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규 교도
김성규 교도

[원불교신문=김성규 교도] “그래. 결국 무슨 일이 나도 날 것 같더니만.” 최근 지구를 온통 들어 옥죄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19의 충격과 여파를 보면서 하는 말이다. 

요즘, 지구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바이러스의 공포 속에서 제대로 숨도 못 쉬면서 잘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천하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들이 손바닥만한 한 장의 마스크에 의지한 채, 자신들의 안위와 생존까지를 송두리째 내맡기다시피 하고 있는 모양새라니. 실로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형국이 아닐 수 없다. 

사람들은 이러한 현상이야말로 그간 우리 인간들이 자행해온 부정한 탐욕과 무괘도한 일탈행위가 자초한 결과라며, 우리가 잘 못 살아온 것에 대한 깊은 자괴(自愧)와 탄식을 떨치지 못한다. 그러면서 이제는 우리들 자신의 사고와 의식세계에도 깊은 각성과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렇다. 그간 우리는 지금까지의 우주 생태계와 기후변화 등 모든 재앙과 또 인간들의 반문명적 의식과 행동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각성과 변화를 촉구해왔다. 그리고 나날이 황폐해져 가는 우리 자신들의 사고체계와 정신세계에 있어서도 진솔하고 성실한 자성과 분발을 통해 보다 광명하고 공명정대하게 개선하고 광정(匡正)해 나갈 것을 주창해왔다.

그동안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비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진력해왔다. 비대면, 2m 거리두기, 20초이상 손 씻기. 사람들 많이 모이는 곳에 안 가기, 가급적 집콕하기 등 정부와 방역당국의 대책과 지시에 따라왔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에서는 자신들만의 아집과 이기적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것을 많이 보게된다. 지금 우리에게 무엇이 문제이고 과제인지 그들의 의식세계와 행동들을 보면 실로 할 말을 잃는다.

우리에게는 풀어가야 할 문제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제 우리는 보다 더 치열하게 각성하고 분발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확한 현실인식과 실효적 대안이다. 그리고 투철한 개혁의지와 실천노력, 대동합력(大同合力)만이 문제해결의 답이다. 막연하게 ‘어떻게 잘 되어가겠지.’ 하는 안일한 사고와 무책임한 태도는 자칫 우리의 미래를 위태롭게 하는 또 하나의 ‘바이러스’가 되어 되돌아올 수 있다. 

우리는 항상 시대의 변화와 욕구를 읽어야 한다. 연극무대의 성패는 관객들의 관심과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와 질(質)에 달려있다. 한 나라의 부국강병은 그 시대의 가치와 욕구에 걸맞는 법률과 제도, 문화 환경에서 비롯되듯이, 이제 우리 교단도 나날이 진화해가는 현실 세계를 직시하고, 보다 적극적인 자기성찰과 미래예측으로 새 시대를 주도해 나갈 체질과 역량을 가다듬고 확장해 나가야 한다. 

인류는 그리고 세계는 이번 코로나19에 의해 일기 시작한 새로운 문명의식의 변곡점을 맞아 스스로의 사유(思惟)와 행동에도 많은 변화와 조정을 시도할 것이다. 이제 우리도 우리들의 실체(實體)와 현상의 문제들을 제대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다가올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보다 진지하게 내다보고 대처해야 한다. 

명심하자. ‘코로나 펜데믹’이 몰고 온 저간의 절절한 교훈을! 언제까지 손바닥만한 마스크에 기대고 의존할 것인가? 

지금까지의 우리들의 삶의 방식, 사고방식 그리고 생활 태도에 또 하나의 거리를 두고 새롭게 출발하자. 이소성대(以小成大)와 유비무환은 우리들 만대에 지켜내야 할 생활의 푯대요, 실천 이정표가 아니던가. 

/분당교당 고문ㆍ수필가, 칼럼니스트

[2020년 8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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