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사태로 밀집(密集), 밀접(密接), 밀폐(密閉) 소위 ‘3밀’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졌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것 자체를 피하고, 누군가를 만날 때도 충분히 거리를 두어야 하며, 실내에 있을 때는 자주 환기를 해야 한다는 3가지 방역 수칙이다. 모임, 만남, 공간의 선택이 모두의 안전과 직결되니 관계의 형식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교화의 관점에서 보면 3밀의 유보는 교화자에게 커다란 족쇄를 채운 것과 같다. 한자리에 모여서 법회나 기도를 올리고 교리공부도 하고 교화단 활동과 보은활동을 해야 하는데 이를 할 수 없으니 매우 난감하다. 하지만 환경의 변화는 위기와 기회의 두 가지 모습으로 다가온다. 코로나19사태로 인한 교화의 어려움을 어떻게 하면 새로운 교화 발전의 계기로 삼을 것인지 중지를 모을 때이다.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3밀의 한계를 넘어서는 방안을 생각해 보자.

첫째, 밀집에서 벗어나 가정과 직장을 수행도량으로 삼자. 소태산 대종사는 ‘서로서로 생불(生佛)이 되어 서로 제도하며, 서로서로 부처의 권능 가진 줄을 알고 집집마다 부처가 살게 되며, 회상을 따로 어느 곳이라고 지정할 것이 없이 이리 가나 저리 가나 가는 곳마다 회상 아님이 없을 것이라’고 말씀했다. 지금의 위기를 새로운 회상의 전망을 앞당기는 기회로 삼아야겠다. 일상수행, 상시훈련, 교화단 훈련에 매진하도록 제도적 보완을 하고 교화프로그램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둘째, 밀접한 만남의 공백을 온라인 만남으로 보완하자. 다행히 정보통신기술이 놀랍도록 발전했다. 마음만 먹으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비대면으로 공부할 수 있고, 일반 회의뿐 아니라 의견교환과 문답감정도 원격으로 할 수 있다. 일찍부터 원티스를 중심으로 갖춰온 교단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좀 더 확충하여 교도는 물론 비교도들에게도 교법을 전하고 스스로 훈련할 기회를 폭넓게 제공하자.

셋째, 밀폐된 삶을 벗어나 자연과 가깝게 지내자. 급속한 도시화는 부정적 성격의 3밀을 조장한다. 자연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현대인들의 삶을 돌아볼 때다. 텃밭을 가꾸거나 산행이나 산책으로 호연지기와 육신의 건강을 기르자. 활선으로 자연스럽게 마음의 건강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생활과 공부가 하나가 될 수 있는 실용적인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자.

지난 5월 원불교정책연구소에서 발표한 ‘코로나 이후의 교단운영 연구 보고서’는 교단 차원의 종합적인 방안을 훌륭히 제시하고 있다. 교화훈련부와 청소년국 등은 비대면 교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시작했다. 지금은 특별한 지름길이 아니라 모두가 바르고 큰길을 가야 할 때다. 우리가 그동안 그랬듯이 믿음 가득한 발걸음으로 뚜벅뚜벅 그 길을 가자. 

[2020년 7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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