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및 동물복지 위한 전방위 활동
수족관·동물공연의 불편한 진실
점차 커지는 시민 제보·활동에 보람

대표를 맡고 있는 임순례 영화감독이 설악산 케이블카 백지화 전국시민사회 선언에 참여해 무분별한 개발과 훼손에 맞섰다.
대표를 맡고 있는 임순례 영화감독이 설악산 케이블카 백지화 전국시민사회 선언에 참여해 무분별한 개발과 훼손에 맞섰다.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반려동물은 어엿한 우리 사회 구성원임에도 불구, 우리는 동물들을 너무도 쉽게 유린해 왔다. 한뼘짜리 사육 공간에 평생을 가두거나 장난으로 학대하거나 뼈가 으스러지는 고통을 주는 일들이 부지기수였다. 동물들은 하소연할 수도 없으며, 상당한 후유증을 안고 장애동물이 되기도 한다. 존엄한 생명인 동물들이 온전히 자신들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은 우리사회가 지향하며 나아가야 할 낙원세상의 모습이다. 

이를 위해 2002년부터 활동해온 카라는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동물복지 NGO들의 롤모델이다. 카라는 단지 현실을 알리거나 동물을 구조하는 것만이 아닌 근원적인 개선과 변화를 추구한다. 한편으로는 동물보호 관련법 개정 및 정책 생산에 노력하며, 또 다른 쪽으로는 시민들에 대한 교육 및 캠페인으로 인식 개선에 앞장선다. 19년 동안 카라는 수많은 동물들을 구했을 뿐 아니라, 우리들의 오해와 잘못된 인식을 고치고 스스로 활동하도록 변화시켰다. 

인권을 넘어 생명권으로 향하는 카라에 대해 신주운 팀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카라의 활동을 소개한다면?
동물단체의 숙명이라 할 수 있는 구조작업은 물론, 배터리케이지, 스톨과 같은 공장식 축산업의 처참한 사육방식, 매년 창궐하는 전염병으로 인한 비인도적 대량살처분 등 동물의 생명권이 무참히 밟히는 현실을 알리고, 정부의 제도 개선 요구와 함께 과도한 육식주의 타파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보신문화로 수많은 누렁이들이 잔혹하게 죽어가는 현실에도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고등법원에서 전기쇠꼬챙이로 소위 ‘식용견’을 찔러 죽인 사건에 대해 카라는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과 함께 해당 행위가 범죄임을 입증했고, 결국 유죄판결을 끌어낸 바 있다. 여전히 복날이 되면 수많은 누렁이들이 음식물쓰레기로 목숨을 연명하다 고통스럽게 죽는다. 개는 축산물위생관리법 상 가축에 해당되지 않아 법적용에 한계가 있다. 개정과 더불어 개식용 산업의 폐쇄를 앞당기도록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식용견’들은 우리에 갇혀 음식쓰레기로 연명하다 복날을 앞두고 무참히 살육당한다
이른바 ‘식용견’들은 우리에 갇혀 음식쓰레기로 연명하다 복날을 앞두고 무참히 살육당한다

또한 길고양이들이 인간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동묘 길고양이 학대 등 범죄에 엄중 대응하는 한편, 취약계층의 반려동물과 재개발지역 길고양이들의 이주 및 중성화사업을 돕는다.  

코끼리쇼의 잔인한 이면과 실내체험동물원, 이동동물원 등 유사동물원의 동물복지 저해 문제를 알리고 궁극적으로 사양되도록 하는 캠페인도 진행한다. 수족관 해양동물들이 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한 생츄어리(sanctuary) 개념의 ‘바다쉼터’ 조성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카라는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기도 한다. 2016년부터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저지하기 위한 반대운동을 함께 진행했는데, 카라 임순례 대표는 “산양이 본 서식지에서 살아갈 권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사업이 통과되면 모든 국립공원과 자연에 무분별한 개발·훼손의 빗장이 열리게 될 것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4년간 전국 시민사회가 모여 대응한 결과 2019년 궁극적으로 사업이 중단됐다. 
 

