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교당 찾아갈 수 있는 홍보 절실
각국 현지인 교화, 문화 이해 필요

김정은 교도

[원불교신문=김정은 교도] 중국 칭다오교당, 남아공 라마코카교당, 베트남 호치민 교당까지 23개국 66개 해외교당 중에서 3개국 3교당을 거쳐 왔고 나의 해외생활에 있어서 원불교와 교당은 늘 함께했다. 

‘어둔길 괴로운길 헤매이다가 즐거이 이 법문에 들었나이다.’ 성가 48장의 가사처럼 해외생활이 10년째 되던 해에 어둔길 괴로운 길에서 헤매다가 호치민교당과 한진경 교무님을 만났다. 그날은 근무 중 너무 마음이 지치고 힘들어서 반차를 쓰고 마트에 갔고, 그곳에서 쪽진 머리를 한 여성의 뒷모습을 봤다. 지체 없이 한국의 어머니에게 전화해 “그분은 필시 교무님일 것인데 원불교 홈페이지에는 호치민교당이 없는 걸로 나와요. 혹시 호치민에 교당이 있는지 어서 알아봐주세요”라고 부탁을 드렸다. 그렇게 한진경 교무님을 만나게 되었고 흩어진 마음을 다잡고 다시 법문에 들게 됐다. 

해외에서 교민들이 한인 성당이 없어서 현지 교회를 가거나 법당이 없어서 현지 절에 가는 경우도 보았는데, 나는 해외생활 중에도 신기하고 감사하게 마음이 지치고 허전할 때는 기댈 수 있는 원불교 교당과 교무님이 있었다. 그만큼 원불교 교무님들은 정말 용감하고 해외 개척을 잘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걸 어떻게 잘 유지하느냐이다. 호치민교당이 정식교당 승인을 받고 새로운 교당을 찾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교무님 옆에서 함께했기에 해외교당 운영과 해외교화가 얼마나 고된 일인지 안다. 그런 노력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이의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필요하다.

해외교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홍보가 필요하다.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도 호치민교당에 대한 정보를 찾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당시 호치민교당이 개척교당이었기에 원불교 홈페이지 내에 정보가 올라오지 않았서였다. 물론 새로운 플랫폼 구축과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지만 당장 실현 가능한 방법은 기존에 있는 플랫폼만이라도 잘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원불교 홈페이지를 통한 정기적 홍보라든지, 주기적 해외 교당 통합 간행물 발행 혹은 기존 신문 한켠에 해외교당 도록 등을 싣고 꾸준히 정보를 업데이트 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원불교 교당은 드나들기 쉽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원불교의 큰 장점이다. 그 장점을 이용해 교화 활동이 쉽지 않은 공산주의 국가에서 종교적 접근보다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원불교의 현지화가 필요하다. 2019년 기준 베트남 인구의 43.5%가 불교신자임을 감안했을 때 명상센터 또는 선방을 통한 현지교화를 고려해볼 수 있다. 원불교 공부는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잘 짜여있기에 불법에 대한 기본 이해도가 있는 베트남인들에게 타종교에 비해 교화하기에 좋은 것 같다. 혹은 K-pop과 한류에 대한 현지의 높은 관심을 이용해 한국어 교육, 문화전수 프로그램을 진행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하는 교당마다 내가 주인이라는 마음으로 임했지만 호치민교당 만큼은 그 어느 교당보다 더 마음이 간다. 대종사의 교법으로 교화를 위해 땀 흘리며 애쓰는 작지만 강한 교무님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호치민교당이 정식교당 승인을 받아 3월 25일 새로운 교당에서 봉불식을 한다. 베트남을 넘어 동남아 교화의 새로운 장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의 꾸준한 관심과 서원이 함께하길 바란다. 

/서신교당

[2020년 2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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