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교당, 재봉틀 배워 밤샘작업
이주노동자 천마스크 선물 감동

천마스크 선물 전달식에는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를 대표해 교민회장, 부회장이 참석했다.

[원불교신문=이은전 기자] 경남교구 김해교당이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천마스크를 제작, 선물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7일 김해교당에서는 스리랑카 교민회 김해지회 요한 회장과 나라싱해 부회장을 초청해 그동안 재가출가 교도들이 힘을 합해 정성껏 제작한 필터 교환용 천마스크 600개와 1회용 필터 1상자, 750ml 손소독제 50개를 전달했다. 

박경심 봉공회장은 “재봉틀도 처음 배웠고 마스크 만드는 방법을 몰라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었다”라며 “빠른 시일에 만들어줘야 한다는 급한 마음에 여러 교도님들이 한 달 넘게 밤낮으로 매달렸다. 노동자분들께 도움이 된다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주말이면 3,000여 명의 이주민들이 모여들어 ‘경남의 이태원’으로 불리는 동상동 로데오거리에 위치한 김해교당은 지난 해 연말부터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과 교류를 터왔다. 올해 설날 특별법회를 위해 교당을 빌려주며 돈독한 우정을 쌓은 노동자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게 됐다. 노동자들은 비자가 없거나 비자가 있어도 의료보험 가입이 안 돼 있어 마스크를 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김해교당은 2월말 9년 저장 소금과 가글용기를 구입, 150개를 개별 포장해 전달했고 1회용 필터를 갈아끼울 수 있는 천마스크를 제작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한 달여 만에 1,300개의 마스크를 제작해 노동자들에게 600개를 전달하고 나머지 700개도 어려운 이웃에 나눴다. 

재가출가교도들은 처음으로 재봉틀 사용방법을 배워 마스크를 제작하느라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며 제작기간이 한 달 넘게 걸렸다. 

 

나라싱해 부회장은 “우리는 돈이 있어도 살 수 없어 오늘 받은 마스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마스크다”라며 “늘 우리를 따뜻하게 품어주시는 교무님에게서 바로 부처님을 봤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상현 교무는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시작해 제작시일이 오래 걸려 너무 늦은 건 아닌지 걱정을 많이 했다. 마스크를 법당에 펼쳐놓으니 저절로 기도가 됐다. 이 마스크를 쓰게 될 사람들의 안녕을 위해 3일 동안 기도하고 마스크를 보냈다”라며 그간의 과정을 전했다.
 

천마스크 1,300개를 제작 후 정상현 교무는 ‘마스크법회’를 통해 이주노동자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기도를 3일 동안 올렸다.
스리랑카 교민회 김해지회 요한 회장과 나라싱해 부회장이 이주노동자를 대표해 천마스크와 손소독제 선물을 받았다.
정상현 교무가 이주노동자들에게 천마스크에 필터 끼우는 방법을 설명하고 노동자들이 직접 마스크를 착용해봤다.

[2020년 4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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