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솔 교무
박은솔 교무

[원불교신문=박은솔 교무] 행아웃 교화단은 스카이프 어플을 통해 이뤄지는 청년법회 활동이다. 현대 사회의 보다 다양해진 생활 양상은 청년들을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원하는 대로 모이기 힘들게 만들었고, 기성 교도 평균 연령층이 높아짐에 따라 청년들 입장에서는 또래를 만날 수 있는 교당의 수가 점점 적어지게 됐다. ‘무언가 대안이 없을까.’ 이에 갈증을 느낀 몇몇 청년교도들의 아이디어로 6년 전(원기100년) 스마트폰으로 참석 가능한 법회 모임이 만들어졌고, 이것이 행아웃 교화단이다. 행아웃은 ‘받들고 실천하여(行) 세상에 펼치다(out)’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처음 행아웃 교화단은 총 3개단, 30여 명의 청년들로 구성이 됐다. 운영방식에 있어서, ‘1. 교무중심이 아닌 청년중심으로 움직일 것, 2. 일 년에 한 차례 정기총회를 통해 모든 교화단원의 의견을 존중할 것, 3. 교도 사종의무를 실천하며 기존교당과 연결이 끊어지지 않게 할 것’이 전제가 됐다. 이에 청년들이 공의를 모아 각 단 지도교무를 섭외하고, 회화를 통해 각 주차 법회 형식을 정했으며, (예를 들면 1주차 강연, 2주차 일기, 3주차 회화, 4주차 설교) 일 년에 두 차례 훈련원에 모여 정기훈련과 총회를 한다. 또한 소속교당의 4축2재 참석을 독려한다. 채팅 어플인 스카이프 뿐만이 아니라, 전체 카톡을 통해 매 주 서기가 법회일지를 올리고, 각자 사는 모습 및 일기나 기사를 공유하며, 매일 법문을 전송하고, 아침저녁 심고 후 각자 간단한 이모티콘으로 사인을 한다. 

현재는 몇 번의 과도기를 거쳐 저녁 8시단, 저녁 9시단의 2개단으로 운영되고 있다. 나와 함께하는 『대종경』을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해보고 싶다는 청년들의 바람에 따라 『대종경』의 모체인 초기교서의 법문들과 『대종경』 각 장을 연결해 매주 돌아가며 강연원고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법회를 진행 중이다. 비슷한 나이 또래라 해도 교리해석의 시각, 현상에 대한 접근 방법이 다 다르기에 다소 엉뚱한 질문들도 간혹 나온다.

얼마 전, ‘육대요령의 교리도 글씨는 누가 쓰셨나요?’라는 청년의 질문은 교사공부를 더 깊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초기교단 필사는 주로 주산 송도성 종사가 전담했다는 사실과 교리도 역시 주산종사의 필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청년들의 소중한 질문에 나의 월요일은 행아웃 교화단 나머지 공부를 할 때가 많다. ‘내가 언제 이렇게 신심 있는 청년들을 다시 만나겠는가!’ 청년들 입에서 유무념 대조 얘기가 나오고, 교화에 대한 고민얘기가 나올 때마다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 하지만, 교당 소속 교무로서 교당 일에 쫓기는 날이 많다 보니, 내 역량으로 행아웃 교화단까지 맡는 것이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어, 중간에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 그럼에도 청년들과 함께 법회보고 소통하는 시간이 점점 그리워졌고, 교감교무님의 배려와 ‘청년교화 우선으로 하세요, 지나보니 그 시간이 참 소중했습니다’라는 문답에 다시 힘을 얻어 지금까지 약 4년의 시간을 함께하고 있다. 

아직은 넘어야할 산이 많다. 매주 법회를 보고 있음에도 정식 법회로 인정받지 못해 지도교무가 소속 교당에 법회 등록을 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또, 온라인이라는 특성상 새로운 사람이 와도 기존의 교당처럼 옆에서 알뜰히 챙겨줄 수 없다는 것이 내가 느낀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다양한 법회 형태는 앞으로 반드시 필요하기에 시행착오와 보완을 거치다보면, 이 또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까 한다. 

/안동교당

[2020년 8월 21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