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법륜 교도
하법륜 교도

[원불교신문=하법륜 교도] 나는 원불교 어린이교화 중심에 서있는 세 아이의 엄마다. 첫째 초등 저학년부터 세 살 막내까지 백일이 지나고부터 교당에 빠지지 않다보니 어린이법회의 현실을 여실히 체험해왔다고 본다.  

주변에 내 종교가 원불교임을 이야기하면 원광유치원을 나왔다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대부분 원불교와의 인연을 좋게 기억한다. 

어렸을 때의 종교는 바른 인성을 길러주고 그 기억은 나이 들었을 때 적잖게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어린 시절에 포근했던 원불교라면 훗날 종교가 필요할 때 발걸음을 교단으로 향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미래 교도의 씨앗인 어린이교화는 매우 중요하다. 즐거운 놀이터와 바른 인성 함양의 장이 돼야 할 어린이교화에 대해 몇가지 제안해본다. 

첫 번째는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관심이다. 요즘 많은 부모들이 지역아동센터에 아이들을 보낸다.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부분이 많으며, 이웃종교에서는 이미 전도의 터전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지역 어린이들을 만나 마음공부와 인성교육을 전할 수 있으며, 더불어 지역 일자리 창출도 되기 때문에 교단에서도 관심을 두면 좋겠다. 

또한, 법당의 실내 놀이시설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말하고 싶다. 교당이 즐거운 놀이터가 되면 아이들이 친구들이나 이웃 부모들에게 권유하기도 좋다. 만약 공간이 어려운 경우 에어바운서나, 트램펄린 등을 추천하고 싶다. 

이제는 사라진 지역 기반 행사를 되살리는 움직임도 필요하다. 유년시절 원불교 행사에 대한 기억은 오랫동안 교단에 대한 이미지를 지켜줄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여행의 트렌드가 해외가 아닌 지역 행사나 시설에 기반 중심이 됐기 때문에 지역 행사의 교화효과는 더욱 클 수 있다.  

원불교 굿즈(Goods)를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 운영도 생각해봄직하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귀여운 원불교 용품이 이미 잘 나와있다. 그러나 어린이 교화 용품을 구입할 수 있는 대표적 사이트는 찾기 어렵다. 아이의 친구들에게 선물할 수 있도록 주문 가능한 사이트를 만들면 어린이교화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불교 훈련원을 더 이상 재가출가 교도들만의 것으로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훈련기간 외에는 가족 단위의 교도 및 비교도들에게 빌려주며 자연스럽게 접촉하고 분위기를 느끼게 하자는 것이다. 

나부터가 아이들 친구 가족들을 데리고 원불교 훈련원 및 교당에 1박2일, 2박3일 놀러가고 싶다.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깨끗하고 안전하게 잘 관리된 원불교 시설은 어린이 가족들에게 환영받을 것이다. 물론 이 제안들에 앞서, 무엇보다도 교당은 바른 인성의 장이 돼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어린이법회가 잘 이뤄져야하고 점점 위축돼가는 어린이훈련도 되살려야 한다. 

한편으론 이 모든걸 출가교역자들이 도맡아 하는 건 정말 힘든일이다. 더구나 출가자들이 점점 줄어들어 어린이법회가 많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안타깝다. 물론 어린이들에게는 교무님과의 시간이 너무나 중요해 어느 누구도 이를 대체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나같은 재가교도들이 교무님을 보좌하고, 역할을 맡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시골 출신인 나는 ‘꿈밭’ 언니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만 했었다. 늘 부러워했던 재가청소년교화자 시스템이야말로, 현재 뿐 아니라 미래의 교단을 위해서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울교당

[2020년 7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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