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2.0코리아 탐방

박재연 강연자가 노들서가에 마련된 무대에서 '연결의 대화'라는 주제로 강연과 질의문답을 진행했다.

[원불교신문=윤관명] 이른 아침, 맑은 가을하늘과 한강의 신선한 공기가 가득한 노들섬으로 향했다. 버스로 도착한 노들섬 입구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위즈덤2.0코리아 참여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발열체크와 QR체크를 하고, 실내 프로그램 참석시 착용할 투명얼굴보호대를 지급받고, 강연장으로 이동했다. 

위즈덤2.0코리아는 이번이 국내 첫 행사다. 올 3월로 예정됐던 행사가 갑작스런 코로나19 상황으로 10월로 연기되었다. 필자는 지난해 와디즈(wadiz)라는 크라우드펀딩앱을 통해 알게되어 씨드멤버로 등록해 참여하게 됐다. 2009년 최초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위즈덤2.0 컨퍼런스 이후로 싱가포르 다음으로 세번째 개최지다. 

노들섬 다목적홀에 마련된 무대에서 '인간의 행복을 위한 기술'이라는 주제로 트리스탄 해리스가 실시간 화상강연을 하고, 참가자의 질문에 답했다. 진행은 장동선 뇌과학박자가 맡았다.

강연장은 본무대(다목적홀)와 노들무대(노들서가) 2곳으로 나눠있었다. 야외에 마련된 오픈공간에서 강연을 즐길수 있어 마치 캠핑이나 피크닉을 즐기듯 강연을 경험할 수 있었으며, 직접 참석하지 못한 신청자들도 매우 세련된 온라인 플렛폼으로 강연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질문과 의견을 올릴 수 있어 전혀 불편함이 없이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심지어 강연장에 있으면서도 질문은 온라인으로 하는 것이 편했다. 

첫날 오전10시 오프닝 강연은 유정은(위즈덤2.0코리아 총괄디렉터)대표의 진행으로 마음챙김 지도자 ‘잭 콘필드’를 라이브 영상으로 만났다. 그리고 이어 ‘소렌 고드헤머’(위즈덤2.0설립자)의 코로나19 이후 위즈덤2.0 커뮤니티의 역할에 대한 강연과 참가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번 위즈덤2.0코리아의 주제가 바로 ‘코로나19 이후의 삶: 연결’이었는데 지금 시기에 매우 적절한 주제라고 생각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단절을 경험했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연결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했다. 디지털기술의 발달로 물리적 거리는 더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연결되지 못한 이들도 존재한다. 지역과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기술과 단절된 삶을 사는 이들을 위해 우리는 손을 내밀어 함께 연결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오래된 지혜와 최신의 기술이 만나는 위즈덤2.0의 비전이며 실천이다. 소렌 고드해머(위즈덤2.0 설립자)는 “위즈덤2.0은 이 시대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질문, 즉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행복에 어떻게 쓰일 수 있는가를 논하는 자리이다”라고 말했다. 
 

위즈덤2.0코리아는 16일,17일 양일간 노들섬에서 다양한 강연과 마음챙김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체험형 컨퍼런스라는 타이틀에 맞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기술을 활용해 세상에 유익을 주고 있는 경험을 함께 나누는 자리였다. 20분~30분간의 강연이 끝나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이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개인적인 마음챙김에 대한 의문과 마음챙김이 세상의 불의와 불합리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등 다양하고 의미깊은 질문들이 있었다. 


위즈덤2.0코리아 총괄디렉터 유정은 대표는 구글 엔지니어 차드 멩탄의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는 책을 보고서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은 경험을 했다고 한다. 2500년 전부터 명상은 사람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이 있고, 사람들의 인생을 바꿀 희망이 여기 있음을 발견했다. 그리고 2013년부터 국내에 기업문화를 위한 마음챙김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개인 명상앱 ‘마보mabo’를 개발했으며, 이번 위즈덤2.0코리아를 준비하게 됐다. 

구글 엔지니어이자 명상가인 차드 멩탄은 상호연결성과 마음챙김 리더쉽을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도 차드 멩탄은 강연자로 참여해(화상강연을 통해) ‘상호연결성’을 강조했는데 먼저 ‘나’의 내면과 연결하고, 세상의 현실과 상호 연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마음챙김 리더쉽을 강조했다. 리더에게는 야망과 겸손이 함께 해야 하며, 더 큰 대의와 연결해야 한다. 그것은 마음챙김으로 더욱 선명해 질 것이며, 우리는 스스로 마음챙김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내 마음의 주인이 ‘나’라는 것을 발견하면, 세상과 내가 둘이 아니라는 진리를 깨닫게 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워즈덤2.0코리아는 최초 시작된 샌프란시스코 행사가 호텔대형회의실에서 열렸던 것과 달리 최상의 조건을 갖춘 ‘노들섬’이라는 열린공간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노들섬은 2005년 서울시가 매입하고, 시민공모를 통해 2019년 복합문화기지로 탄생한 곳이다.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이 지척에 있는 노들섬 동쪽은 멸종위기종인 맹꽁이가 서식하고 있어 최소한의 건물만 두고,  서쪽에 400석 규모의 라이브하우스와 독립서점이 모여 있는 노들서가와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이 자리한다. 마침 지금이 개관1주년을 맞아 문섬(문화+SUM)행사기 진행중에 있었다. 

이번 위즈덤2.0코리아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복합문화시설인 노들섬에서 진행됐다.
환경을 생각해 커피포대를 활용한 안내판을 행사장 곳곳에 설치했다.

코로나19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디렉터들은 수많은 고심과 어려운 결정을 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완성된 이번 행사는 세련된 운영방식과 기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시스템과 방역, 환경 등에 있어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타임뱅킹 창시자인 에드거 칸박사는 1시간의 가치는 누구나 동등하며, 숨겨진 가치를 찾고 참여할 것을 강조했다.

둘째날 첫강연을 맡은 에드거 칸박사(타임뱅킹 창시자)의 말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우리는 인간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야 한다. 숨겨진 핵심경제는 교육,보건,민주주의 등 서로를 돕는 과정에서 보상받게 되는 가치다. 1시간의 가치는 누구나 동등하다. 변호사나 의사의 1시간과 동생을 돌보는 아이의 1시간의 가치는 다르지 않다. 한조각의 영혼이 가진 가치는 누구나 동등한 것과 같다. 공동체 속에서 우리는 서로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작은 것이 모이면 커진다. 우리는 모두 시민 사회의 파트너로 참여하고 여론을 만들어야 한다” 

위즈덤2.0코리아에서 만난 여러 강연자와 이 자리를 애써 찾은 참가자들의 마음이 이와 같을 것이며, 소태산 대종사가 바라는 일원회상 건설의 가치와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 위즈덤2.0이란
200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위즈덤 2.0은 ‘고대의 지혜와 현대 기술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마음챙김 컨퍼런스다. 실리콘밸리의 유수의 기업가들은 물론, 마음챙김 명상지도자, 심리학자, 뇌과학자, 사회운동가, 교사, 정치인, 법률가가 참여, 현 시대에 기술과 우리의 삶이 함께 가는 방향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전통적인 지혜, 최신 과학과 기술, 그리고 선한 의지를 지닌 참가자들이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패러다임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0년 10월 23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