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웅 교무
김도웅 교무

[원불교신문=김도웅 교무] 나는 강원도 화천에서 군 교화를 하고 있다. 먼저 군 교화를 위해 물심양면 힘써주시는 모든 재가출가 교도님들의 은혜에 지면을 빌어 감사를 전하고 싶다. 군 교화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써내려갈까 고민하다가 이런저런 이야기보다 원불교 군종병이 보내온 편지의 내용을 교도님들에게 전달해드리는 것이 더 보은하는 길이라 생각되어 준비했다. 아래는 그 내용이다.

나는 군대에서 적응을 못 하는 용사를 말하는 ‘관심용사’였다. 이등병 시절 적응을 잘 하지 못했고 선임들과의 트러블도 많았다. 군 생활이 너무나도 힘들었고 부정적 사고를 가진 나는 자대에 간지 한 달 만에 현역부적합 심의를 보게 됐다. 이후 힐링캠프에 입소하게 됐고 전역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곳에서 친해진 형이 한 명 있었다. 몸도 좋지 않고 여러 가지 상황으로 고민도 많아보였지만, 이 형은 뭔가 특별했다. 항상 긍정적이었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남달랐다.

그 당시 힘들어하던 나에게 “석현아 너가 많이 힘들면 원불교라는 종교에 가볼래?”라고 물어봤고 나는 그 주 원불교 종교행사에 참석했다. 교당에 들어 가보니 향냄새와 편안한 분위기가 돌았다. 종교를 가져본 적이 없는 나는 신기했다. 예회가 시작되고 의식 순서가 지나 교무님의 설교시간이 됐다. 교무님의 설교는 너무나도 현실적이었고 마음에 와 닿아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 뒤로 원불교 종교행사를 계속 나갔고, 나의 부정적 사고는 긍정적 사고로 바뀌어가며, 사람을 대하는 태도, 말하는 방식들이 서서히 변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전역을 할지 말지 결정하는 순간이 왔고 나는 전역을 하지 않고 새로운 부대로 가서 다시 복무를 시작하는 것으로 마음을 먹었다. 

이러한 선택이 쉽지는 않았다.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 매주 교당에 와서 말씀을 듣고 기도를 하면서 자대생활을 했다. 전출자라는 안 좋은 시선은 점점 사라졌으며 중대원들과도 사이좋게 지내게 됐고, 부대생활도 잘 적응하게 됐다. 

원불교라는 곳은 내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 줬고 그 평화는 행복으로 다가왔다. 예전에 나와 같이 많이 힘들어하는 후임병들이 있으면 항상 먼저 다가가 이야기도 들어주고 더불어 종교행사도 권유한다. 나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마음공부를 해서 마음의 주인공이 되고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항상 나에게 도움을 주고 좋은 말씀을 해주신 교무님께도 감사드린다. (장석현 군종병 편지 내용 中)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 은혜는 보답하겠습니다”라고 말했던 원불교 군종병이 나와 교도님들에게 남긴 편지다. 이 군종병과는 전역 후에도 연락을 하면서 지내고 있다.

이처럼 원불교는 다양한 사연으로 찾아오는 이들에게 큰 희망과 위로가 되고 있으며, 나아가 세상에 유익주는 공도자들로 성장시키고 있다.

소태산 대종사는 ‘이소성대(以小成大)’라고 말했다. 지금 당장에 큰 결과를 얻을 수는 없지만, 이렇게 조금씩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보면 법신불 일원상의 진리가 여실히 드러나리라 확신한다.

나는 선배 군종장교가 말해준 ‘디딤돌’이라는 말을 좋아하고, 표준으로도 삼고 있다. 

큰 결과를 바라는 것은 개인의 사사로운 욕심이 될 수 있지만, 후세대 재가출가 교도들을 위한 디딤돌이 된다는 마음으로 산다는 것은 공익이 됨과 동시에 참으로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칠성교당

[2020년 7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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