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옛 수상교통의 요지였던 강경. 금강이 흐르고 논산·호남평야와 가까운 지리적 특성으로 수운을 이용한 상거래가 발달해 대구·평양과 함께 조선의 3대 시장이라 불렸다. 특히 해산물 거래가 많았던 역사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젓갈의 성지라 할 수 있다.

20여 년 전부터 강경젓갈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강경대동젓갈’ 김법철·박명숙(송학교당) 대표는 옛 강경젓갈의 맛을 살리면서도 현대인들의 입맛에 어울리는 젓갈을 만들어 내고자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하고 있었다. 

“강경젓갈은 목포와 신안 등 남쪽의 해산물이 모여 염장을 통한 보관으로 전국에 보급되던 해산물시장에서 그 유래가 시작됐습니다. 옛날에 젓갈을 담그던 방식은 오랜 보관시간 때문에 고염장법으로 실온보관을 했지만, 오늘날은 기술의 발달로 건강을 더 생각해 저염 냉장보관으로 숙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동젓갈을 운영하면서 품질 좋은 젓갈을 만들기 위해서 정부기준에 맞는 시설을 완비해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받았어요. 더 맛있으면서도 건강한 식품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김 대표는 항상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사람이어야만 장사도 성공하고, 부끄러움이 없이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다고 했다. 품질 좋은 젓갈을 만들고, 가장 저렴하면서도 절대 맛이 뒤처지지 않는 우수한 식품, 그것이 신뢰받는 행복한 사람이며 성공의 길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 그의 성품을 아는지 젓갈 장사를 시작하고 몇 년 지나지 않아 주변인들의 추천으로 2년여 기간 동안 강경젓갈협회의 회장과 젓갈축제 추진위원장을 지냈다.

“2003년 즈음인가 협회장을 맡았을 때 강경의 젓갈을 전국적으로 더 홍보하고자 계획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논산시장님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를 찾아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우리 강경의 젓갈축제가 지정축제로 승인돼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유명한 축제행사가 열리게 됐죠. 또 강경이 젓갈의 고장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 일이 있었는데요, 드라마 ‘정 때문에’가 방영되면서였죠. 강부자씨가 강경분인데, 드라마에서 강경이 나오면서 많이 홍보가 됐어요.”

협회장을 지내고 지역홍보활동을 하던 이답게 그는 내 고장 자랑을 한참이나 설명하면서 또 한편으로 상인들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강경상인들은 대부분 순탄하게 장사를 했고, 큰 어려움 없이 생활 했었어요. 그러다 2010년이 될 무렵부터 천천히 하락세를 타게 됐죠. 한국인들의 음식문화가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강경의 젓갈이 유명해지다 보니까 많은 지역에서 강경의 이름으로 젓갈 판매를 하고 있죠. 그런데 강경지역의 젓갈과는 그 맛이 많은 차이가 있어서 오히려 강경젓갈의 명성이 예전만 못한 것도 있어요.” 

현재 강경에는 약 150여 개의 젓갈상점이 있다. 지역의 특산품으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강경상인들이지만, 김 대표는 변화돼 가는 시대에 나름의 적응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제가 강경젓갈타운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염천리와 태평리, 남교리 일대를 젓갈 전통재래시장으로 지정받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판매를 위해 컴퓨터 300여 대를 지원받아 이곳 상인들과 함께 컴퓨터 교육도 받았죠. 시대는 계속 변하는데 우리 상인들도 뭔가 변화를 시도하면서 뒤처지지 않아야죠.” 지역상인들과 함께 다시 한 번 강경젓갈을 전국에 알리고 또한 품질 좋은 식품을 만들고자 하는 그의 마음에서 간절함이 느껴졌다. 

“지금은 함께 원자재를 공동구매하면서 더 품질 좋은 원료를 저렴하게 구매하고 있고요, 상인 조합을 체계적으로 구성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지역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도 했었죠. 저는 올해 논산에 노인요양시설과 장애인 시설 등에 김장을 할 수 있도록 젓갈을 지원해 주는 활동을 했어요. 강경대동젓갈 이름으로 지역시설을 도와주는 것도 제게는 보람이고 행복입니다.”

원불교 교도로서 자신은 모두와 함께 한다는 것이 행복이고, 그만큼 감동적인 법문이 없다고 했다. “일원상을 보면 떠오르는 감상이 그것입니다. ‘하나!’ 모두가 행복한 세상, 모두가 잘 사는 세상, 사람 살아가는 행복이 이것이라 생각해요. 그런 원불교가 좋고 교무님과 교도님들이 반갑습니다.”

그는 앞으로의 바람이 하나 있다고 한다. “소비자와의 신뢰를 우선으로 하고, 지역민들과 함께 발전하는 강경젓갈마을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에게 강경의 젓갈을 알리고, 건강하고 안전한 식품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우리 원불교 교도님들께는 할인판매를 해드리려고 하는데요, 교도인 만큼 이렇게라도 보은하고 싶습니다.”

건강한 식품으로 소비자와의 신뢰를 우선으로 하며 항상 다 같이 행복한 강경젓갈마을을 만들자는 그의 말에서 강경상인들의 소박한 바람이 전해졌다. 또한 “언제나 함께”라는 소신 있는 그의 행동에서도 원불교 교도의 신성이 묻어났다.

[2020년 7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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