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석 교무
문정석 교무

[원불교신문=문정석 교무] 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완전히 바꿔놓은지 반년이 훌쩍 넘었다. 빌 게이츠는 이 사태가 2021년 연말에서나 잦아들 것이라 예측했는데, 특히 백신과 관련한 전문가들 중 많은 수가 이에 동의하거나 혹은 더 늦어질 것이라 본다. 문제는, 코로나19가 다행스레 물러나더라도, 인간의 삶 전반의 변화는 이어진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이 누구나 공감하는 우리의 미래다. 코로나19는 단지 한 두해의 유행성 바이러스가 아닌, 인류의 역사를 바꾸고 문명을 전환하고 있는 계기이자 시점이다.    
 

지난6월 열린 청소년지도자훈련은 최초로 비대면 온라인으로 기획, 진행됐다
지난6월 열린 청소년지도자훈련은 최초로 비대면 온라인으로 기획, 진행됐다

온라인(online)과 온택트(Ontact)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에 속속 스며든 원기105년, 우리는 당황한 가운데서도 침착하게 대응해왔다. 방침에서 뿐 아니라 교화 역시 마찬가지다. 비대면, 온라인, 언택트 등 새로이 등장한 키워드들을 적극 활용한 교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는 이제까지 우리들이 인식하고 있는 온라인교화와는 완전히 다른 출발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원불교 온라인 교화란 디지털 콘텐츠의 생산과 공유라는 것이라는 의식이 강했다. 그러다 보니 디지털교화와 온라인을 혼용해 같은 목적에 부합해 통합적으로 사용해 왔다. 그런 관점에서 그동안의 원불교 온라인문화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정보 및 자료의 제공을 통한 정보의 전달에 중점이 됐다고 본다. 다시 말해 사이버교화의 내용을 살펴보면, 단방향 일방적인 정보, 알림 제공 형태였다는 의미다.

과거 원기82년 천리안, 나우누리 등 PC통신이 나오면서 선도적인 형태로 ‘PC통신교당’ 이름으로 정식 교무를 발령했으며, 범위가 확장되면서 ‘인터넷교당’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약 6년간 운영됐다. 원기88년 체계적인 확장과 발전을 위해서 교정원 전산실과의 통합과정을 진행했으나 확고한 분야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부분은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코로나 이후의 시대로 삶의 문화가 변화되면서 이제는 ‘온라인(online)에서 온택트(Ontact)로’라는 변화가 일어났다. 접촉을 중심으로 하던 장소가 인터넷의 다양한 플랫폼으로 옮겨졌고, 비대면, 온라인 상황 속에서 만나게 됐다. 이러한 때에 청소년국 또한 그동안 앞으로 준비해야할 일에서 이제는 ‘해야하는 일’로 받아들이고, 변화를 시도하며 완성하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청소년국이 지난 4월에 보급한 책상법회 워크북은 자기주도적 법회를 볼 수있도록 제작됐다.
청소년국이 지난 4월에 보급한 책상법회 워크북은 자기주도적 법회를 볼 수있도록 제작됐다.

올해 시도된 온라인 및 온택트의 실험들
청소년국의 첫 온택트 도전은 ‘언택트 청소년 지도자 훈련’이었다. 지난 6월 1박 2일 훈련일정에 맞춰 유튜브 라이브방식으로 진행했다. 라이브 강의와 프로그램에 맞는 영상을 사전제작한 뒤, 훈련 일정표에 맞게 라이브 방송으로 송출하는 형식으로 교단내 처음으로 시도한 형태였다.

훈련에 대한 평가 및 리뷰로는 먼저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에서 훈련을 취소하지 않아서 고맙다’라는 의견이 눈에 띄었다. 또한 ‘단순한 영상을 전달하기 보다는 라이브로 전송하는 경험이 시의적이며 신기했다’와 ‘실시간 댓글 등으로 대응하며 궁금함을 풀 수 있어서 답답하지 않았다’ 등의 반응이 많았다. 

