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교도
김영주 교도

[원불교신문=김영주 교도] 코로나19 이후, 문명이 잠깐 멈춘 사이 환경은 맨얼굴을 보여줬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수로에 돌고래가 등장했으며 수억만 마리의 거북이가 탄생했다. 30년 만에 인도에서 히말라야산맥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물론, 좋은 소식만 들린 건 아니었다. 최근 시베리아 온도가 38℃까지 올라가며 빙하가 더 빨리 녹고 있다는 재앙 같은 소식도 들려온다.

우리가 몰랐을 뿐 이미 재앙은 시작됐다. 이젠 정신개벽을 넘어 초록개벽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초록개벽으로 가는 준비 단계로, 원불교환경연대는 6월 3일부터 7월 3일까지 원에코기후학교를 열어 앎과 지혜를 함께 나눴다. 

첫 번째 강의는 기후와 먹거리로 기본 개념을 다졌다. 수강생들은 기후 강의에는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 재앙이다” 라고 입모아 말했고, 김은진 교수의 기후 먹거리 강의에는 “생물 다양성과 기후변화의 해결은 먹거리에 있다”라는 말에 많이들 공감했다. 

가장 인기있었던 강의는 ‘벌크 생활제 만들기’였다. 짧은 시간 안에도 열심히 만들어 천연비누 하나씩을 완성했고 바디클렌저는 각자 가져온 빈병에 담아갔다. 벌크생활제를 통해 덜쓰고 덜 개발 하고 덜 사용하는 ‘3덜 운동’을 지킬 수 있다. 

인간이 너무 많이 개발하니 생태계에 문제가 생기고, 너무 많이 만드니 자연이 훼손된다. 또 우리가 경쟁이라도 하듯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런 공감을 바탕으로 이어진 강의 ‘나이만큼 나무 심자 우리가 숲이다’는 숲과 나무 심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 나무 1그루가 7명에게 산소를 공급할 수 있고 50년 된 나무는 산소 뿐 아니라 물 생산과 대기정화 등 1억 4천만 원의 화폐가치를 지닌다. 그러니 기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가성비 높은 방법이 바로 나무 심기가 아니겠는가.

전기이야기 시간에는 둥근햇빛협동조합 강해윤 교무님이 직접 개조한 친환경주택이야기로  수강생들의 관심을 높였다. 에코마일리지를 통해 일상속에서 가정에서 에너지 절약하고 돈도 절약하는 꿀팁을 얻어 가기도 했다. 수강생들은 집에서 안 쓰는 멀티탭을 끄고 냉장고 온도 설정을 바로 실행하는 지구살림의 바람직한 모습을 후기로 알려왔다 .

교육을 통해 소소하지만 작은 실천으로 하나씩 변해가는 수강생들을 보니 원불교환경연대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역시 우리 원불교는 생활 속 종교, 실천 하는 종교다. 이 원에코기후학교 졸업식을 겸해 원불교는 기후행동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이 역사적인 출범에 동참 의지를 보인 많은 교당과 기관, 개인들에게서 관심과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원불교환경연대는 대각개교절을 한달 앞둔 3월28일부터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표어를 되새기고자 천지보은15분기도 ‘마음의 불을 켜다’를 진행했다. 코로나19 시대 인간의 탐진치로 지구환경을 오염시킨 문제를 참회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끝나지 않는 코로나19 속에서, 6월부터 다시 매월 15일 천지보은기도가 시작됐다. 천지보은15분기도는 해당일 원불교환경연대 페이스북에 들어오면 다함께 실시간으로 할 수 있다.  

지구의 삶과 우리의 삶은 없어서는 살지 못할 관계다. 서로 은혜임을 알아차리고 기후위기에 함께 응답하는 것만이 현재의 재앙에서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길이다. 

원불교환경연대에서 만든 초록일상수행을 통해 지금보다 더 ‘내가 먼저 실행하고 실천하는’ 작은 것이라도 나눠 큰 초록개벽이 오길, 그리하여 모두가 함께 낙원생활로 이어가길 염원한다.

/원불교환경연대

[2020년 7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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