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문 원무
남궁문 원무

[원불교신문=남궁문 원무] 코로나19라는 신종바이러스가 전파되면서 인류는 그동안 겪지 못했던 일들을 경험하고 있다. 수 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는 이제 그 누구도, 어느 국가도 예외 없이 전 인류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가 됐다. 코로나19는 조금 주춤하는 듯하다가 다시 확산하는 형태를 반복하고 있다. 이에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이 장기화 됨에 따라 인류의 생활,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종교 활동도 예외는 아니다. 원불교 교당의 경우도 교도들의 신앙 활동 및 법회 등에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에 원불교 중앙교구 기획위원회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재가출가 교도의 종교 활동에 대한 의식조사’를 실시했다.

코로나19와 종교활동 의식조사
코로나19에 따른 교도들의 의식조사를 위해 중앙교구 재가출가 교도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출가 26명(교당교무), 재가 690명이 응답했으며, 조사 방법은 온라인과 서면 설문을 병행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활동변화, 교화활동, 법회휴회 시 마음 및 활동, 법회휴회 시 신앙생활, 온라인 설교에 대한 생각, 교화 활성화를 위한 중점 내용”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휴회시 마음가짐·온라인 활용도
종교활동 의식조사 결과의 특징

코로나19에 따라 재가출가 교도 모두 사회적 활동, 외부활동, 교화활동, 대인 관계 및 위생 개념 등이 전반적으로 상당히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코로나19에 따라 교당 법회를 휴회 하는 동안의 마음가짐은 전 인류적인 상황이라 대체적으로 “마음이 편안했다”라면서도 “연조가 높은 교도일수록 교당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소년 담당 교무 및 교화경력이 짧은 교무의 경우 마음이 편안함을 더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SNS를 이용해 청소년들과의 소통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주목해야 할 점은 재가 교도의 경우 교당 생활 5년에서 10년 정도인 교도들의 경우는 마음이 편안하다는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법회 휴회 시 주로 활용한 내용에 대해 출가의 경우 SNS 활용을 통한 소통과 기도를, 재가의 경우는 집안일, 설법 시청, 운동 등을 주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많은 교당들이 교도들을 위해  설교 영상을 제작 방영했는데 출가 교도의 경우, 교도의 50% 정도는 시청했을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재가 교도들의 경우 설교 영상의 대부분을 본 경우는 32%, 반 정도 본 경우는 36%라고 응답했다. 특히 온라인 법문 시청의 경우 교당경력과 재가교역자 경험이 있는 교도일수록 대부분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교당경력이 5년~10년 사이인 교도들의 경우 법문시청률이 낮게 나타났다. 

교도들이 법회 휴회 시 주로 한 신앙생활은 법문시청, 교전봉독, 기도 등의 순으로 나타났고, 교당경력이 많을수록 법문사경과 교전봉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도들이 온라인 설교를 시청한 후 법문 감상 등에 대해 교무에게 문답을 한 경우에 대해서는 교화경력이 많을수록 그 횟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설교에 대한 인식
코로나19에 따라 온라인 설교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출가의 경우 비효율적이라 생각하고 재가의 경우는 효율적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재가 교도 중 교당 경력이 많을수록 비효율적이라고 응답했고, 30년 이상 교당 경력 교도들의 경우는 다소 부정적인 측면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교당경력 5~10년 사이인 교도들의 경우는 더욱 많이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재가출가 교도 모두 향후 온라인의 활용성을 증대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코로나19에 따라 교화 활성화를 위해서는 출가의 경우 교화단 및 소그룹 활성화를, 재가의 경우는 유튜브의 활용, 교화단 및 법의문답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교도들의 경우 교당경력이 많을수록 “문답감정중심 법회 운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교당 운영을 위한 헌공금은 시대 변화에 따라 은행계좌 및 헌공금 봉투를 병행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교화방법에 혁신적 전환 필요
코로나19가 세계적인 유행이 된 팬데믹(Pandemic) 시대로 되면서 이제는 백신이 나와도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는 “with COVID : 코로나와 함께”하는 생활이 되어진다고들 예견한다. 

요즘 사회나 대학가 등에서 창업(start-up)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런데 창업해서 성공해 가는 길목에 “Death Valley : 죽음의 계곡”이라는 말이 있다. 이 의미는 창업을 한 후 좀 잘되다가 후속 자금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사업화에 실패(창업 후 3~7년)하는 것을 말한다. 이 “Death Valley”에서 혁신적인 마인드로 슬기롭게 헤쳐 나오면 그 기업은 성공을 한다고 한다. 원불교 교화도 코로나19에 따라 변화하는 교도들의 의식과 사회 환경에 따라 교화전략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 이에 코로나19에 따른 교도의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몇 가지 제언을 해본다.

첫 번째는 교화방법의 혁신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일방향적이고 수동적인 접근에서 신앙 활동과 체화중심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요즘 사회에서 4차산업혁명에 따라 학교에서의 학습방법(가르치는 방법)도 완전히 전환되고 있다. 일방적인 지식의 전달은 온라인을 통해서 하고 학교 교실에서는 “사회 문제를 함께 생각하고, 연마하고 해결하는 방식(문제 해결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따라서, 교화에서도 온라인 부분의 활용(예 : 설교, 일반 교육)과 더불어 교당에서는 문답감정, 강연, 회화 등과 함께 교화단교화 중심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생애주기에 따라 교화방법을 다양화해야 한다. 의식조사 결과에서도 교도의 연령 및 교당경력 등에 따라 다양한 의식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교당경력에 따라 예를 들어 10년 이내, 10~20년, 20년 이상 등과 같은 교당생애주기에 따른 교화방법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 

세 번째로는 교화단이 실질적인 마음공부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지도자 양성이 필요하다. 교도들이 실제 생활 속에서 상시로 공부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과 운영이 필요하다.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교도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지도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는 “콘텍스트(Context)”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네 번째로는 IT기술 발달과 신기술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온라인(비대면), 오프라인(대면)을 함께 융합 활용하는 브랜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교화체계 구축 및 활용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코로나19에서도 경험하듯이 이제는 다양한 자원의 공유를 통해 성장 발전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 교당 또는 우리 교구라는 틀과 장벽을 넘어 인적·물적 자원을 상호 공유 활용하면서 발전해 가는 교당 및 교구 간 공유·협업의 실현이 절실히 필요하다. 

/호법수위단원ㆍ중앙교구 기획위원장 원광대학교 교수

[2020년 9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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