이어 7월에는 ‘집콕훈증’이 열렸다. 대학생, 청년들에 대한 여름훈련 및 선방이 기본 방식의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세대에 대한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전산종법사와의 만남을 온라인으로 추진하고자 했다. 종법사와 함께 청년세대들의 고민을 현장에서 직접 듣고 묻고 답하는 라이브 현장소통을 컨셉으로 진행했다. 

ZOOM을 통한 화상통화접속, 유튜브 실시간 라이브와 댓글을 통해 종법사와 청년세대가 소통하는 새로운 시도로 접근해봤다. 기술적으로도 교단적 첫 시도로서 다양한 비대면 상황의 방법으로 진행됐다. 360여 명이 동시에 접속한 만큼 열기가 높았던 집콕훈증답게, 평가 및 리뷰 역시 다양했다. 특히 이 의견들은 청년들이 직접 올린 진솔한 목소리라 의미가 더 크다.

가장 많은 의견은 ‘집에서 종법사님을 만나니 신기했다’, ‘종법사님과 가까워졌다’, ‘즉문즉답으로 새롭게 종법사님을 만나서 좋았다’는 것이었다. 또한 해외에서도 여러명이 접속, 물리적으로 멀 수밖에 없는 거리를 온라인으로 좁힐 수 있었다는 평가다. 즉문즉답에 대해서는 ‘짧게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형식으로 청년들에게 딱 맞는 설명들이었다’와 ‘시간 관계상 깊이있는 교리적 해석이 아쉬웠다’는 의견이 맞섰다. 기술적으로는 ‘깔끔한 진행과 준비로 편안하게 시청했다’와 ‘마무리 즈음 약간의 방송중단이 있어 흐름이 끊기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등이 다수안이었다.
 

청소년국은 대학생과 청년들이 함께 한 온라인 청년심야선방을 시도, 호평을 끌어냈다.
청소년국은 대학생과 청년들이 함께 한 온라인 청년심야선방을 시도, 호평을 끌어냈다.

이어 8월에는 대학생, 청년 온라인 심야선방을 5일간 진행했다. 매년 여름 대학생, 청년들이 함께 공부했던 교단의 역사이자 문화를 이어가기 위해 온라인으로 시도해본 것이다. 이번 선방의 컨셉은 네 가지로, 저녁심고 후 9시 30분에 열리는 선방, 내 안의 나에게 집중하고, 그대로 잠드는 선방, 잠을 잊은 청년들을 위한 선방, 5일간의 습관변화와 배움의 선방이라는 목표로 진행됐다. 

청년들은 자신의 방을 선방으로 만들고, 실시간 라이브 화상접속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공유하고 라이브로 함께 선에 참가했다. 이 또한 처음으로 시도해 미숙하기도 했겠지만, 그동안 ‘온택트’로 이어온 몇 번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에 임했고, 이를 통해 청년들이 새로운 형태의 선방을 경험했다는 데 의의를 둔다.


많은 노하우 가진 행아웃교화단
코로나19 이후의 시대, 우리 사회 종교의 모습은 어떻게 변화할까. 종교가 지켜가야할 오프라인의 방식은 종교활동으로서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코로나19와 같은 예상치못한 상황들은 안타깝게도 얼마든지 더 생겨날 수 있다. 또한 대면 및 오프라인을 꺼리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되기도 한다. 이렇게 사회문화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종교활동에 대한 다양한 방식을 개발하고, 반드시 이를 재가출가 교도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청소년국은 이같은 온택트 프로그램의 개발 및 진행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새삼 공감했다. 더불어 이를 기획, 운영, 지원해 줄 수 있는 전담 및 전문인력을 양성하는게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런 면에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행아웃교화단은  온택트의 중심과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 최근의 상황을 계기로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청소년국장

[2020년 9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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