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가끔 교화를 걱정하는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신입교도를 증가시키는 포교활동을 주로 말하는 듯하다. 그렇게 교도를 양성하는 근본 이유가 무엇인가. 소태산 대종사는 물질문명의 병폐를 정신개벽으로 해결해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려 했다. 우리는 정말 그렇게 교화하고 있는가? 

신입교도양성이 교화를 이루는 시작점임은 분명하지만, 그렇게 원불교교도가 된다고 그 사람의 삶에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처음 입교하면 보통급이다. 보통급 교도가 특신급이 되고, 법마상전급이 되며, 법강항마위가 되듯 점차 이들의 삶이 교법으로 변화돼야 그것이 교화이다. 즉 대종사 교법으로 정신개벽을 이뤄나가는 것이 원불교 교화라는 것이다. 신입교도를 입교시키는 것도 중요한 교화지만, 입교한 보통급교도를 특신급, 상전급으로 계속 진급시키는 것이 더 중요한 교화일 수도 있다.

그렇게 체계를 이루기 위한 우리교단의 가장 큰 과제가 법위사정의 문제라 여겨진다. 법위등급 본위가 명확히 살아나야 그 법위표준에 맞게 교도들의 훈련이 사실적으로 이뤄진다. 특신급은 특신급에 맞는, 상전급은 상전급에 맞는 공부가 필요하다. 교도들의 공부가 향상되고 사실적으로 진급이 돼, 모든 교도들의 생활이 교법으로 광대무량한 낙원생활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제도는 법위사정 시 명확한 훈련점검도, 법위에 바탕한 체계적인 교도훈련도 부족한 모습이 많다. 때문에 법위사정 제도개선이 급하다. 

어쩌면 우리교단은 지금 보통급 100명 양성의 교화보다도 사실적인 법강항마위 한명 양성이 더 절실할지 모른다. 너무나 많은 법강항마위가 있음에도 그 법력이 증명되지 못하니 말이다. 교단의 법맥이 무궁하게 이어지도록 법을 세워 지도할 항마한 스승이 많이 나와야 신입 교도들이 100명이라도 아니 수천수만이라도 특신급, 상전급으로 진급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보통급 교도가 특신급과 상전급, 항마위로 계속 진급하면서 영생을 두고 이 회상을 떠나지 않게 한다면, 후천개벽을 열어가는 우리회상이 교도 수 줄어들 걱정을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감상도 든다.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해서 해결점을 찾아가려고 해야 한다. “우리교당 어느 교도가 법사가  되지 못하면 교화에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한다. 공감한다. 하지만 현재 법위사정제도가 갖고 있는 문제는 우리 교단이 함께 책임져야 할 공업(共業)이며, 언젠간 치러야할 과보이다. 이러한 문제일수록 근본에 힘써 해결해야 하며, 법을 바로 세워야 함이 절실하다. 신입교도 숫자를 늘리는 것만이 교화가 아니다. 근본이 서야 법이 살아나고, 그랬을 때 진정 교화도 살아난다. 

[2020년 10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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