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 선진의 정신
뿌리 내려지기를

김대신 교도 / 부곡교당
김대신 교도 / 부곡교당

[원불교신문=김대신 교도] 원불교 교도로서 원불교의 자랑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당당하게 ‘구인 선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구인 선진은 대종사를 모시고 살면서 대종사 일거수 일투족을 버리지 않고 몸소 실천했던 제자다. 이 회상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겠느냐는 대종사의 물음에 기꺼이 바치겠다고 했다. 도리어 제자들이 대종사에게 혹 ‘저희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하며 걱정까지 했다. 

구인 선진은 대종사를 만나서 각자의 기득권과 지위를 내려놓고 지게를 지고 방언 공사에 참여했다. 직접 농사일을 했으며 밤에는 대종사의 가르침으로 불법 공부를 하는 등 교단 초기의 어려운 일을 감래하면서 회상의 초석을 다졌다. 

구인 선진은, 첫째 내려놓는 법을 실천으로 가르쳐줬다. 구인 선진께서 양반의 지위를 내려놓고 농사일을 했듯이 우리들도 지위를 내려놓을 수 있는 교도가 돼야 한다. 

둘째, 스승님을 정성껏 모시고 배우는 제자의 참모습을 가르쳐 줬다. 우리 후진들도 정성을 다해 스승님을 모실 수 있는 교도가 돼야 한다. 

셋째, 몸소 실천으로 복락의 근원을 가르쳐 줬다. 내가 먼저 실천하는 교도가 돼야하고, 동지 간에 일심합력 하는 법을 일깨워줬다. 교도들이 형제처럼 지내라는 가르침이다. 내가 먼저 양보하는 생활이 필요하다. 

넷째는 무아봉공이다. 대소사 간에 언제나 공이 먼저다. 대소사의 일에 공을 먼저 실천하는 교도가 돼야 한다.

이와 같이 구인 선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과연 우리는 실천하고 있는지 돌아보고, 구인 선진을 위해 기념행사를 하고 있는지 챙겨본다. 

전 인류를 구원하고자 탄생한 원불교에서 구인 선진의 역사를 등한시하지 않는지 뒤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법인절을 통해 교단에 구인 선진의 정신이 잘 뿌리 내려지길 바란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법회가 잠시 휴회되고 훈련과 행사가 취소돼 교단 운영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어려울 때 일수록 모두가 합력해서 코로나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며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일심의 힘은 위대하나니, 팔 구인이 삼동에 방언할 때에 얼음을 깨고 물 속에 들어가 일을 했으되, 무오년 감기처럼 심한 때에도 아무 일 없이 지냈나니라” (정산종사법어 법훈편 47장)는 말씀처럼 가정이나 사회, 교당 등 생활의 기준을 구인 선진의 양보와 협력의 정신으로 어려움을 극복했으면 한다.

교단 초기 어려움에도 전쟁동포 구호사업을 했던 것처럼 어려운 이 시기를 잘 극복해서 교단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원불교 교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교법을 실천하고 구인 선진을 따라 실천한다면 나를 담고자 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다. 

부곡교당에 학원을 운영하는 교도가 있다. 교당에서 여성 부회장을 맡고 있는데, 이 분 인연으로 입교해 출석하는 교도들이 있다. 교당을 오게 된 이유를 감상담을 통해 전해듣게 됐다. 이구동성으로 “원장님처럼 살고 싶어서 왔다”라고 한다. 평소 교법으로 무장된 신앙 수행이 부회장의 삶 속에서 그대로 전해졌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삶이 바로 구인선진의 삶을 실천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교도로서 구인 선진을 따라 실천하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내 삶의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구인 선진의 정신이 살아 움직이는 교단이 되기를 바란다. 구인 선진을 닮아가는 후진이 되기를 서원한다. 

/부곡교당

[2020년 8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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