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100년성업의 대불사로 지어진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이하 소태산기념관). 위대하고 큰 한 가람, 흑석동 한강변에 자리한 소태산기념관은 원기104년 9월 21일 개관했다.
종교동과 업무동으로 건립된 소태산기념관의 핵심기능과 역할은 종교성, 공익성, 수익성이다. 종교성과 공익성(종교동)을 기반으로 ‘세계교화’의 교두보를 삼고, 수익성(업무동)을 창출해 ‘인재양성’의 두 축을 담당한다는 기대 속에 재가출가 교도의 전국적인 성금 모금으로 건축 불사가 진행됐다.
 

 

소태산홀 리모델링 입장대립
하늘에서 보면 일원상, 측면에서 보면 솥을 상징화 한 종교동. 종교동은 옥상을 포함해 열린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하며 교화기반을 확대하고, 사회공공성에 기여하는 공간으로의 기대를 안고 있다. 종교동의 핵심은 소태산홀이다. 1, 2층에 조성된 소태산홀은 대법회나 공연, 세미나 등 다목적 공연장의 용도로 지어졌다. 현재 종교동 소태산홀 대수선공사에 대한 서울교구와 교정원의 입장이 상이하게 맞서고 있다. 

종교동을 사용하고 있는 서울교구는 관리비 부담에 비해 교화활용도가 떨어져 음향개선 공사 등 리모델링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건물 소유권이 있는 교정원은 안정성과 하자보수 문제 등의 이유로 리모델링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서울교구는 왜 소태산홀을 리모델링 하려고 하나

서울교구 - 관리비 부담에 비해 교화활용도 떨어져

               음향개선 공사 등 리모델링 ‘추진’
교정원 - 구조 안전문제와 추후 하자보수에 대한 우려로 ‘불가’ 입장


소태산홀 음향기능 보완 
서울교구 상임위원회에 ‘소태산홀 건축음향 해결방안 도출을 위한 설계비 예산 승인’이 정식 안건으로 상정된 건 지난해 11월(104.11.15)이다. 소태산홀의 원활한 대관과 교화활용을 위해 ‘음향상태’를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서울교구는 ‘소태산홀 건축음향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건축음향현황조사 및 설계, 구조검토 및 설계비, 인테리어 등 설계비(합계 2,215만원) 예산을 승인하고 전문적인 연구를 의뢰(KCL)한다. 

연구의뢰팀의 설계방안 연구보고에 따르면, 음향상태 저하 요소로 발코니 하부 가시선 불량 및 음압레벨 저하, 설비 소음에 따른 공연 중 높은 배경소음, 측벽 형상에 의한 음장분포 왜곡, 타공판 흡음재에 의한 중주파수 대역 잔향 왜곡 등이 문제점으로 진단됐다. 

보고내용을 토대로, 서울교구는 두 차례의 상임위원회를 거쳐 소태산홀 음향개선공사 집행을 만장일치로 승인한다.(105.3.13) 이날 결의내용에는 총사업비 10억으로, 사업비 조달 및 상환방법은 펀드를 조성하고 운영해 상환한다는 안이 포함됐다. 


시야각 확보와 차별화된 인테리어
서울교구가 리모델링을 추진하려고 하는 두 번째 이유는 소태산홀의 제한된 ‘시야각’이다. 2층 발코니 층의 구조적인 형태로 인해 1층 후열 좌석의 시야각이 제한돼 있다는 주장이다. 음악회나 공연 등 다방면의 소태산홀 이용을 위해서는 2층 구조변경을 통한 1층 후열 좌석의 시야각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외부대관 행사 시 화제성이 부족한 소태산홀의 인테리어도 리모델링을 통해 차별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해져, 서울교구 교의회에서 ‘소태산홀 리모델링’에 대한 사업 승인을 최종 의결한다.(105.6.2)

소태산홀 리모델링에 대해 소태산기념관을 관리하고 있는 교정원의 입장은 다르다. 교정원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소태산홀 수선공사로 인한 ‘안전성’ 문제이며, 향후 하자보수에 따른 시공사의 책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선공사를 진행해 2층 좌석 지지용 보를 철거했을 경우, 바람(태풍)으로 인해 건물 외형(원형)이 흔들릴 수 있고, 이로 인해 외형이 변형된다면 안전문제와 누수 등 각종 하자보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깊다. 또한 종교동과 연결된 업무동에도 어떤 영향이 미쳐질지 예측할 수 없고, 현재 소태산기념관 누수 등 하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종교동 리모델링을 통해 보를 철거할 경우, 시공사에서 향후 하자를 철거로 인한 문제라고 주장하면 법적으로 하자보수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서울교구의 대수선공사, 리모델링에 반대하고 있다. 


