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는 하나여도 그에 대한 심신작용은 각자의 몫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같지 않다. 감염 예방용 마스크의 수요가 급증하자 사재기를 하는 업자들이 나타났다. 정부는 법률적 규제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어느 철없는 유튜버는 동영상 조회수를 올리려고 대중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가짜 뉴스를 유포했다. 중국인들에게 대한 혐오감정이 표출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의 댓글들은 비합리적이고 극단적 표현을 공공연히 담고 있어 민망할 정도다. 국내뿐 아니라 서구세계의 아시아계 사람들에 대한 증오범죄도 확산될 조짐이다. 잠재되어 있던 인종차별 의식이 감염병이라는 계기를 통해 노골화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만한 대목이다. 

한편 이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평범한 의인들의 헌신적인 노력은 우리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병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던 우한병원 의사 리원량이 며칠 전 숨졌다. 열악한 환경에서 환자를 치료하다가 본인도 감염되어 ‘정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창궐하는 감염병에 용감히 맞서다 희생되는 중국 의료진의 수는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상당할 것으로 추측된다. 밤낮없는 공사로 보름 만에 일천 병상의 병원을 지어낸 중국 정부의 대응과 국민들의 놀라운 헌신은 감동적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의료진들은 신속한 연구로 중간 숙주를 밝혀내고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아산과 진천의 지역주민들은 넓은 마음으로 격리수용자들을 품어주고 있으며 중앙정부는 물론 각급 지방자치단체마다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한 대응을 하고 있다. 확진자가 다녀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도 막대한 영업이익을 불고하고 임시 폐장을 하여 방역에 협조하고 있다. 

공부인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모습을 통해 큰 자각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모자라는 마스크를 이웃에게 나눠주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매점매석을 하는 사람도 될 수 있다. 불편을 감수하고 주의사항을 준수할 수도 있고, 이기적이고 방만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 공익을 위해 사명을 다할 수도 있고, 개인의 안녕을 위해 사명을 내던질 수도 있다. 

결국, 우리의 선택은 우리의 마음에 달렸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의 행로에 따라 우리의 행복과 불행이 좌우된다. 인류의 미래도 마찬가지이다. 각자의 마음가짐과 마음 씀씀이에 따라 인류의 미래도 결정된다. 한 치의 오차도 없다. 소태산 대종사가 간절히 당부했던 인과의 진리와 마음공부가 필요한 이유이다. 우리의 마음이 우리를 구원한다.

[2020년 2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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