동물복지에 대한 수준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오해하는 점이 많은 것 같다. 꼭 바로잡아야할 인식들은 무엇일까?  
동물도 생각을 하고 그 생각에 따라 판단해서 행동한다. 우리처럼 사회를 이루고 질서도 세우며 소통하고 슬픔, 반가움 등 희노애락은 물론 고통도 느낀다. 말을 못한다는 이유로 인간보다 하등한 존재로 치부해 내키는 대로 통제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쉽게 살상하는 사회는 부메랑처럼 인간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에 존중하는 마음을 지녔으면 좋겠다.


동물들을 위해 우리가 생활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지금도 많은 가축들이 도축되어 소비된다. 만약 우리가 육식을 줄인다면 도축되는 가축들의 수는 줄어들 것이고 그만큼 희생도 감소될 것이다. 당장 채식으로 바꿀 수는 없지만 일주일에 한번은 채식의 날을 정해보면 어떨까? 

길고양이들도 엄연히 마을의 구성원이자 이웃이다. 주인 없는 동물이란 이유로 벌어지는 잔인한 혐오행위와 학대를 멈춰야 한다. 이를 위해 동물보호 교육이 필요하고, 안정적인 밥자리를 인정하며, TNR(길고양이 중성화)에도 적극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카라는 최근 동물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수족관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벨루가와 돌고래를 이용한 체험이나 코끼리 공연에 많은 여행객들이 찾아가는데 이들이 어떻게 포획되고 어떤 훈련을 받는지를 안다면 절대 갈 수 없을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소비에 더 많은 동물들이 희생당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꼭 기억해 주길 바란다.  

벨루가를 서핑보드처럼 타고 촬영 도구로 쓰는 관광상품을 판매중인 거제씨월드를 규탄하는 퍼포먼스.
벨루가를 서핑보드처럼 타고 촬영 도구로 쓰는 관광상품을 판매중인 거제씨월드를 규탄하는 퍼포먼스.

카라와 같은 NGO에서 활약하고픈 청소년들이 많다. 조언과 함께 가장 보람됐던 사건을 꼽는다면? 
카라 활동은 생각보다 처참하고 끔찍한 상황을 많이 마주하게 된다. 계속 겪다보면 무뎌지다가도 변화의 속도가 여전히 느리다는 걸 체감하면서 실망하기 쉽다. 그래도 의미있는 변화가 있으며, 점차 커지는 시민들의 활동력에 보람을 느낀다.    

올초 경기도의 한 체험동물원에서 사자가 쓸쓸히 죽어간 사건이 있었다. 경기도는 해당 동물원을 관리, 감독할 의무가 있으니 카라가 경기도를 대상으로 민원을 진행했다. 많은 시민들이 분노하며 참여해줬고, 이후 담당 공무원은 해당 동물원 현장을 조사해 불법요소를 확인하고 고발조치를 했다. 또한 최근에 먹을 목적으로 누렁이를 목매달아 죽이는 사람들을 한 시민이 신고, 카라가 남은 개들을 구출하기도 했다. 


카라는 오직 시민의 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카라두잉(https://www.karadoing.org/)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봉사활동과 기자회견 등에 참여할 수 있다. 하반기에는 카라가 최근 세운 동물보호소 ‘더봄센터’에서도 봉사활동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원불교 교리나 법문을 봤을 때, 원불교신문 독자들은 이미 동물의 생명존중을 실천하고 있으리라 본다. 나아가 ‘인권을 넘어 생명권으로’ 도약하는 사회를 위한 카라의 활동에 관심을 가져 주길 요청드린다. 
 

4마리의 유기견이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아 4년만에 100여마리로 늘어난 파주 공장견 구조활동.
4마리의 유기견이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아 4년만에 100여마리로 늘어난 파주 공장견 구조활동.

[2020년 7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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