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기선·백은광·김만일 교도

4~5월은 소나무 순치기 적기
책과 유튜브 동영상 보며 조경 공부

소나무 전지작업을 마치고 환하게 웃고 있는 3인방. 왼쪽부터 노기선·백은광·김만일 교도.

[원불교신문=최지현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조경수는 소나무이다. 전국에 지천으로 있는 것이 소나무이지만 학교, 공원, 유적지 등의 정원 조경지에는 소나무가 늘 빠지지 않는다. ‘불로장수’의 꽃말을 가진 소나무는 수 천년동안 문학, 예술, 종교, 풍수, 민족 사상 등 우리 정서·정신 속에서 살아오고 있다. 짧게는 수 십년, 길게는 수 백년 우뚝 선 모양새로 기강을 뽐내고 있는 중앙총부 소나무도 최근 봄을 맞아 모양을 가다듬고 멋진 수형으로 거듭났다.

총부 방문자들이 가장 아름답다고 꼽는 ‘소나무와 꽃들’, 이번 주는 중앙총부의 조경 관리를 책임지는 3인방, 노기선·백은광·김만일 교도를 소개한다. 노기선(68·북일교당), 백은광(57·동영교당), 김만일(59·동이리교당) 교도는 교정원 재정산업부 소속이다. 주 업무는 중앙총부 조경 관리이며, 아침 청소와 시설관리 쪽 업무도 거들고 있다.

먼저 백은광 교도가 하루 일과에 대해 소개했다. “오전 6시부터 총부 구내 청소 작업을 합니다. 먼지를 제거해 깨끗한 총부를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 후 아침 식사를 하고 소나무 전지 작업과 다른 나무들의 정리 작업을 합니다. 그 외에 총부 구내에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건물들이 많기 때문에 물 막힘으로 인한 파손을 막기 위해 배수구 관리를 해야 합니다.”

중앙총부 전체 면적(익산성지 연면적 1304㎡)은 3명의 작업자들이 관리하기엔 상당히 넓은 면적이다. 김만일 교도는 재정산업부 교무들이 힘을 보태주고 있기에 가능하다고 얘기한다.

“총부의 모든 조경작업을 세 명이 맡아서 하기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재정산업부 교무님들이 손을 넣어주십니다. 부장님, 과장님과 여러 교무님들이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어울리는 꽃을 골라 심어주기도 하고 총부를 오가는 재가출가 교도님들이 격려를 많이 해줘서 힘을 내서 일할 수 있습니다.”

중앙총부 소나무와 꽃나무들은 정갈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 가장 관리가 어려운 것은 ‘소나무’로 사시사철 푸르지만, 내버려두면 제멋대로 자라나기 쉽다. 백은광 교도가 소나무 관리에 대해 설명했다. 

 “소나무는 가지를 솎아내고, 좌우 균형을 맞춰 배치 해야합니다. 그래야 전체적으로 아름다운 수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4~5월경에 순치기를 하면 손으로 쉽게 꺾어지기 때문에 지금이 적기입니다. 다른 달에는 가지가 단단해지므로 전정용 가위를 사용합니다. 작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때는 겨울입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작업을 하다보니 안전의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름에는 더위로 힘들고, 겨울엔 추위로 힘들지만 총부의 아름다운 전경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있지요.”
 

중앙총부 구조실 주변의 소나무들이 전지작업 후 멋진 수형을 뽐내고 있다.

조경관리 3인방, 그들이 총부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졌다. 먼저 노기선 교도가 말문을 열었다. 

“저는 총부가 세 번째 직장입니다. 첫 번째 직장인 ㈜포스코에서 정년 퇴임을 했고, 원광대학교 와이즈비젼에서 미화 관련된 일을 7~8년하다가 나이 때문에 퇴임을 하고 세 번째 직장인 이 곳을 우연찮게 오게 됐습니다. 아직은 일을 할 수 있는 몸인데, 나이 때문에 직장을 찾기 어려웠는데, 모두가 오고 싶어하는 중앙총부에서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김만일 교도가 이어 말했다. “17년 째 총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총부는 제2의 집이 됐습니다. 사회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동이리교당에 다니시는 어머님의 권유로 총부로 들어오게 됐습니다.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등산·조기축구 등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재가출가 교도님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가장 큰 선물입니다.”

백은광 교도는 총부 일을 맡고 난 뒤, 직접 책과 동영상을 찾아보며 소나무 전지 작업을 공부했다. 소나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그가, 이제는 소나무 달인이 됐다. 

 “보안 업체에서 일을 하다가 성격과 잘 맞지 않아서 고민하던 중, 총부의 조경관리자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오게 됐습니다. 올해로 5년정도 되어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사은의 뜻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끌려서 오게된 것 같습니다. 우연히 왔기 때문에 할 줄 아는 것이 없어서 처음에는 작업을 할 수 없었습니다. 총부에 근무하게 된 이상, 조경 관리도 신앙생활의 일부분이라고 마음 가짐을 바꾸고, 열심히 책과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초보자였던 제가 이제는 ‘전지 전문가’가 됐습니다. 제 노력이 아름다운 조경으로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가장 보람됐던 일을 물었다. 3인방 모두, 조경 작업을 마친 뒤 칭찬을 들을 때라고 말했다. 그들에겐 그 것이 가장 큰 자랑거리이자, 보람거리인 것이다. 

“총부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꽃, 나무 하나하나를 우리가 만들어 놓은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봐주면 좋겠어요. 구내 모든 곳이 아름답지만, 성탑 주변과 영모전 광장이 가장 애착이 가고 사계절 모두 아름답습니다. ‘익산에 가면 원불교 중앙총부를 꼭 들러야한다’라고 말할 정도로 총부가 일반인들에게도 더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저희들의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중앙총부 소나무들은 모두 다른 모양을 띈다. 단순히 자르는 작업이 아닌, 골격의 수형을 고려해 전지 작업을 하는 백은광·김만일·노기선 교도의 손길이 닿았기 때문이다. 

노기선 교도는 “타지역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는 교단 행사가 있을 때만 총부에 올 수 있었는데, 지금은 매일 총부에 올 수 있으니 마음이 편안하고 포근한 느낌이 듭니다. 아직은 다른 분들에 비해 작업 능력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배워서 아름다운 총부를 만드는 데 조력하고 싶습니다. ‘나는 원불교인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겠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높은 사다리에 오르는 백은광·김만일·노기선 교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3인방이 있기에 중앙총부의 매일 매일이 아름답다. 

[2020년 4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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