구조설계 및 안정성 검토 
소태산홀 대수선공사에 대한 서울교구와 교정원의 입장이 대립된 가운데, 서울교구는 지난 7월 ‘소태산홀 대수선공사에 따른 구조설계 및 구조안전성 검토’를 발주했다. 용역회사는 C 구조컨설턴트, 용역금액 2,200만원으로, 서울교구 교의회가 용역비용을 부담했다. 

이후 서울교구가 교정원에 보고한(105.7.16) ‘소태산홀 대수선 구조 안전성 검토 의견’에는 보철거시 비틀림과 안전성 문제는 ‘강도나 처짐 등이 기준치 이내’에 있고, ‘슬라브철거에 따른 횡강성 저하는 미비’하다는 의견이다. 보철거시 바람(태풍)으로 인한 외장벽체 변형 가능성 우려에 대해서는 ‘원설계의 기둥이 외벽을 지지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벽체의 변형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구조안정성 검토를 발주했던 용역회사의 공신력에 의문을 제기한 교정원에 대해, 서울교구 교의회는 ‘롯데월드타워 123층의 구조설계를 담당했고, 지진 및 기후변화 대응 소규모·기존 건축물 구조안전성 향상기술 개발 국책과제 연구 등을 진행한 바 있는 건축 구조설계분야에서 국내 5순위 안의 기업이다’면서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교화기반을 확대하고 사회공공성에 기여하는 공간으로 기대를 모았던 종교동의 핵심 소태산홀, 리모델링 추진이 교정원(소유권)과 서울교구(사용권한)의 견해 차이로 답보 상태에 놓인 채 갈등을 빚고 있다. 
 

원기99년 8월, 제3차 건축추진위원회에서 PCM 업체로 J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다. PCM업체를 선정한 것은 소태산기념관 사업이 600억대 대형공사이며, 임대사업을 위한 전문적 자문이 필요해서다. PCM은 건설프로젝트의 기획, 설계, 시공, 감리, 분양, 유지관리 등 공사 초기단계에서부터 최종단계에 이르기까지 사업 전반에 대해 발주자의 입장에서 전 과정을 가이드하는 역할을 한다. 역할을 세분화하면 사업관리(PM·Program Management)와 공사관리(CM·Construction Mana-gement)로 나눌 수 있다.


PCM업체 선정, 해지, 재선정
PCM업체선정 8개월 후인 원기100년 4월, 건축추진위원회는 J업체 계약해지 통보를 공문으로 발송한다. 이 과정에서 J업체는 계약해지에 따른 유감을 표명하며, PCM통합관리 필요성과 사업추진단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제기하는 ‘원불교100년기념관 건립사업 진행관련 호소문’을 보낸다.(근거자료 2015. 4.13. 내용증명 우편물 발송)

J업체는 건축추진위원회에 ‘PCM 프로젝트 해지를 위한 명분’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호소문에 소태산기념관 사업추진단계에서 드러난 문제점도 언급했다. 설계공모 공고 및 공모지침서와 관련해서, ‘입지여건상 지구단위계획변경의 변경 폭에 따라 사업일정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하거나 현상공모의 도시계획 기준이 변경될 수 있는 사안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프로그램의 모호함, 공사비와 설계용역비 기준의 미비도 지적했다. ‘지구단위계획에서 불허하는 병원과 수도권특례법상 단순 적용이 불가한 지방대학시설의 수도권 내 설치에 대한 법적 근거, 병원 및 학교의 사업계획, 각종 시설기준이 배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공사비를 520억원(부가세포함)으로 명시했지만 구체적 산출근거가 되는 시설기준이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각 분야별 계획시설의 기준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공사비를 명시해 발주의도의 전달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시설계획 기준에 대해서도 ‘일정과 사업비 등의 정량적 기준의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고, 각종 설계기준이 단지 실명과 면적만 기재돼 그 상세시설기준을 알 수 없으며, 공모전의 합목적성에 근간한 운영기준, 심사위원 위촉, 평가 기준이 불확실하다’는 게 J업체 호소문에 담긴 주요 내용이다.

