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교당 곽정신·이명민 교도

김제교당 곽정신·이명민 교도
김제교당 곽정신·이명민 교도

[원불교신문=최지현 기자] 국내 최대 쌀 생산지인 전라북도 ‘김제’, 지평선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논밭을 뒤로 한 채, 다소 생소한 ‘목장’ 간판이 눈길을 끈다. 전라북도 김제시 백구면 학동로 56-5에 위치한 ‘청춘목장’은 고 심원향(이리교당) 교도의 정성이 깃든 곳이다. 심원향 교도는 원불교 성가 보급과 교단 음악 발전의 초석을 다진 지휘자이다. 유학시절 뉴질랜드에서 8마리의 홀스타인을 들여온 심 교도는 부친과 동생 심동섭·조카 심재원에게 목장을 인계해 현재의 ‘청춘목장’을 이루게 했다.

9일, 청춘목장의 판촉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제교당 이명민 교도와 실질적인 유제품 생산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곽정신 교도를 만났다. 이명민 교도는 심원향 지휘자의 아내이고, 곽정신 교도는 심재원 청춘목장 대표의 어머니다. 곽정신 교도에게 청춘목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청춘목장의 시작은 ‘청축목장’에서 비롯됩니다. ‘청축목장’은 착유 작업을 해서 업체에 납품을 하던 일을 주로 했습니다. 남편이 대표를 하다가 아들이 물려받았는데, 아들과 함께 직접 유제품을 생산하고 판매까지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 ‘청춘목장’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현재 청춘목장에는 120여 마리의 착유소와 70여 마리의 육성우가 있습니다.”

청춘목장의 착유 시스템은 모두 ‘기계화’ 되어있다. 하루에 2번, 착유실에 들어가 깨끗하게 닦은 착유 기계를 젖소에 부착하면, 우유가 파이프를 따라 멸균 작업실로 이동된다. 이 파이프는 마이크로필터가 사용돼 깨끗하고 신선한 우유가 된다. 탱크에 모아진 우유는 또 한번 각각의 자동화 기계를 거쳐 우유와 요거트로 나뉘어 포장된다. 청춘목장의 자랑거리인 ‘치즈’는 특별히 수제로 만들어진다. 
 

“청춘목장의 요거트는 본연에 가까운 맛과 영향을 더하기 위해 당일에 짠 원유를 고집합니다. 1등급 원유에 유산균, 최소한의 당만으로 제조한 것으로 6개월 이상 아기부터 청소년, 배변활동이 원활하지 못한 어르신까지 온 가족이 함께 먹을 수 있습니다. ‘순수치즈’는 야채와 과일샐러드 요리에 잘 어울리며 닭고기처럼 결대로 찢어 먹을 수 있는 스트링치즈와 구워먹는 치즈 2가지 종류입니다. 치즈는 직접 손으로 눌러서 만들기 때문에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청춘목장의 신념은 ‘당일 우유만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청정한 자연에서 자란 젖소와 직접 짠 1등급 원유로 제조하는 청춘목장의 유제품들은 이미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온라인 주문이 들어온다. 판촉을 담당하고 있는 이명민 교도가 설명했다. 

“청춘목장은 2017년 안전관리인증(HACCP)을 받았습니다. 또한 농립축산식품부장관이 지정하는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도 받았죠. 가축의 사양관리, 환경오염 방지 및 주변경관과의 조화 등 축사 내·외부 관리가 지정기준에 부합해야만 받을 수 있는 인증입니다. 지금은 온라인이 발달되어 전국에서 주문이 들어옵니다. 지역사회와 연계해 복지관, 지역축제 등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제품을 무상, 또는 저렴한 가격에 납품하기도 했고, 최근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의료진들을 위해 김제 코로나19 병동과 대구의료진들에게 1500여 개의 유제품을 후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젖소의 종류는 얼룩무늬를 가진 홀스타인(원산지 네덜란드)이다. ‘골든밀크’라고 불리는 원유를 생산해내는 ‘저지(원산지 영국 해협 저지섬)’ 소는 우리나라에 100마리 정도만 있는 특별한 품종이다. 청춘목장에는 저지소 6마리가 있다. 곽정신 교도가 설명했다. “저지소가 만드는 원유는 유지방이 4.5~5.5%로 높고, 단백질, 인, 미네랄 칼슘 등이 일반 우유보다 높아 아이들 어른들이 먹기에 좋습니다. 그리고 모유에 많이 함유된 A2-베타 카제인 함량이 높아 유제품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저지소가 많지 않은데, 청춘목장은 저지소가 있어서 고급 원유로 치즈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명민 교도는 모태신앙으로 시아버지, 시어머니, 남편, 시댁 가족들을 모두 입교시켰다. 남편과 함께 음악 관련 일을 하던 그가 남편 열반 후 청춘목장에서 판촉일을 도왔고, 유일하게 입교하지 않았던 동서 지간 곽정신 교도를 교당으로 이끌었다. 이명민 교도가 그 사연을 소개했다. “남편 열반 후 김제교당에 안훈 교무님이 계시다는 얘기를 듣고 동서인 곽정신 교도와 함께 김제교당에 나가게 됐습니다. 모태신앙인 저와는 다르게 동서는 원불교가 낯설게 느껴질 수 도 있었지만 교무님이 불공을 잘 들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에는 청춘목장 사무실에 일원상 봉안식을 했고, 교무님이 좋은 법문 말씀이 쓰여진 작품도 주셔서 함께 놓았습니다.”

곽정신 교도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숙성치즈, 젤라또 등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보고 싶어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에서 진행하는 교육에 도 다수 참여해서 수료증이 20여 개나 됩니다. 목장을 잘 정돈해서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목장’을 운영해보고 싶습니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닌 아이들이 좋은 공기 속에서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좋은 제품은 절로 입소문이 난다. ‘청춘목장’의 우유, 요거트, 수제치즈는 최근 종법실에도 배달되고 있다. 소태산 대종사의 이소성대(以小成大)를 신념으로 고객과의 신뢰와 정성에 최선을 다하는 곳. 청정한 자연에서 자라는 행복한 젖소와 함께 청춘목장의 꿈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20년 7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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