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진 교무
이세진 교무

[원불교신문=이세진 교무] 코로나19로 인해 상무대교당이 멈췄다.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이면 마음공부를 하기 위해 교당에 찾던 군인들이 자취를 감췄다. 군대 내 모든 종교가 장기간동안 행사를 하지 못하는 유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공동체 생활을 하는 군대는 전염되기 쉬운 환경이기에 집회 등에 대해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종교행사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밖에서는 교당이 멈춰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교당 안에서는 모든 것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군종교구에서는 매주 2편의 카드설교를 제작해 군 교화 교무들에게 배포했고 나는 교당에 다니는 장병들을 카카오톡에 초대해 매주 예회시간에 카드설교를 배포하며 함께 마음공부를 했다. 군종교구에서는 지난 9월 24일에 군 교화자 교무들을 대상으로 카드설교대회를 개최했고 이로 인해 완성도 높은 카드설교를 제작해 장병들에게 배포할 수 있었다.

군종병들에게 간식 전달을 통해 온라인 예회에 참석하는 장병들에게 마음을 전달하기도 했다. 코로나가 잠잠해졌을 때는 전역한 군종병을 만나서 인근 교당에 연계할 수 있도록 기연을 마련했다.  지난 8일에는 코로나 상황에 따른 원불교 군 교화 콜로키움을 온라인으로 개최해 코로나의 장기적인 상황 속에서 군 교화의 방향을 연구 발표하고 토론하는 장을 열어 코로나 군 교화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군종누리를 활용한 1:1 맞춤형 교화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온오프라인 1:1 만남을 통해 장병 한 명 한 명에게 깊이 있게 교법을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처럼 내적으로 움직였다면 외적으로 움직인 변화도 있었다. 작년에 상무대교당으로 첫 발령을 받고 교당을 찾은 사무국장이 교당을 찾을 수 있는 원불교 간판이 없어서 설치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그 이후로 부대에 요청해 설치하려고 했지만 일이 잘 추진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코로나로 인해 법회를 쉬면서 지속적으로 간판 설치를 요청한 끝에 ‘상무대 원불교 교당’이라고 적힌 큰 간판이 교당 앞에 세워졌다. 사람들이 쉽게 교당에 찾아올 수 있는 간판이 생겨서 교화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최근에는 법당에 있는 오래된 블라인드를 부대에서 교체해주겠다고 해서 추진중에 있다. 이처럼 코로나를 계기로 교당의 환경개선이 이뤄져 쾌적하고 안락한 법당으로 변화하고 있다. 
 
어느 덧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완화되면서 법회가 재개됨과 동시에 법회에 참석할 수 있는 인원이 60명으로 제한됐다. 그리고 지난주 첫 법회 때 60명이 교당을 찾아왔다. 긴 시간동안 휴회로 인해 멈춰버렸던 교당에서 내실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소태산 대종사의 ‘만일 일이 없을 때에 일 있을 때의 준비가 없으면 일을 당하여 창황 전도함을 면하지 못할 것’ 이라는 말씀이 더욱 가슴에 와 닿는 기간이었다.

/상무대교당

[2020년 10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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