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4대 설계를 위한 담론 2

본사는 기획위원회를 구성하고  교단 4대 설계를 위한 담론을 이어가고 있다. 시대 환경 및 사회변화를 예측하고 실질적인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교단 4대를 기대하며, 22일 남궁문 원광대 교수(이하 남궁), 양명일 서전주지구장(이하 양), 조인국 원불교정책연구소 교무(이하 조)가 “교단 3대 평가, 짚어봐야 할 점은 무엇인가”와 “4대 설계를 위한 선결과제는 무엇인가”의 두 가지 맥락을 짚었다. 이번 호에는 “교단 3대 평가, 짚어봐야 할 점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을 요약한다. 
 

교단 3대 평가, 짚어봐야 할 점은 
남궁= 교단 3대는 원기73년~원기108년 까지를 말한다. 교단 3대는 12년에 해당하는 각 회별 설계가 진행됐다. 3대 1회의 설계는 원기72년 ‘교단 3대 설계 특별위원회’가 발족되면서 설계가 추진됐고, 2회기 설계는 원기85년 ‘종합발전 특별위원회’가, 3회기에는 원기97년 ‘설계위원회’가 구성돼 회기별 설계를 진행했다. 

교화 및 훈련 분야의 경우 교화 활성화를 위해 ‘교화단과 훈련으로 교화정체성 확립’을 선제적으로 하고자 했지만, ‘교화단 중심교화, 정기 및 상시훈련, 교당내왕시주의사항 중심 법회’ 등이 전반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교화대상자 중심교화를 위한 “교립학교 교화 강화, 현장교화 강화, 미디어교화 확대” 등 약간 진보된 활동은 있었으나 이 역시 운영이 미흡했다. 교화에 대한 지속 가능한 정책 개발과 운영, 실질적으로 교화 성장을 기할 수 있는 ‘교화단 중심교화 및 교도훈련, 마음공부 사회화와 재가출가 인재양성’ 등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궁문 교수
남궁문 교수

교화에 대한 지속 가능한 
정책 개발과 운영, 전략 등 
소프트웨어(S/W)적 실행 필요

양= 교정정책 3대 평가에 있어서 교화, 교육, 자선기관의 현장 평가를 제대로 실시했으면 한다. 지금까지 교단이 성장해 오면서 많은 기관과 사업을 벌여왔다. 4대를 맞이하는 입장에서 반드시 버릴 것은 버리고, 정리할 것들은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누적되고 산재됐던 것들을 과감히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여러 분야에서 이미 도퇴되고 사회는 급변하는데, 우리는 현재의 기관을 그대로 운영하기에만 급급한 것은 아닌지, 상세한 현장 검증과 평가가 있어야 한다. 

조= 우선 ‘3대 교정 정책평가’라는 논의에 앞서 선제돼야 할 것은 교단 3대 설계가 왜 태동했으며, 이를 통해 교단은 무엇으로 나아가고자 했는지가 명확하게 인식돼야 한다. 또한 이를 얼마나 올바르게 직시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 후에 교단 제3대 교정정책의 평가나 일괄의 진행과정들이 검토돼야 한다. 왜냐하면 계획이나 기획의 목적과 목표에 부합했는지의 여부에 따라 평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제3대 설계의 태동은 ‘전무출신 분과’가 그 핵심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무출신을 통해 교단의 기본 정체성 확립에 주력하고자 한 것이었다. 이후 제3대 제2회의 목표는 ‘내적성숙을 통한 세계적 종교의 발돋움’이었다. 제3대의 제1회의 연장선상에서 교단은 세계 주세교단을 위해 향했고, 이를 통해 내적 정비, 내적 성숙을 지향함으로써 교단 발전 방향을 기본으로 삼았다. 그런데 제3대 제2회에서는 전무출신 분과를 구체적으로 녹여내지 못했다. 이어 제3회 설계에서도 오히려 제2회 설계 계획의 답습 내지 계획 사항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단은 현재까지도 전무출신에 관련한 현안문제들이 가장 기본적이며 핵심적인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인재영입이라는 교육의 수여문제, 교화 현장의 역량 부족 문제, 더 나아가 교단의 고질적인 악순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제3대 전반적인 정책평가는 ‘전무출신 분과’로부터 교단 정책에 끼치는 영향 정도까지를 면밀하게 파악해야만 할 것이다.

