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석 청소년국장

[원불교신문=문정석 청소년국장] 지난 글에서 교단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의 해법이 청소년교화가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청소년교화가 침체에서 벗어나는 것이 출가자 감소를 해소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유아부터 학생, 청년까지 법회를 통한 교당활동 경험들이 교화자로서 청소년교화에 큰 영향을 준다. 청소년기 시절 교당 교무님과의 법회, 훈련, 봉사활동 등의  교감과 교당활동의 체계를 경험한 것은, 훗날 예비교무가 됐을 때 청소년교화에 강력한 동기로 부여된다. 나아가 청소년 참여활동, 현장교무로서의 청소년교화 준비과정에 큰 자산이 된다. 


예비교무 출가 성향·청소년교화 연관성
최근 출가 트렌드를 보면, 출가서원자들은 계속해서 부족한데 그 가운데 편입 출가자들은 늘어나고 있다. 다시 말해, 전통적인 교당활동을 통한 출가보다 특별한 서원과 사회 경험 속에서의 종교적 선택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출가자들에게 청소년기의 교당활동 경험이 비교적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청소년기 경험을 통한 준비학습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예비교무 교육기간 중 학습을 통해 청소년교화를 준비해야하는 것이다. 만약 예비교무 시기에 교육되지 않는다면 현장의 교화현실에 맞닥뜨려 당황할 수 밖에 없다.

교단 미래인재양성에 있어 예비교무들을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 관련 교육이 더욱 중요하고 절실해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현실은 어떠할까. 안타깝게도 예비교무시기에 청소년들과의 경험과 교류, 학습 기회는 이미 줄어들고 단절돼 왔다. 이것은 현상을 분석하고 대처하지 못했던 오류와 말과 실천이 따로 가는 행정의 결과였다고 볼 수 있다.   


청소년 지도자 양성의 역사
시간을 거슬러 청소년 지도자 양성의 역사를 짚어보자. 원기87년 9월 출가교화단 총단회에서 교정원 산하 청소년교화 특별위원회가 발족되어 교단의 미래세대에 대한 관심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듬해 ‘청소년 교화 발전계획’ 보고 후 매년 활동보고와 2년마다의 성과보고를 진행하기로 결의했으며, 6년 후인 원기94년 그간의 ‘청소년교화 발전계획’ 평가가 보고된다.

당시의 내용을 보면 ‘인사교체로 인한 추진 주체의 결집 미약’, ‘청소년국, 교구 청소년담당교무의 잦은 인사로 정책추진 어려움’, ‘발전계획 추진에 관한 인식 부족과 합력 미흡’,  ‘교화자의 교화의지 부족과 정책적 지원 미흡’ 등의 뼈아픈 평가가 기록돼있다. 

그렇다면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당시, 교단이 인식한 청소년교화 과제는 무엇이었을까. ‘예비교무 청소년교화 역량 강화’, ‘학부 교육과정 강화’, ‘대학원과정 교육과정 강화’, ‘전문성을 가진 재가 청소년교화자 육성’, ‘어린이법회 교사 육성’ 등이다. 교단은 청소년교화의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인적·물적 자원의 계획적이고 장기적인 투자 지속 등 다양한 장기 과제를 도출해 냈다. 이는 원기104년~106년 교정 정책과도 크게 다르지 않으니, 세월이 흘러도 기본적인 청소년 교화의 방향과 기본설정은 변함이 없음을 보여준다. 

눈에 띄는 점은, 해법으로 예비교무 청소년 교화역량 강화 및 학부 교육과정 강화, 대학원 과정 교육과정 강화가 강조됐던 것이다. 예비교무시절부터 청소년교화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배양하고 준비시키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후 실제로 진행된 사실을 보면, 이러한 교단의 의지에 오히려 역행했다. [표]에서 보듯 지난 8년간 예비교무들이 현장교무들과의 지도자훈련을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다. 

[표] 지난8년간 청소년지도자양성훈련 프로그램. 원기100년과 101년은 각각 희망캠프2015, 희망캠프2016으로 대체됐다.

원기95년부터 청소년 교화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재가출가 청소년교화자를 대상으로 지도자 훈련을 시작했다. 이 훈련은 단순한 역량강화보다 청소년교화 일선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는 담당교무와 예비교무들의 만남을 통해 간접경험을 키우고, 훈련으로 교당 실습 및 교화를 준비하는 아주 중요한 가교 역할이었다. 청소년교화에 있어, 표면적인 학습효과보다도 더 효과적인 경험과 준비과정으로 평가됐다. 

훈련은 원기95년~96년에는 교육부 주관, 97년부터 교화훈련부 주관으로 변경됐다. 그런데 97년부터는 예비교무들의 참여가 공식이 아닌 자율참여로 바뀌면서 관심있는 소수만이 참석하게 된다. 바로 청소년교화 현장에 투입돼야할 예비교무들이 현재 경험자인 5급  및 보좌교무들을 만날 기회가 적어진 것이다. 또한 이 시기에는 각 서원관 및 예비교무 교육과정에서 청소년 관련 과정들이 축소되며, 체험 및 참여를 원하는 사람만 하는 형태로 변화하게 됐다. 예비교무들에게 있어 청소년교화에 대한 교육 및 준비의 기회가 점점 줄어든 것으로, 이는 오늘날 청소년교화의 침체와 무관하지 않다고 평가된다. 


청소년지도자 훈련 예비교무 과정 부활
청소년국은 예비교무들이 청소년을 이해하고, 현장 교화를 고민하고 준비하며, 청소년교화 담당교무로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해왔다.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닌 리뉴얼과 목적에 맞는 재반영이며, 현장의 교화실습, 여름 및 겨울훈련을 대비하는 시간들을 만들어줄 계획이다. 

지난해 말 논의를 시작해 올해 1월 영산, 익산 서원관 지도교무 연수 시 이같은 현실을 다같이 인식했다. 이미 빠듯한 학사일정이지만, 현장에서의 요구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 모두의 의견이었다. 다같이 고민한 결과, 올해 5월 23~24일 1박2일간 예비교무들만을 위한 청소년지도자 훈련을 익산에서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나아가 대학원대학교에서 원불교 청소년 인성교육인 ‘심심풀이’ 15회기 교육과정을 반영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심심풀이는 교화훈련부 청소년국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각 종단별로 진행하는 종교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원불교 청소년 인성교육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교법에 바탕한 사회적 청소년들까지 교육할 수 있는 대중적인 원불교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서 4년간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청소년과 원불교 교무들의 소통과 인재양성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 과정을 수료하면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 연구소와 함께 하는 인성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도 있다. 지역사회 학교를 대상으로 원불교의 공식프로그램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매년 청소년 담당교무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현장의 요구도 많다. 이같은 프로그램을 대학원 과정에서 미리 준비한다면, 현장에서 청소년교화에 바로 투입돼야하는 청소년담당 교무들에게 훨씬 더 큰 경험과 학습이 될 것이다. 

또한 학부과정 중 3년 동안 청소년 지도자 훈련을 진행하고, 대학원 과정에서는 한학기의 정규 심화과정 개설을 협의 중에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꾸준하게 진행된다면 예비교무들에게도 전문성과 자신감을 실어줄 수 있고, 나아가 교단의 청소년교화에도 활력이 될 것이다. 

[2020년 5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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