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여원 기자
이여원 기자

“오늘 정책연수의 핵심은 구성원 각자 가지고 있는 생각을 공유하며 공감대의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교정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와 협업으로 사람, 미래, 혁신의 교정 핵심가치를 실천해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1년 전, 104~106 교정을 이끌어가는 교정팀의 첫 정책연수에서 교정원장은 ‘공유’과 ‘협업’을 통한 교정 핵심가치를 강조했다. 

교정원에 근무하는 출가교역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연수와 달리, 사안에 따라 교정원 각 부서 차 과장급이 참여하는 중요정책 연수(협의회)가 있다. 간부연수로 이름을 달리해 교정원 간부만 참여해 핵심정책을 추리기도 한다.

불편한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원기105년 교정원 간부연수.’ 석 달 전, 국제마음훈련원에서 이틀 동안 진행된 이 자리는, 말 그대로 간부연수로 교정원 9개 부서 부장이 참여했다. ‘미국자치교헌’을 포함한 ‘원기106년도 교도법위 예비사정’, ‘예비교무 교육혁신방안’, ‘교단인력 운용의 방향성 설정’, ‘회계제도 개선’, ‘코로나19 이후 교화’ 등 6개 주요정책에 대한 효율적인 정책운영을 위한 논의자리로 알려졌으나, 내용은 전할 수 없었다. 소위 엠바고(embargo), 해당 내용을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교정원 측의 요청이 있었다.

엠바고의 유형이 있다. 뉴스기사의 보도를 유보해달라고 할 때, 보통은 전문적이고 복잡한 문제를 다루고 있어 보충취재가 필요할 때다. 또는 공공의 이익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판단될 때 이를 지켜주는 것은 통례이다. 그러나 교정팀의 6개 주요정책에 대한 엠바고는 ‘간부들이 편하게 교정 정책을 이야기하는’ 자리이고, 때문에 ‘복장도 갖춰입지 않았다’는 게 전해지는 이유다.

7월 초 교정원 기획실 주관으로 진행된 ‘중요정책협의회.’ 담당기자의 취재가 당연한 줄 알았다. 이번에는 재가 기자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재가 기자가 회의에 들어오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없다는 뉘앙스로 파악됐다. 정식 항의를 했으나, 간부급 회의이니 ‘국장’급인 출가가 들어오고, 신문에는 게재하지 말라는 조건이 붙었다. 신문사 10년 차가 넘은 재가 기자는 그래서 취재를 못했다.

101~103 교정팀 간부연수가 생각난다. 교정원 부서장들이 참여한 간부연수는 총 4차에 걸친 기획회의가 진행됐고, 통칭 연수자리에 부장들은 편한 복장으로 회의에 집중했다. 물론 취재제한도 없었으니, 담당이었던 재가 기자는 속된 말로 회의장에 진을 치고 취재했다. 모든 교단 구성원들과 공유해야 할 교단 주요정책들을 하나라도 빠트리지 않고 전달하기 위해서다.

불편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관련 자료와 사진을 먼저 챙겨 보내주는 부서와 취재처에 미안한 마음도 깊다. 그럼에도 해야 할 말, 재가출가 구분 없이 취재하고 싶다.

[2020년 8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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