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테크 강병수 대표

선박시운전 30년 경력으로 창업
베풀면 돌아오는 진리, 상생경영으로

[원불교신문=이은전 기자] 선박 시운전 기업 ‘BS테크’의 강병수(법명 혜수·신현교당) 대표는 선박 관련 엔지니어인 선박기관사다. 자동차를 만들고 나서 시험운행을 하듯이 갓 건조된 선박도 선주에게 바로 인도되지 않고 먼저 시운전을 거치게 된다. 가격이 많게는 수천억 원에 달하는 선박도 시운전을 통해 철저한 점검이 완료된 후라야 바다에 출항할 수 있으니 시운전은 선박의 탄생과 직결되는 핵심 절차다. 

선박 시운전을 책임지고 있는 선박기관사라는 독특한 전문인을 만나기 위해 거가대교를 건너 거제로 향했다. 삼성중공업 협력업체인 BS테크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내에 위치하고 있어 외부인은 출입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다. 선박 시운전 30년 경력의 강병수 대표를 만나기 위해 회사 방문 대신 거제 신현교당을 찾았다. 

삼성중공업 작업복 가슴에 ‘BS테크 대표 강병수’ 이름표를 단 그의 첫 인상이 듬직했다. “선주 요구 사양에 맞게 정상적으로 운항하도록 완성됐는지 점검하고 확인하는 검사가 시운전으로 선박 인도 1개월여 전에 하는 작업입니다. 보통 대마도 근처까지 출항해서 3~4일간 철저하게 점검합니다.”

기계를 다루는 엔지니어답게 선박 문외한인 기자에게 낯선 직업에 관해 논리적인 설명으로 쉬운 이해를 도왔다. 조선소에서 선박 건조가 완료된 후부터 작업이 시작되는 시운전은 바다에 출항하는 해상시운전 전에 메인 엔진의 출력, 선내 전기 공급 장치 및 자동화 시스템 성능 등 선박의 모든 부품들이 정상적으로 잘 기능하는지를 확인하는 계류시운전부터 시작된다.

해상시운전은 선박의 성능을 공인하기 위해 조선소 소속 엔지니어, 선주, 선급 협회 및 관할 관청의 입회하에 100여 명이 승선해 이뤄진다. 해상시운전 프로그램은 30가지가 넘을 정도로 많은 종류가 있고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한 검사 항목들이다. 시운전 비용은 1일 평균 1억 원이 소요되고 LNG선 등 대형 특수선의 경우에는 25일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

강 대표는 한국해양대학 기관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중공업에 입사해 27년동안 기장 시운전, 선장 시운전, 전장 시운전 등 세 분야를 모두 거치며 전문성을 갖췄다. 3년 전 탄탄한 대기업 근무를 접고 늦은 나이에 창업에 뛰어들 때는 주변에서 우려하는 사람도 많았다. 

“조선시황이 좋지 않고 글로벌 경영환경이 바닥일 때 시작하는 사업이라 두려움도 컸지만 한편으로는 위기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경제 원리로 볼 때 기본적으로 조선업은 멈춰 서지 않는다고 판단했거든요.”

그의 판단대로 창업 후 2년 동안 조선 경기도 조금씩 회복돼 첫 해에 6척, 다음 해에 15척을 수주하는 등 무난한 운영을 해왔다. 삼성중공업이라는 대기업 내에서 하던 일을 BS테크에서 그대로 이어서 하는 일이지만 지금은 회사 대표로서 200여 명의 직원들을 관리하는 일이 그의 업무다. 

“엔지니어로서 적성에도 맞아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공부는 많이 부족해도 신앙인으로서 생활 속에서 법대로 살려고 노력합니다.”

창업 후 협력업체 입장으로 본사와 첫 회의에 참석했던 갑을관계의 역전 경험은 이후 그에게 소중한 자산이 됐다. 본사 직원이 협력사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행동을 보며 순간적으로 경계가 크게 올라왔다. 경계인 줄 아니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후에 결국 일은 바로 잡아졌으니 그때 멈추지 않았다면 일을 그르치게 됐을 아찔한 순간이었다. 

“멈추면 부당한 일도 수용이 되더라구요. 우리 교법으로 얼마나 큰 이득을 보는지, 그래서 앞으로의 공부가 얼마나 더 중요한지 체감하게 됐습니다.”

“실패를 하지 않으려면 경계를 당해 멈추고 생각하고 취사할 줄 알아서 참되고 바르게 움직이라”라고 하신 대산종사 말씀에 따라 해독을 생산하는 사람이 아닌 은혜를 생산하는 사람이 돼 사원들에게 늘 감사하는 소통의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등학생 때 우연히 친구 집에서 수산교당 교무님을 만나 원불교가 좋아졌다. 당시 집안 형편이 어려워 교당에서 기거하며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원불교학과에 진학하고 싶었다. 그러나 가난한 집안 장남의 의무를 저버릴 수 없어 출가의 꿈을 포기했다. 

“복을 먼저 베풀어야 복이 돌아온다는 지극히 당연하고 쉬운 진리를 깨닫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지금부터라도 실행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의 소중한 자산인 사원들에게 보시하는 경영을 한다면 코로나의 위기 상황도 충분히 극복하리라 믿고 있습니다.”

관리자와 사원의 욕구는 늘 상충되기 마련이고 작은 실수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일이 선박 시운전이다. 따라서 상대방이 들어올 수 있도록 내 것을 모두 비워내 조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은혜로서 만나는 신앙인이 곧 전문인임을 그는 강조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최고의 해결책(Best Solution)이라고. 

[2020년 5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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