양명일 교무
양명일 교무

반드시 버릴 것은 버리고
누적되고 산재된 것은 정리하는
상세한 현장 검증과 평가 있어야

교단 3대 정책을 각 분야별로 살펴보면  
양= 그동안의 교구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장단점을 파악하지 않고 대교구제로 넘어간다면, 분명히 다람쥐 쳇바퀴 돌듯 우린 그릇된 운영을 반복할 수 있다. 대교구제를 실시하고자 하는 명확한 명제와 왜 대교구제로 가야만 하는가에 대한 정확한 답변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지구제도도 운영의 장단점을 파악해야 한다. 대교구제 준비에 대한 평가와 아울러 교구법인 문제에 대해서도 왜 교구법인을 분리했었는지에 대한 원론적인 문제에 대한 검토와 평가가 필요하다. 너무나 원론적인 부분을 간과한 것은 아닌지, 실무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가 너무 버거웠던 것은 아닌지, 명확한 답을 짚어봐야 한다. 

남궁= 교육 분야의 경우 원불교학의 세계화, 마음인문학 정립, 국민인류 훈련 등과 함께 교도 훈련프로그램 내실화 및 교화자 역량강화 등에 대한 사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중 마음인문학 정립의 경우 HK이라는 정부재정지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그램 및 콘텐츠를 개발·운영했고 국민과 인류 훈련을 위한 국제마음훈련원 등을 설립해 교법의 사회화를 위한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교도 교육 및 훈련을 위한 생애주기별 프로그램 개발과 네트워크 구축, 원불교학의 글로벌화, 교역자 역량강화 등은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양= 전무출신 인사제도도 지속적으로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인사평가 시스템에 대한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 물론 전무출신 개개인에 있어서 무아봉공하고 혈심혈성을 다바쳐 임해야 한다는 부분은 개개인에게 부여하는 사명감이지만, 조직에서는 이 인사평가에 대한 문제를 개인의 감내와 감수로만 돌리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평가하고, 제대로 공도자숭배가 되어질 때 조직은 더욱 건전해지고 밝아질 것이다. 
 

조인국 교무
조인국 교무

제3대 설계의 태동은  
‘전무출신 분과’가 핵심
전무출신 현안문제 악순환

조= 그동안 교단은 교정정책이 체계적인 ‘계획’과 ‘정책수립’, 그리고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으로서 ‘집행부서’라는 세 가지 사이클에 관한 연구와 이를 위한 인력, 재력보강에 매우 소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교단이 종법사의 경륜과 유시로서 운영된다고 하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전략에는 전력하지 못한 점이다. 정책의 프로세서 정착이 어려운 이유이고, 교단이 문제의식만 존재할 뿐 어떠한 구체적 행동은 취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양= 교화계의 전산행정(WonTIS)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교화전산행정이 시작된 것이 15년이나 흘렀다. 전산에 있어서 15년은 벌써 서너 번은 바뀌어도 바뀌었을 법한 세월이다. 우리 교단 전산행정은 15년간 약간의 수정과 보완만 있었을 뿐 변화된 것은 없다. 사실, 원티스(WonTIS)를 설계했을 때도 부딪힌 문제였지만, 종이행정을 그대로 전산행정으로 변화시켰을 뿐이지, 제대로 된 평가를 통한 행정 간소화를 이뤄내지는 못했다. 그 결과, 더 복잡해진 부분도 있었고, 전산행정의 장점을 십분 발휘 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한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4대 설계에 앞서서 반드시 교단의 전산행정에 대한 큰그림을 통해 교화행정의 간소화를 꼭 이뤄내야 한다고 본다. 

남궁= 교단 3대의 전반적인 사업 실행 결과를 종합해보면 인프라 구축을 위한 사업들의 경우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이를 실제 운용하고 교화와 연계하는 전략과 프로그램적인 측면인 소프트웨어(S/W)적인 부분은 실행이 다소 미흡하다. 이에 대한 진단을 기반으로 한 설계가 필요하다.

조= 현재 ‘총부=교구=행정’ 개념 속에 ‘교단 정책·행정 전문(專門)’이 존립되어 있는가 라는 의구심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단적으로 현재 정책연구소를 비롯한 총부 각 부서에서 직임하고 있는 출가 교도 중, 행정전문가가 있는가. 그렇다고 행정과 정책 프로세스를 가동할 수 있는 일련의 과정을 교육하고 있는가. 그러다 보니 막상 교단이 제3대 관련한 전반적인 평가를 해야만 하는데, 어떠한 기준과 원칙, 축적된 노하우로 평가에 관한 업그레이드와 업데이트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봐야 한다. 더불어 교단은 언제까지 사회적 또는 통상적 정의에 의한 정책평가 프로세서로 제3대 평가를 바라볼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2020년 10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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