라 기술은 세계를 선도해 가고 있다. 터키 다르다넬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세계 최장 현수교도 SK건설과 대림산업이 일본 컨소시엄을 누르고 4조원짜리 ‘수주 전쟁’에서 승리했다.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가는 공공재를 주관하며 어려움이 없었는지 물었다. “이 일은 지형에 따라 공법이 천차만별이라 불확실성이 특징이고 대규모 사업이라 잘못되면 피해가 커지니 결정의 순간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정전 말씀대로 하면 해결 못할 일이 없습니다.”

‘결정하기 어려운 일을 당할 때에는 결정될 심고와 설명기도를 올리라’는 말씀이 그에게는 도깨비 방망이다. 기도를 올리고 나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결정 방향이 떠오르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추진해나갔다. 

“경계가 왜 없었겠습니까. 그러나 이 일은 모두 공익사업이라 사욕이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잘 해결돼야 한다는 오롯한 일념밖에 없어 저절로 정성을 쏟게 되니 크게 잘못될 일은 없거든요. 사은님이 계시니까요.”

[2020년 1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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