이후 건축추진위원회는 J업체를 CM업체로 재선정해 소태산기념관 시공감리를 맡긴다.(101.11) 앞서 PCM사 계약해지로 갈등을 겪었던 업체를 감리회사로 재선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건축비 비교분석 필요성 제기 
원기102년(2017)3월 3일, 제11차 원불교100년기념관 건축추진위원회에서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 결과보고 및 진행의 건’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상정된 안건은 위원들 간 날카로운 공방 속에서 최종 선정과정에 진통을 겪었다.(본지 1836호) 시공사 선정 추인이 일단 보류된 것이다. 앞서 제25차 집행위원회에서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와 가격협상을 한 후 추후 건축추진위원회를 개최해 시공사 선정을 추인하자’는 의견이 제기됐고, 이날 건축추진위원회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따른 가격협상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는 재가위원의 목소리가 강하게 대두됐다. 시공사 선정 최종 심의에 앞서 우선협상대상자와의 가격협상 과정이 빠져있다는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시공사 예정가격 적절성 여부 등 위원들 간 설전이 오가면서 상정안건은 차기 건축추진위원회에서 재심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제12차 건축추진위원회(102.3.16)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최종 협상 가격을 승인하고, Y건설산업(주)를 최종 건축시공사로 선정 추인했다. 

‘공사비’라 함은 건축주의 공사비 총 예정금액(자재대 포함) 중 용지비, 보상비, 법률수속비 및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일체의 금액을 말한다. 건축물의 종별 구분(1종 단순, 2종 보통, 3종 복합)에 따라 건축설계 대가요율이 다르고, 건축공사감리 대가요율 산정도 건축물의 난이도에 따라 구분한다. 

건물구조와 외부마감 자재 등도 공사비 산정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때문에 건축물 공사비를 연면적당 일괄 비교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교단 내 건물(강남교당, 더시그넘하우스, 하이원빌리지, 경기인천교구청, 소태산기념관)의 총공사비를 산정해 비교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건축추진과정, 원만하게 진행됐나

사업·공사관리 업체와의 갈등,

교단 내 건물 총공사비 비교분석 주장도
업무동 공실 상태, 해결방안 시간 소요로

운영자금 재정적 압박 이어져 


업무동 공실, 운영자금 압박으로 이어져
업무동의 현재 임대현황도 살펴볼 여지가 있다. 업무동은 수익을 창출해 인재를 양성하고 전무출신의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비즈니스센터로 임대수익금이 주요 재정수입이다. 임대계획 초기, 학교법인 원광학원 교육기관(원광대,원광보건전문대,원광디지털대)의 입주 논의가 있었으나 실제 입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현재 업무동은 1층~3층 근린시설을 제외한 4층~8층, 10층이 공실 상태다. 교정원 관련 부서는 건물의 용도변경 등 해결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시간 소요가 만만치 않아 운영자금에 대한 재정적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건물의 신속한 용도변경을 통해서 입주 가능한 시설과 업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업무동의 공실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운영계획으로 교단의 재정수입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준공 1년, 소태산기념관이 남긴 과제  
소태산기념관은 교단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건축불사다. 특히 원불교100년성업의 마침표를 찍는 사업으로 그 의미가 크다. 건축불사를 위한 성금 모금에 재가출가 교도 82,143명이 동참(출가교도 2,090명)했고, 토지희사까지 포함하면 총 달성 목표액의 100%를 넘기는 기록을 남겼다. 재가출가 교도들의 진심 어린 합력이 원불교100년성업을 원만히 이끌었던 원동력인 것이다.(본지 1826호)

건축사업은 장기적 안목과 탄탄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목적사업에 맞는 정확한 건물 용도와 전체 예산의 구체적 산출근거가 되는 시설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추진과정에 있어 분야별 전문가의 합력과 책임 또한 막중하다.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을 갖춘 재가교도의 의견이 합리적으로 반영돼야 하고, 주요 결정에 대한 책임소재도 분명해야 한다.

사업 추진과정과 결과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전체적인 평가도 반드시 필요하다. 교단의 자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건축물에 대한 전 과정이 구체적으로 기록되고, 기록물과 모든 자료는 교단 전 구성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고 공유되어져야 한다. 

소태산기념관은 원불교 서울시대의 새로운 시작, 정신개벽을 통한 대사회교화의 터전, 교단 수익사업의 기반 역할, 세계를 향한 교화·교육·자선의 새도량 등 네 가지 건립목적으로 준공됐다. 서로 다른 견해로 불거진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목적사업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교단적 중지와 지혜를 모으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소태산기념관 준공 1년을 돌아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20년 9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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