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아보는 계문공부·보통급 10계문

계문을 공부하는 마음 

오늘, 소태산 스승님이 내려주신 계문을 마음 속 깊이 받듭니다. 계문을 통해 나의 삶을 성찰하며 흐트러진 삶의 방향을 가다듬습니다. 
법신불 사은님! 오늘은 마음 속 티끌만한 사심을 쓰다듬으며 참회하려 합니다. 나는 그동안 계문을 무심히 여기고 이 정도면 괜찮다며 살아왔습니다. 이제 계문을 무겁게 받들고 매사에 엷은 얼음 밟듯 하기를 서원합니다. 계문의 잣대로 타인을 비판하기보다는 오늘의 내 삶을 돌아보기를 서원합니다. 크신 위력으로 호렴하여 주시옵소서. 

무당벌레야 내가 보살펴 줄게
다섯 살 아들이 아파트 화단에서 무당벌레를 잡아 신이 났습니다. 개미와 함께 흔한 아이 장난감이지요. 무당벌레를 서툰 손놀림으로 잡아서 나뭇잎 위나 땅에 옮겨놓다가, 목마르지 하면서 물을 뿌려줍니다. 무심히 보면 해맑은 다섯 살 아이가 노는 모습이지요. 
그러나 무당벌레 입장에서는 지금이 그 어떤 고문실보다 더 끔찍한 지옥일 것입니다. 아이 손에서 도망치려고 아등바등 하지만, 도저히 헤어나올 수가 없습니다. 얼마나 무섭고 괴로울까요.
“태웅아, 이제 무당벌레 놓아주자. 무당벌레가 너무 힘들대.” 
그랬더니 아이는 금방 울상이 됩니다.
“난 무당벌레랑 친구하고 싶어. 내가 보살펴 주고 싶어.” 
“하지만 무당벌레는 힘들대. 조금 있다 놓아주는 거다.” 
무당벌레는 아이에게 잡힌지 10분만에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내 마음에 미안함과 아픔이 진하게 밀려옵니다. 아, 왜 진작 아이를 말리지 못했을까. 귀한 생명을 아이의 놀잇감으로 삼았던 것이 미안하고, 아이에게 죄을 짓게 해준 것 같아 미안합니다. 아이는 몰랐으니 전적으로 나의 죄업이 되게 하여 주소서! 
주부가 된 내게 살생은 조금 더 직접적으로 다가옵니다. 활전복 등에 숟가락을 넣어 떼어낼 때, 펄펄 끓는 연포탕 국물에 산낙지를 넣고 물끄러미 바라볼 때, 그들의 고통이 내게도 느껴집니다. 내가 활전복이나 산낙지를 직접 요리하지 않는다 해도, 내 삶이 살생과 멀어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현대의 살생은 아주 세련되게 나의 삶에 들어와 있습니다. 
식탁 위의 돼지고기는 살생을 목적으로 키워져 지금은 먹음직스러운 향기를 풍기고 있습니다. 흠없이 싱싱한 야채를 키우기 위해서도 살생이 있었습니다. 나의 신발과 가방은 동물을 죽여 그 가죽으로 만든 것입니다. 내가 마신 플라스틱 생수병은 바다동물의 뱃속에 들어가 서서히 그를 죽이고 있습니다. 책 한권도 나무를 잘라 만든 것이니 누군가의 삶의 터전을 빼앗은 것입니다.

내가 살아가기 위해 누군가가 희생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복잡하게 얽힌 현대사회에서 나 혼자 동떨어져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채식만을 해라, 매사에 죄책감을 가지라는 것도 아닙니다. 
생존에 필수적인 것, 또는 은혜를 나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취해야 하니 그것을 대종사님은 ‘연고’라고 하셨습니다. 영양 섭취, 안전과 편리, 위생이라는 연고로 살생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끓인 전복죽에는 죽음의 고통이 있었지만, 우리 가족을 위한 정성과 사랑 또한 담겨 있음도 분명합니다. 
다만 내가 누리는 것이 누구의 희생으로 왔는가에 대한 소종래를 잘 알고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누리는 것이 빚이고 은혜인 줄을 알면, 갚으려는 마음도 나오게 됩니다. 그 마음에서 내가 조금 덜 누리고 덜 쓰더라도 살생을 최소화하려는 노력과 행동이 나오게 됩니다. 

