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현 기자
최지현 기자

지난달 25일, 미국 백인 경찰의 폭력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목숨을 잃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위조지폐(20달러)를 사용한 것 같다는 종업원의 신고로 체포된 플로이드는 경찰의 무릎 밑에 깔려 8분간 목을 짓눌렸다. 그는 목을 조여오는 고통을 느끼며 “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e). 날 죽이지 마”라고 호소했지만, 결국 들 것에 실려 나간 뒤 그날 밤 숨을 거뒀다. 
 
이 사건은 당시 행인에 의해 촬영된 동영상이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대중에게 알려졌다. 동영상은 플로이드가 체포 당시 경찰에 크게 저항하지 않았음을 보여줬고, 미국 전역에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든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SNS에서는 마이클 조던, 메이웨더, 비욘세, 국내 가수 비, 싸이 등 유명 인사들이 #Blacklivesmatter 해시태그와 성명서를 올리며 인종차별 시위에 동참했다. 
 
이번 플로이드 사건을 통해 ‘차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됐다. 수십 년간 교묘하게 진화해 온 미국의 제도적 인종차별이 이번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폭발했다고 추측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차별’에서 얼만큼 자유로운가? 
 2020년 기준 국내 다문화가정의 수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외국인노동자를 포함한 국내 체류 외국인도 2018년 기준 200만명을 훌쩍 넘었다. 더이상 단일민족국가가 아닌 ‘다문화사회’로 들어선 한국이지만 유독  유색인종들에게 친절하지 못하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년기준 차별을 경험한 비중이 2.3% 증가했다. 또한 ‘현대판 노예’로 불리는 외국인 선원들은 하루에 18시간 이상 일하면서 10명 중 9명이 한국인으로부터 폭언·폭행을 경험했다. 

원어민이나 영어 학원 강사를 구할 때, ‘백인’ 위주로 구하는 것,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흑인 그림 옆 ‘ugly(추한)’ 단어와 백인 그림 옆 ‘beautiful(아름다운)’이라는 단어가 실린 것, ‘다문화’라는 단어가 사전적 의미와 다르게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괴롭히고 놀리는 별명이 되어있는 것…. 이처럼 ‘차별’은 생각보다 더 가까이에서 진행되고 있다.

정산종사는 “세계는 곧 온 인류를 한 단위로 한 큰 집이니, (…중략) 세계의 평화와 인류의 공동 이익을 위하여 염원하고 이해하고 협력하여야 할 것이니라”라고 말했다.(『정산종사법어』 제1부 세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세계와 온 인류는 하나라는 것을…. ‘다름’을 틀리다고 보는 시선을 이제는 거둬야한다. 차별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이 글을 보고있는 지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나는 과연 ‘차별’에서 얼만큼 자유로운가?

[2020년 6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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