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세진 기자] 1월 초 가족 단톡방에 한 친척의 글이 올라왔다. “오늘 사우디아라비아로 3개월간 출장 가요. 사우디는 아직 한 명의 확진자도 없이 조용해요.” 2월 말 그는 단톡방에 무탈하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3월이되자 상황은 악화됐다.

4월 1일에 귀국하겠다던 그가 3월 말 단톡방에 안타까운 글을 남겼다. “예정대로 한국에 못 들어갈 상황이에요. 이곳은 모든 경로를 통한 입·출국이 금지됐고, 강제적인 통금까지 생겨 이를 어길 시에는 최대 1000만원의 벌금 또는 3개월 이상의 구속 영장이 발부돼요. 전 세계적으로 저보다 훨씬 더 힘든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분들도 다 같이 이 어려운 시국을 잘 이겨내면서 평화로운 날들이 하루빨리 오길 기원합니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 특히 아내 혼자 6살 된 딸을 돌보며 불확실한 복귀 일정을 기다리는 모습을 그려보니 마음이 아팠다. 한국은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확진자와 환자 수가 점점 감소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사우디는 왕실에서도 15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확산세가 빠른 상황이며 통행 금지, 관공서 폐쇄, 상업활동 금지 등의 고강도 조치가 이어지고 있기에 사우디 국민에 대한 걱정도 함께 들었다.

그러던 와중에 특별 항공편으로 복귀가 가능해져 4월 17일 인천공항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인천에 도착한 임시 항공편은 사우디로 돌아갈 때 진단키트 등 방역·구호물품을 실어서 갔다. 사우디는 국내 모기업과 PCR 진단키트 100만 회분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고 이 중 16만 회분을 돌아가는 해당 임시 항공편을 통해 운반됐다.

한국에 돌아온 그는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았고 5월 1일 자가격리가 해제될 예정이다. 배정된 보건소 밀착담당자에게 보건키트와 구호물품을 챙겨 받은 그는 “정부가 국민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한 사우디 대사관 직원을 비롯한 여러 공무원의 배려와 많은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정부의 방역 대응에 많은 외신과 전문가들은 경탄과 극찬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자국민 보호로 국격을 높이고 있다. 현존 인물 중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라마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한민국은 다른 사람들이 따라야 할 중요한 표본을 세워주고 있다”라고 감사의 글을 보낸 것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부처님 오신 날(4월 30일)을 시작으로 근로자의날(5월 1일)과 주말(5월 2일~3일), 어린이날(5월 5일)까지 이어지는 연휴에 전국 유명 관광지에 관광객이 북적일 전망이다. 연휴 기간 자칫 방심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일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사회적거리두기에 계속해서 동참하고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해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이는 데 일조하자.

[2020년 5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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