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소프라노

사람의 마음 움직일 수 있는 큰 힘
목소리와 합창으로 보은봉공 할 것

김보경 소프라노
김보경 소프라노

[원불교신문=최지현 기자]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팬텀싱어, 히든싱어 등 최근 각종 방송에서는 노래 경연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경연 참가자들은 오롯이 자신의 ‘목소리’ 만으로 아름답고, 웅장하면서도 감동적인 무대를 펼친다. 노래는 코로나19로 인해 불안감과 우울함을 겪는 사람들에게 치유의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위로’를 주제로 한 콘서트, ‘희망 노래 제작’, 온라인 무료콘서트 등 사람들은 평온과 치유를 음악에서 찾았다.

 단숨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큰 힘이자 가장 아름다운 악기인 ‘목소리’. 이번 주는 “오랫동안 길들여진 악기보다 때로는 ‘목소리’가 주는 힘이 더욱 크다”라고 말하는 소프라노 김보경(남중교당) 교도를 만났다. 40여 년간 풍부한 성량과 섬세한 감정표현으로 노래해 온 그의 스토리를 들어 봤다. 

 “어릴 적 저는 사람들 앞에 나가서 노래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수줍음 많은 아이였습니다. 노래에 남다른 재능이 있었지만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죠. 학교 선생님들은 전교생 조회, 음악 시간에 노래를 시키곤 하셨습니다. 원불교 모태신앙인 저는 영도교당 학생회 때부터 풍금으로 성가 반주를 하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부끄러움 많은 아이였지만 교당에서 만큼은 노래를 줄곧했습니다. 대학교 때는 종로교당에서 대학생연합회 합창단 지휘도 했습니다.”

세종대학교 성악과와 중앙대 대학원 성악과를 졸업한 김보경 교도는 이탈리아 로마 아르쯔 아카데미 디플럼을 취득한 뒤, 이탈리아 아씨시 여름학교를 수료했다. 뛰어난 가창력과 자연스러운 연기로 오페라와 음악회를 넘나든 그는 20여 회의 독창회, 세계 11개 도시 공연, 음반 발매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1981년 부산 오페라에 입단한 것을 시작으로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팔리아치, 하녀에서 마님으로, 쟈니스키키, 전화, 토스카, 라보엠 등 20여 편의 주역으로 활동했습니다. 방송으로는 KBS 열린음악회, MBC 가곡과 아리아의 밤, KBS 토요객석 등에 출연했고, 1998년부터 14회의 김보경의 로맨틱 콘서트도 개최했습니다. 음반으로는 한국 가곡 모음, 원불교 성가모음 CD가 있습니다.”

 이무지치 드 몬트리얼 협연, 카탄자로, 라티나, 푸랑크푸르트 등 세계 곳곳에서 노래해 온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원불교 중앙청년회가 주최했던 원불교 청년회 20주년기념 통일기원 기도식을 꼽았다. 

 “원청20주년 때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대각터에서 비를 맞으며 ‘그리운 금강산’을 열창했습니다. 그 날의 감동은 수많은 공연에서 느낀 것보다 컸기에, 아직까지 잊지를 못합니다. 또한 청운회, 전북교구가 주관해서 온정리에 있는 공연장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그 공연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그는 공연 기획·연출 분야에서도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14회동안 직접 기획·공연한 ‘김보경의 로맨틱 콘서트’는 매회 색다른 테마와 로맨틱한 연출로 지역사회에서 유명세를 탔다. 

“매년 직접 콘서트 아이디어를 내고 3개월동안 준비를 했습니다. 정통 클래식부터 아이와 가족을 위한 만화영화 주제곡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무대를 연출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매년 기다려지는 공연이었다고 평가를 해줘서 무척 뿌듯했습니다. 공연을 통해 모아진 수익금 중 일부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기탁했기에 더욱 소중하고 아름다운 공연이 된 것 같습니다.”

 그는 바쁜 공연 일정 속에서도 교단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제1회 청운음악회, 대한민국 종교예술제, 정산종사 추모음악회, 대종사의 일대기를 그린 창작곡 ‘소태산 대종사’ 칸타타 공연 등에 출연했다.

 “3년전 영광에서 ‘석류’를 불렀는데,  조운 시인의 작품을 서윤창 교수가 작곡한 곡으로 분단의 아픔을 표현했습니다. 교도 성악가들과 서울WBS 합창단이 함께 공연을 펼쳐서 뜻깊은 시간이 됐지요. 현재 저는 남중교당 합창단 지휘를 하고 있고, 올해 1월부터는 대전충남교구 합창단 지휘도 맡게 됐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미뤄진 상태입니다. 또한 지역 다문화센터에서 ‘노래로 배우는 한국어’ 강연을 하고, 지역 관공서에서도 ‘영화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습니다.”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를 신념으로 살아왔다는 김보경 교도. 그는 어렵고 힘든 일이 생겨도 늘 감사생활을 잊지 않는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감사할 일이 생깁니다. 저녁에 잠이 들었다가 잠깐 깼을때도 ‘감사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저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질 수 있었음에 항상 감사합니다. 목소리가 가진 힘은 무척 큽니다. 제 목소리로, 노래로 마음을 위로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면 힘 닿을 때까지 목소리와 합창을 통해 보은봉공하려고 합니다.”

무대에 설 때 기도하는 마음으로 임한다는 소프라노 김보경 교도. 모든 순간 진심을 담아 노래하는 그의 목소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가 된다.

[2020년 9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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