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세진 기자] ‘심신을 수호하는 공부’라는 말이 있다. 원불교 주요경문인 일원상서원문의 문구다. 몸과 마음을 잘 다스리고 존절히 하자는 이야기다. 마음을 잘 다스리고 공부하는 것 못지않게 몸을 잘 다스리고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영육쌍전(靈肉雙全)의 정신을 역사를 통해 보여주는 곳이 있다. 바로 원불교 역전보화당이다.
 

한약부와 양약부가 함께 출범한 역전보화당한의원은 개원 첫날부터 손님으로 붐볐다.
한약부와 양약부가 함께 출범한 역전보화당한의원은 개원 첫날부터 손님으로 붐볐다.

역전보화당 시초
보화당은 소태산 대종사 재세 시 병원을 설립해 종교의 사명인 자선사업을 실현하고 교화·교육 및 각종 사업을 위한 자본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화당 한약방을 창설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때 시작된 보화당 약방은 보화당한의원으로 전환되어 전국적으로 확장됐는데 역전보화당도 이러한 흐름 속에 창립된 것이다. 역전보화당은 원기57년(1972년) 11월 1일 이리보화당의 역전지점으로 출범했다. 보화당 역전지점은 당시 현 위치의 이리시 상공회의소 건물 1층을 월세로 임대해 보화당역전한의원과 보화당약국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이리보화당과 역전보화당은 중앙총부가 있는 익산 성지에서 원불교의 영육쌍전·이사병행의 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기관으로 성장한 것이다. 특히 익산시의 팽창과 교통이 발달함에 따라 익산역 앞에 자리하고 있는 역전보화당은 많은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익산 지역의 사람들에게 좋은 의술로써 다가갈 수 있었다.


사명감으로 일생을 헌신하다
역전보화당한의원의 역사는 김상익 원로교무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는 반백년기념대회가 끝나고 서울회관 건립을 추진하는 중에 ‘남한강 사건’이라는 교단적 경제위기가 발생해 수습위원회 일을 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자 당시 실무책임자였던 예산 이철행 종사는 경제적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며 김상익 교무에게 한의대 입학을 권유했다. 대종사의 도덕을 세상에 전하고 영생을 통해 성불제중하겠다는 일념으로 전무출신을 선택한 그는 한의대에 진학하는 것을 망설였다. 고심 끝에 결국 한의대에 지원, 원기65년 졸업과 동시에 역전보화당한의원에서 근무하게 됐다. 당시 역전보화당한의원은 시내 중심가에 개업해 많은 사람이 방문하게 됐고 볼펜심을 매일 갈아 끼워가며 처방전을 쓸 정도로 많은 환자들이 약을 받아갔다. 특히 원불교 마음공부의 원리를 적용해 환자들의 몸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함께 살피며 역전보화당이 확고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다. 김 원로교무는 전무출신의 사명감을 가지고 보화당도 교화의 현장이라 생각하며 일생을 바쳐 역전보화당을 일궈왔다. 신심·공심·공부심을 삶으로 직접 보여준 김 교무는 현재는 퇴임 후 당신이 직접 키운 제자인 문성도 원장을 도와 월·금·토요일에 진료를 보고 있다.
 

역전보화당한의원의 개원식을 마치고 전직원이 함께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역전보화당한의원의 개원식을 마치고 전직원이 함께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새로운 도전은 계속된다
49년 전통의 역전보화당은 신구 조화가 눈에 띈다. 김상익 원로교무의 든든한 지원 속에 문성도 원장이 역전보화당을 책임지고 있다. 카이스트 대학교를 졸업하고 원광대 한의대로 재입학해 한의사가 된 문 원장은 “전통과 신뢰 속에서 역전보화당은 교도뿐만 아니라 익산시민들의 사랑으로 커왔다”라며 “그것이 가장 큰 자산이고 보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역전보화당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대도정법이란 누구나 갈 수 있는 길인데 가장 기본적인 것을 하는 것이 실력인 것처럼 한의원도 기본에 충실하며 좋은 약재를 정성스럽게 제조하며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현재 경기가 어렵지만 한약값은 20년 동안 그대로이다. 역으로 환자들에게 접근성이 좋아져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라고 한의원의 장점을 전했다. 문 원장은 한의사들로만 구성된 카페에서도 인기강사로 유명하다. 남다른 콘텐츠와 진정성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이런 그가 새로운 도전을 시도 중이다.

그는 역전보화당과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고민하다 유튜브를 시작했다. 역전보화당의 활동이 입소문과 지역 주민만을 대상으로 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문 원장은 “결국 목적은 역전보화당 홍보이다.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50·60·70대까지도 유튜브를 활용하기 때문에 도전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친근감을 느끼도록 가족이 총 동원된 ‘뚜부TV’라는 채널을 오픈했다.

이번 주부터는 한의사 친구와 나누는 건강 수다 ‘문쌤건강TV’ 유튜브를 시작한다. 크게 절운동, 한의원 관련 콘텐츠, 건강 관련 북리뷰로 구성된다. 이후 전문성을 가미한 블로그를 개설하고 역전보화당 홈페이지로 연결하는 것이 그의 최종 목적이다. 문 원장은 “유튜브를 시작하니 원불교 인적 네트워크 위력을 느낄 수 있다”라며 “응원해준 재가출가 교도님께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나아가야 할 길
문 원장은 원불교 한의원의 미래를 위해 적절한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이직이 잦은 외부 한의사를 채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누군가의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시스템이 구축된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설 확충과 동시에 시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서 한의원을 휴게소처럼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투자해 친절교육, 직무교육, 마음공부 등을 통해 수준을 높이고 인센티브와 상여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사회와 함께 소통하는 환원구조를 만들어 교단 발전에 큰 힘을 보태준 은혜를 갚아나가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잘하는 경영이란 다른 사람이 나와 일을 할 때 나를 존경하고 함께 일하는 것에 감동이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라고 강조하는 문 원장의 경영 철학에서 역전보화당의 나아가야 할 길을 느낄 수 있다.
 

문성도 원장이 이번 주 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유튜브 채널 ‘문쌤 건강TV’.
문성도 원장이 이번 주 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유튜브 채널 ‘문쌤 건강TV’.

연구가 계속되고 기계화되는 서양의학에 비교해 개인의 실력에 의지하는 한의학은 점차 영역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서양의학이 접근하지 못하는 부분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바로 조화의 영역이다. 몸과 마음의 조화가 필요한 시대에 한의학이 재조명되고 있는 이때, 심신을 함께 수호하자 이야기했던 원불교의 정신을 최전선에서 펼치고 있는 역전보화당에서 영육쌍전의 미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보약 하면 보화당이다”라고 자신 있게 외치는 역전보화당에서 잠시 쉬었다 가보자.

[2020년 7월 24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