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교도
정의선 교도

[원불교신문=정의선 교도]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아버지의 지인을 통해 나와 원불교의 인연은 시작됐다. 으레 그렇듯 어린 나이에 가족들이 다니니 마음공부보다는 주변 또래들을 만나러 다녔던 것 같다. 교당에 들어섰을 때 교당의 향냄새가 나쁘지 않았다.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안정되는 기분에 앉아서 이리저리 구경 다니기도 했다. 그러다 고학년이 됐을 때 즈음 부모님의 발길이 뜸해지니 나 또한 멀어졌었다. 

중학교를 무탈하게 보내고 고등학교를 원광정보예술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화요일 7교시에 있는 법회 시간에 참석하며 나와 원불교의 연은 다시 시작됐다. 

나는 그 시간에 마음공부에 대한 설명과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이정표를 제시해 주는 설교가 참 좋았다. 어릴 적에는 마음공부라는 것이 가볍게 여겨졌었는데, 크고 나니 적게나마 그에 담긴 의미와 참된 뜻을 알 수 있었다. 조금 더 진중한 공부가 하고 싶어 어릴 적 다녔던 북일교당을 다시 생각했고, 다시 그곳으로 연을 이었다. 교당 학생 법회에 출석해 일주일간의 자신을 되돌아보며 반성을 하고 내일의 나를 새롭게 다짐했다. 다시 다니기 시작한 교당의 인연들은 따뜻한 빛이 되어 나의 길에 밝은 등불이 돼줬다. 

학교에서도 봉사동아리인 보은회 활동을 하며, 여러 봉사활동과 체험, 종교문화 탐방 등의 활동을 했다. 또한, 신성회를 다니고, 원불교에 대해, 그리고 성직자의 길에 대해 깊게 알아갈 수 있었다. 이러한 활동들이 나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입을 수 있는 긍정적인 작용을 했던 것 같다. 

현재는 졸업과 동시에 취업해 삼동회 법인사무처에 다니고 있다. 좋은 분들과의 새로운 만남으로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일을 배우며 사회복지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나는 배움이 좋다. 어릴 적부터 내가 배워왔던 것들을 통해 누군가에게 베풀어 주는 것이, 내가 받은 은혜를 누군가에게 다시 전해준다는 것은 무척 뿌듯하다. 무지했던 나에게, 새하얀 도화지 같던 내게 알록달록한 색이 채워져 가는 것처럼 하나, 둘 알아가는 것이 지금 나의 낙이기도 하다. 매번 알아가는 게 내가 알던 사실과는 다른 배움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수용하는 것도 받아들이는 것도 나의 배움이라 생각이 든다. 그것이 인터넷의 글이든, 누군가의 자서전이든, 나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내 생각이라도 말이다. 

나는 앞으로 내가 배웠던 것을 바탕으로 나눠 가며 또 다른 시련에 대비하여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나의 한계에 부딪쳐 보려 한다. 그리고 나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어려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내가 받았던 은혜를 베풀어 가며 남에게 도움과 필요한 손길을 주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게, 더욱 성장해 나갈 것이다. 누군가에게 알려지지 않아도 상관없다. 누군가에게 보여지지 않아도 된다. 다만 내가 행하는 행동으로 소수의 인원이 조금이나마 안정되고 편안해진다면 그것으로도 만족한다. 

“복중에는 인연(因緣) 복이 제일이요. 인연(因緣) 중에는 불연(佛緣)이 제일이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법문 말씀이다. 사소한 인연은 없지만, 그중에서도 나에게 이러한 배움을 심어준 원불교는 더욱 진중하고, 전생에서부터 이어진 인연이 아닌가 싶다. 나는 이 인연을 앞으로도 계속해 이어나가기 위해 공부할 것이다. 나는 빌 게이츠가 아니고, 어느 유명한 정치가도, 좋은 사람이라고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나로서 느낄 때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보다 더욱 발전해있기를 서원한다. 

/북일교당

[2020년 9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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