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상 원로교무 /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령
김일상 원로교무 /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령

[원불교신문=김일상 원로교무] 원불교는 진리와 도덕을 선양하고 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려는 집단이다. 이를 위해 소태산 대종사가 손수 깨달은 진리를 교법으로 만들어 그 방향을 제시했다. 원불교신문은 이러한 진리와 도덕을 세상에 널리 알리며 소태산 대종사의 깨달음을 보편화시키기 위해 원기54년(1969)에 수줍은 얼굴을 선보였고, 반 백 년의 세월을 통해 2000호를 발행해냈다.

원불교신문 2000호의 발행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반 백 년의 세월은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다. 그 긴 세월 동안 갖은 풍파를 겪으며 오늘날을 맞이한 것과 교단의 어려움 속에서도 원불교 언론 문화에 앞장서며 종교지의 역할을 충실히 해온 것에 대해 다시 한번 박수와 축하를 보낸다.

나는 퇴임 후 현직에 있을 때보다 원불교신문을 더 꼼꼼히 들여다본다. 할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냥 원불교신문을 보기만 해도 좋다. 그리고 원불교신문을 손에 들면 천천히 넘기며 어떤 기사가 실렸는지를 대강 살피며 무엇을 읽을 것인지 순서를 정하고 광고를 살펴본다. 내가 좋아하는 기사는 교화 현장의 움직임과 교도들의 삶의 이야기인 신앙과 수행, 교정에 대한 기획 기사, 그리고 쓴 소리가 담긴 것들이다.

원불교신문이 원불교가 지향하는 바를 정론으로 직필하여 대응하는 것을 보며 교단에 대한 애정은 물론 교단과 함께하는 보람을 더욱 갖게 된다.

세상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이 변화를 끌어가거나 대응할 힘을 갖추지 못하면 개인이나 집단은 자연스럽게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게 마련이다. 오늘날 교단이 교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이 나라가 산업화 될 때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했던 점이 주요 요인이었다고 본다. 앞으로 원불교신문이 교단이 나아가야 할 바를 심도 있게 제시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세상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이치는 없다. 그러므로 재가출가 교도가 하나같이 원불교신문에 애정을 가지고 구독에 나서고 이를 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원불교신문의 속성상 구독자가 교당과 기관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현재의 교당과 기관의 중심에 출가교역자가 있는 만큼 적어도 출가교역자들은 원불교신문 발행 부수가 교화발전의 지표라는 인식 아래 먼저 구독에 대한 열의를 가져야 할 것이다.

[2020년 10월 0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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