연고없이 살생을 말며
우리 대종사님이 나에게 내려주신 계문 첫 번째는 나와 다른 생명이 모두 한 동포라는 깨달음에서 출발합니다. 대종사님은 금수 초목까지도 우리에게 은혜를 주는 동포라고 하셨고, 정산종사님은 우리는 한 가족이라고 하셨습니다. 
오늘도 한 동포 한 가족인 생명을 내가 연고없이 살생하고 있는지 세심하게 돌아보고, 우리 동포님들의 삶의 터전을 잘 보살펴 주어야겠습니다. 

내 삶을 돌아봅시다 
1. 대종사님께서 연고없이 살생을 말라고 하신 것을 보통급 첫번째로 주신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2. 나는 지난 한주간 직접적인 살생을 얼마나 했습니까? 무슨 연고가 있었습니까? 
3. 나는 지난 한주간 간접적인 살생을 얼마나 했습니까? 무슨 연고가 있었습니까? 
4. 살생을 줄이기 위해 오늘부터 무엇을 실천하겠습니까? 
5. 피치 못할 희생을 해 준 동포님들께 보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나의 공부예시
대종사님은 우리는 하나이며, 금수 초목까지도 동포은이라고 하셨습니다. 연고없이 살생을 하는 것은 보통급 불제자로서 깊이 인식해야 할 하나의 진리, 일원의 진리에 어긋난 행동인 것 같습니다. 
나는 직접적 살생은 거의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는 건강 유지를 위한 연고로 집이나 회사 식당에서 나온 고기류를 먹었습니다. 소가죽으로 만든 구두를 신었습니다. 사무를 보기 위해 종이를 썼습니다. 냉장고에 음식이 상해서 버렸습니다. 
고기를 즐겨먹지 않겠습니다. 플라스틱과 비닐 사용을 줄이고, 장바구니와 다회용 컵과 도시락을 쓰겠습니다.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  
심고 때마다 사은님께 감사기도를 올리고, 일터에서 열심히 일함으로써 사은에 보은하겠습니다.  

 

함께 공부하면 좋은 법문

정전 동포 보은의 조목
“5. 초목 금수도 연고 없이는 꺾고 살생하지 말 것이니라.”

대종경 교단품 13장
한 제자가 교중의 과수원에서 소독과 제충으로 살생을 하게 되어 불안한 마음에 대종사님께 사뢰었더니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과보는 조금도 두려워 말고 사심 없이 공사에만 전력하라. 그러하면, 과보가 네게 돌아오지 아니하리라. 그러나, 만일 이 일을 하는 가운데 조금이라도 사리私利를 취함이 있다면 그 과보를 또한 면하지 못할 것이니 각별히 조심하라.”

대종경 실시품 34장
총부에서 기르던 어린 개가 큰 개에게 물리어 죽게 되자, 대종사님께서 불쌍히 여겨 “생명을 아끼어 죽기 싫어하는 것은 사람이나 짐승이나 일반이라”라고 하시고 재비를 주시며 천도재를 지내주라고 명하셨습니다. 

정산종사법어 경의편 34장
“살생계를 지키는 동시에 연고 없이 생명을 상해하지도 말며”라고 하셨습니다.

정산종사법어 생사편 33장 
병상에서 말씀하시기를 “약을 쓰되 살생을 하여 약을 만들지는 말라.” 하셨습니다.
 

 

[마음공부섹션 2020년 3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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