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평화 구현
삼동윤리 실천

김사은 교도

[원불교신문=김사은 교도] 대학시절 우연한 기회에 노인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했는데 봉사가 끝난 뒤 마음에 무엇인가가 와 닿는 것을 느끼게 되어 그 기회를 계기로 사회복지학을 복수전공 했다. 그러나 순수하게 봉사하고자 한 마음이 돈을 받고 일하는 직업으로 바뀌는 순간 내 마음도 물질적으로 변질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에 졸업 후에도 사회복지사보다 회사원으로 진로를 선택했던 것 같다. 그 후 내 20대는 여유가 없던 바쁜 회사원이었다.

30대가 되고 아이들을 낳고 키우다 보니 바쁘기만 한 회사원보다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부모가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인식이 바뀌었고, 이런 내 생각과 맞아떨어지는 NGO 단체인 삼동인터내셔널에서 지난해 봄부터 일을 하게 됐다.

삼동인터내셔널은 ‘세계는 하나, 인류는 한가족’이라는 비전으로 가난, 질병, 무지, 전쟁의 어려움을 겪는 전 인류에게 교육 및 봉사, 구호 활동 등을 수행함으로써 인류의 복지와 평화구현을 이루고자 하는 국제구호단체이고, 몽골, 네팔, 라오스, 미얀마 등의 저개발 국가에 다양한 복지사업을 시행하며 그 지역 학교와 주민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다.

일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라오스에 지역조사를 다녀온 적이 있다. 비엔티안의 수도에서도 구불구불한 산길을 차로 한나절 이상을 이동해야 갈수 있는 씨엥쾅이라는 지역에 우리 단체의 INGO 사무소와 라오스 교당이 있다. 라오스 지부에서는 그 지역 초중고 교육지원은 물론 지역사회에 다양한 복지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제대로 된 교실이 없어서 양철지붕에 흙바닥인 교실에서 생활하고 있던 아이들, 가방도 없이 노트 한 권, 연필 한 자루만 가져와 수업을 받던 아이들, 비가 오는 날에는 빗물이 새고 양철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에 수업을 못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안타까움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곳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의 밝은 표정 또한 잊을 수 없다.

우리에겐 일상적이고 어쩌면 당연한 일들임에도 그러한 환경조차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생활하는 현지의 아이들을 보면서 풍족하게만 지내온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약간의 간식과 선물을 가져가 나눠주기도 했는데 작은 정성에도 온 마음을 다해 감사함을 표현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 마음이 더 단단해지기도 했다.

열 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게 낫다는 것처럼 라오스를 다녀온 뒤부터 내 삶이 감사한 마음으로 변화됨을 느낄 수 있었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게 된 것이다.

삼동인터내셔널은 전북 유일의 UN ECOSOC(경제사회이사회)와 협의하는 단체이다. UN과 국제사회의 최대 공동목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국제적인 약속이다. 지속 가능한 발전이란 ‘미래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으면서 오늘날의 필요도 충족시키는’ 개념으로 사회와 경제발전에 더불어 환경보호를 함께 이루는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의미한다. 

접근해 보면 우리는 17대 목표 중 4번째인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 보장 및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기회 증진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함이며, 나의 목표 또한 앞으로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다양한 국가의 아이들에게 소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연이 닿는 독자들과 삼동윤리의 정신을 함께 실천해봤으면 좋겠다.

/금강교당

[2020년 3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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