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찾아 대화
행사 자제 및 온라인 대체 약속, 쪽방촌 관심 요청
“신천지 관련 통제·억압 아닌 꼭 필요한 조치”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종교계와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힘을 모았다. 2월25일 원불교를 비롯한 개신교, 민족종교, 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7개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와 박원순 서울시장은 간담회를 열어 현황과 대책, 실천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는 코로나19 확진 및 사망이 급격히 증가하고 위기경보가 심각단계로 격상되면서 마련됐다.

박 시장은 먼저 “앞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각 종단에 협조 공문을 보냈는데, 적극 협조해 준 덕에 더 크게 확산되지 않을 수 있었다”라며 감사를 전하고 “앞으로 1~2주가 바이러스 확산과 진정의 분수령이라 생각한다. 각 종단에서도 온라인 등 다양한 방법으로 행사를 대체해주시면 좋겠다”라고 요청했다.

이에 종단 대표들은 KCRP가 채택한 성명서를 소개하며, 서울시와 정부, 의료진 등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이어 오도철 교정원장은 “우리 사회 건강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시급한 문제다. 그 중에서도 이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후온난화에 있다. 식생이라든지 여러 생명체에 대해 더 깊은 성찰과 경외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보듬는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라고 짚은 뒤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사회적인 관심을 가져야 하며, 더불어 우리 종교인도 각성하겠다. 온 국민이 한마음이 돼 빠른 시일 내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쪽방촌 등 구호 손길이 필요하다. 곤란을 겪고 있다는 보고가 이곳저곳에서 올라오고 있다. 시에서도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시장은 신천지와 관련한 시의 입장도 전했다. 그는 “확진자 중 절반 이상이 신천지교회와 관련돼있다. 한 종교집단 집회에서 이렇게 확산됐다는 건 심각한 일이다”라고 짚으며 “신천지 시설 폐쇄나 명단 요구는 종교 활동 통제나 억압이 아니다. 감염병 예방과 확산 차단에 꼭 필요한 조치라는 점을 이해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고난의 시기일수록 종교계가 나서서 시민들의 불안과 정신적 피로를 치유해달라”라는 부탁을 덧붙였다.

간담회에는 원불교 오도철 교정원장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 조계종 원행 총무원장, 유교 김영근 성균관장, 천도교 송범두 교령,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그리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했다. 한편, 간담회에 앞서 열린 KCRP 공동회장단 회의에서는 새로운 대표회장으로 원행스님을 추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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