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지은 교도 / 광주교당
방지은 교도 / 광주교당

[원불교신문=방지은 교도] 2020년 우리들의 삶에 ‘전에 없던 변화’가 일어났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은 단순한 생활 방식의 변화만이 아니라 기존의 불평등과 더불어 크고 작은 사각지대, 불안과 고립의 경험을 들췄다. 청년들은 더욱 다양한 시각으로 각자의 삶을 돌아보고 점검하는 가운데 현장감 있고 상세하게 우리의 삶과 그 사각지대를 돌아보는 마음공부가 필요해졌다. 

사각지대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가시화 되어있거나 사회의 관심과 영향이 닿지 않는 현상과 사람들을 말한다. 또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대응 및 지원 제도의 수혜 범위에서 벗어나 있는 현상들과 사람들이다. 최근 이슈가 된 돌봄 공간의 폐쇄, 일상의 공간에서 마주하던 사람들의 만남과 소통 단절에서 오는 관계성 상실이 대표적이다. 

사람 간의 인식과 감정변화도 살펴봐야 한다. 불안, 혐오, 의심이 증폭하는 상황에서 공동체에 대한 사람들의 상호작용은 어떻게 변하는지 돌아보게 된다. 코로나 이슈로 인해 종교집회가 큰 화두가 된 만큼 공공공간의 운영과 바이러스 대유행 시대에 새롭게 시도돼야 할 종교공간의 새로운 철학도 점검해봐야 한다. 물론, 기본소득과 재난 지원 이슈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얼마 전 방탄소년단(BTS)의 청와대 초청연설로 화제가 됐던 9월 19일은 제 1회 청년의 날이었다. 청년기본법 시행에 따라 9월의 세 번째 토요일은 청년의 날로 제정됐다. 청년정책 기본계획에 담길 청년정책의 비전과 목표, 분야별 정책방향에 대해 청년과 전문가 등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보려는 노력들의 맥락일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정책 뿐 아니라 주변의 청년 대학생 커뮤니티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청년정책을 중심으로 주거와 복지, 일자리와 교육, 참여·권리 등 분야별 방향과 과제들이 구체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사각지대의 돌아봄과 청년기본법 그 이후에 대해 원불교의 교리정신은 어떻게 반영될까? 우리의 마음공부는 ‘전에 없던 변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나? 청년기본법이란 단어를 주변에서 들었을 때 가장 첫 번째 생각은 ‘법이 꼭 필요한가? 법이 없어서일까?’였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더 생각해보니 법을 제정해서라도 해야되는 특별한 문제라는 나름의 답을 갖게 됐다. 

교당에 다니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대종사의 교법이 가진 실천성, 일상에서 나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언젠가 대학선방의 결제식에서 들었던 대산종사 법문이 떠오른다. 진정한 변화가 올 때 각자의 마음에 혁명이 일어나고, 스스로의 삶에 기질까지도 변화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의 삶에서 오는 ‘전에 없던 변화’는 젊은 청년들에게도 마음을 움츠리게 만들고 어렵게 한다. 대산종사가 말한 마음의 혁명이 스스로 자각하기보다는 외부의 환경으로 인해 불을 지피게 됐지만 먼저 내 삶의 공부인이 되고, 우리들의 삶에 공동의 변화를 이끌어 내면 좋겠다. 원불교의 청년들도 함께 그 노력과 변화에 동참하고, 우리만의 정신으로 다가서기를 바란다. 나부터가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2020년 10월 0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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