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이 유튜버가 되고, 구독 채널로 개인의 취향을 파악하는 시대가 왔다. 전국에 송출되는 TV방송을 만드는 작가이지만, 이제는 때때로, 어쩌면 자주,유튜브가 방송보다 더 큰 위력을 가진 매체라는 점을 반박할 수 없다. 

감염병의 위기로 도래한 비대면 사회에 유튜브는 그 영향력을 마음껏 펼쳤다. 원불교도 유튜브를 활용한 안전한 법회로 위기를 타개한 바 있다. 

어느 종교인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 새벽기도에 간다. 기도를 마친 후엔 신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거나 신학공부를 한다. 심지어는 애인과 데이트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한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이 일상을 보는 사람들은 무려 13만 명. 과거 우리는 ‘교도 10만 명’을 달성하자는 구호를 외친 적이 있다. 2008년 원기100년 비전 선포식에서였다. 

우리는 13만 명이란 숫자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정 유튜버에게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은 그의 신앙심 가득한 일상을 공유하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해당 종교에 대한 호감으로 치환된다. 무려 13만 명의 사람들을 상대로 말이다. 업로드된 영상의 조회 수가 평균 5천에서 1만 정도로 짐작하건대, 대략 3~4천 명의 사람들이 이 종교인의 일상에 관심을 가지는 셈이다. 10분 남짓한 영상으로 수천의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니, 이 얼마나 가성비 훌륭한 교화방법인가. 

‘종교인의 콘텐츠가 먹히는구나!’ 생경한 충격을 받은 이후, 한 명의 교도로서 고민했다. 넓디넓은 유튜브 세계에 경쟁력 있는 원불교인의 채널이 생긴다면, 그 파급력은 얼마나 클까.  

방송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가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방법’이다. 궁금하지 않으면 그 방송은 볼 이유가 없다. 채널은 금방 돌아가고 만다. 그런 의미에서 원불교는 이미 사람들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원불교는 4대 종교 중 상대적으로 작은 종교이다. 이는 타 종교에 비해 알려진 게 많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떤 이들에게는 신비로운 종교일 수도 있다. 내가 잘 만든 원불교 유튜브 채널과 영상이 그 어떤 교화 수단보다도 뛰어난 저력을 보여 줄 거라고 믿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방송과 같은 논리로 궁금하지 않고 재미없는 콘텐츠는 사람들이 찾아볼 이유가 없다. 대중성을 잃은 콘텐츠는 생명력을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유튜브 시대에 발맞추어 보다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고 타깃 교화층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는 영상콘텐츠를 도모했으면 한다. 이에 대한 적절한 지원과 환경 역시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할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부처님의 큰 가르침은 그대로 따르며, 부분적으로 교리와 제도를 혁신하여 대중이 함께하는 불교로 돌리고자 새 회상을 열었다. 이어 상시일기법에 태조사법을 두어 대중이 단순하고 편리하게 마음을 챙길 수 있게 했다. 

복잡한 것을 질색하고 간편함을 추구하는 현대사회를 생각하면, 100여 년을 넘어본 대종사의 혜안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일찍이 대중화와 함께해 온 공부인들이다. 교화도 더 쉽고 재미있게, 일상 속에서 대중을 향해 다가가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유튜브 세계가 열어 줄 교화의 장은 훨씬 더 무궁무진하다. 개교 이래 원불교는 착실히 시대의 변화에 반응해 왔다. 그러니 이제는 유튜브 시대에 응답해야 할 때이다. 교화의 블루오션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SBS 예능작가ㆍ고창교당

[2020년 7월 10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