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태 교무
류성태 교무

[원불교신문=류성태 교무] ‘초기교단’이란 시기적으로 소태산의 대각(1916년)과 더불어 생전 활동한 시기(1943)를 말한다. 그러면 초기교단의 개혁운동을 바라보는 시각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소태산과 그의 제자들의 역사의식과 관련되며, 스승과 창립제자의 개혁정신을 성찰적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당시 개혁과 관련한 사제 간 수필법문이 주목된다. 『월말통신』 4호의 「법회록」을 살펴보면 스승 소태산과 제자의 문답감정에서 박대완은 ‘사회를 개혁하려면 먼저 심리를 개혁하여야 될 것’이라 했다. 조송광은 말하기를, ‘사람의 뇌수(腦髓)를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개혁적 시각이 초기교단에서는 전무출신의 본분을 환기시키는 것으로, 자신개혁과 사회개혁에 대한 소명의식의 발로로서 사제간 ‘문답감정’에 잘 나타나 있다. 사회개혁에는 먼저 심리개혁이 필요하며, 또 뇌수개혁이 필요한 것으로서 인간의 마음(심리, 뇌수)개혁에서 그 실마리를 풀어간다는 것이다.

그러면 교단개혁에는 마음개혁만이 중요하다는 것인가? 조직과 제도의 개혁도 필요하다고 했다. 전음광은 1928년에 창간된 『월말통신』 과 『회보』 의 「회설」 등을 통해 스승의 포부와 경륜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조직과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며 필력(筆力)으로써 그의 혁신가적 역할을 했다. 기관지의 「회설」이란 초기교단 지성들의 비판적 성격을 지닌 글로서 시류(時流)의 폐단을 개혁하는 논단이라는 점에서 신문의 사설과 같은 역할을 한다.

초기교단의 개혁론은 소태산의 제도적으로 ‘의견제출’을 활용하도록 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의견소통을 통한 스승과 제자 곧 지도자와 민중이 합력해야 개혁이 가능하다는 논리이다. 

초기교단의 ‘의견제출’이라 함은, 불합리하고 불편한 것들을 개혁하자는 뜻에서 각자의 의견을 제출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러한 의견제출은 스승과 제자, 교단 구성원들의 합리적 의사소통으로 출발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독일의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도 ‘합리적 의사소통만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라 했던 점을 참조할 일이다.

무엇보다 초기교단의 개혁운동으로서 주목할 것은 원기11년(1926)에 선포된 신정의례이다. 신정의례는 구한말 한국의 의례가 허례허식에 치우쳐 사치와 낭비를 가져다주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때를 기점으로 의례를 혁신, 체계화하려는 신정예법은 해묵은 사회를 개혁하겠다는 소태산의 경륜이었다. 신정예법은 출생례, 성년례, 혼례, 상장례, 제례 등이었으며, 해방 이후에는 이를 계승하여 정산종사는 1951년 9월에 『예전』 을 탈고한 후 1952년 6월에 『예전』 (임시판)을 발간했다.

보다 본질적인 원불교의 개혁운동은 창립정신과 관련된다. 저축조합, 방언공사, 법인성사를 통해 발아된 근검절약, 일심합력, 사무여한의 정신이 초기교단의 본질적 개혁운동으로서 개벽을 알리는 상두소리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자는 것이다. 초기교단 언론지의 개혁론, 예법의 개혁, 창립운동은 교단 발전의 영원한 소울(soul)인 것이다. 

원불교의 사회선도와 미래 발전을 논함에 있어서 무엇보다 개혁을 향한 언론지의 역할, 의례의 부단한 혁신, 사회개혁의 선구적 마음공부는 ‘후천개벽의 사명’을 실현해야 하는 것과 맞물려 있다. 개혁이 그 물꼬다.

 /원광대학교

[2020년 7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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