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도 원장

[원불교신문=손흥도 원장] 올해부터 국가건강검진 대상에 20~30대 우울증이 포함된다. 지금까지 40대 이상에서만 진행해왔던 본 검사를 20~30대 청년세대에 앞당겨 시행하는 것은 그만큼 우울증이 전 세대적으로 중요하게 부각되었음을 의미한다. 

정신건강검사(우울증)를 청년세대에도 확대 시행함을 통해 우울증 조기 발견 치료의 필요성을 행정적으로 관여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머리를 많이 쓰는 현대사회에 우울증이 급속하게 번져가고 있음을 알리는 선언적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우울증 진료환자는 68만 명으로 5년 전보다 16% 증가했다. 특히 젊은 층 진료인원은 인구 10만 명당 20대가 1096명, 30대가 1054명으로 5년 전보다 많게는 50% 가까이 급증했다. 우울증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하지만 30~40대에서 가장 흔하며, 여성의 경우 산후 우울증, 갱년기 우울증 등 특정 시기에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우울증은 생의 의지가 사라지는 무서운 병이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일상 속 작은 관심을 기울여 내 마음을 스스로 돌보는 방법으로 우울감 온라인 ‘마음터치’ 프로그램인 정신건강 브랜드 블루터치 사이트를 운영하는가 하면, 일부 기업과 대형백화점에서 우울증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펼치기 시작한 것도 우리 사회에 우울증이 번지는 심각성을 보여주는 실례이다.

종래에 마음의 감기 정도로 취급하였던 우울증이 근래 들어 늘어가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는 급변하는 사회 현상에 대한 가치의 부재, 교육전쟁 속에서의 성적 저하, 원활하지 못한 대인관계, 극심한 경쟁 사회, 빈부 갈등, 세대 갈등 등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현대를 살아가면서 피하기 어려운 지나친 스트레스가 주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뇌과학적으로는 우울증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발생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심리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우울증의 주요 증상은 지속적인 우울감, 의욕 저하, 흥미의 저하, 불면증 등 수면장애, 식욕 저하 또는 식욕증가와 관련된 체중변화, 주의집중력 저하, 자살 충동, 지나친 죄책감 등이 반복되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학업능력이 저하되면서 가족은 물론 대인접물 간에 심리적인 갈등 및 불만이 심해진다. 단 이런 증상이 나타날지라도 적절히 치료하면 우울증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사람에게 희·로·우·사·비·경·공喜怒憂思悲驚恐 칠정의 감정이 있는 것처럼, 우울감정은 누구에게나 있다. 단 그것이 과해서 문제인 것이다. 과해서 생기는 것인 만큼 그 출발은 상대심 곧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작은 욕심을 큰 서원으로 돌리는 공부는 우울증의 예방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우울증의 예방은 자기 사랑에서 출발한다.

존재에 대한 절대 감사는 중요하다. 여기에 은혜의 발견, 정신수양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나는 우주의 기점인 만큼 절대적인 것이며 나가 있으므로 세상이 존재하는 것이다. 심신작용간에 나라는 작은 울타리의 국집을 벗어나서 있는 그대로에 당당하고 자유로움이 선행되어야 한다. 나는 지금 이대로 우주에 선택받은 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요즘 마음 근육이라는 말이 자주 회자된다. 운동을 통한 육신의 근육만큼이나 마음공부를 통한 마음의 힘이 중요하다는 말로 쓰이곤 한다. ‘마음에 자주自主의 힘이 생긴다’는 원불교 <정전> 정신수양의 결과가 마음근육의 모습이며, ‘경거망동하는 일이 차차 없어지며, 육근동작에 순서를 얻는다’하며 염불·좌선의 공덕으로 말씀하신 열 가지 이익은 자기가 공들여 얻게 되는 마음근육의 나타남이다.

겸손에 바탕하여 적당히 뻔뻔하라, 홀로 당당하라. 동정간 무시선 공부를 통해 철주의 중심 석벽의 외면을 이루고, 삼학공부로 우리의 삼대력을 양성하여 자신을 관조하며 멈추고 키워내는 마음공부야 말로 순역경계 간에 우울증을 예방하고 각자의 마음근육을 키워가는 과정이다.

그 결과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서울보화당한의원

[마음공부섹션-2019년 7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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