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105년(2020) <원불교신문> 2000호가 발행됐다. 이 시점에 우리 신문이 ‘원불교 언론’으로서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스스로 돌이켜보고 점검해 보고자 한다.

원기62년(1977) 원불교신문 200호 사설에 ‘본보는 햇빛 찬란한 곳만이 아니라 그늘진 곳도 살피고, 금자탑들의 겸허함에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성공의 무대와 동시에 실패의 폐허도 숨김없이 비출 것이다. 교단의 지도자들에겐 독선과 편견을 버리고 아량과 슬기를 가질 수 있도록 우정 있는 충고를 사양하지 않을 것이며, 자라나는 후진들의 의견을 반영하기에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란 다짐의 글을 부쳤다.

원불교 교헌에 언론이란 단어가 들어간 시점은 원기84년(1999)이다. 기자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 시절 중앙총부에서 간사를 하며 원불교신문 1000호 발행과 창간 30주년 기념식, 교헌개정까지 역사를 체험한 증인이다.

원기84년 개정된 교헌 제84조에는 ‘본교는 교화, 교육, 자선, 산업 및 훈련, 복지, 문화, 언론, 봉공의 각 기관과 기타 특설기관을 설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원불교신문사의 설립목적에 ‘본사는 교헌 제84조에 의해 교화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설립한다’라고 명시했다.

원기54년(1969) 창간한 원불교신문은 언론이란 단어가 헌규에 명시돼 있기 전에도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오히려 현재보다 과거가 더 부합하지 않았나 뼈아픈 반성이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언론이 무엇인가. 사실을 진실하게 널리 알리는 활동이 아니던가. 언론활동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실제 있었던 사건들을 거짓 없이 두루 알려 공개하는 활동이다. 그러한 활동은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며,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보장되어야 한다.

종교 언론은 전통을 중시한 나머지 보수적 색채가 강해져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자기혁신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원불교신문은 내·외적 혁신이 요구되는 시대적 사명 속에서 편향된 정보를 전달하거나 여론의 획일화를 유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이를 위해 기자는 지속해서 전문성을 갖추고, 공정성과 자율성이 유지되는 독립된 언론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있도록 성심을 다하겠다. 

물론 여기에 전제되어야 할 것은 교단관이다. 원불교가 어떠한 의미와 목적을 가지고 창립됐는지. 원불교라는 교단이 이 세상에 왜 존재하는가의 근본적인 물음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원불교신문은 교단이 발행하는 기관지이지만 원불교신문의 정체성은 ‘원불교 언론’이다. 언론 본연의 모습을 보이고 자정 능력을 보일 때 재가출가 교도들과 독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고 교화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2020년 10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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