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105년 총회가 6일부터 시작된다. 출가교화단총단회, 정기감찰위원회, 중앙교의회, 정기수위단회 등 교단 공식회의와 함께 여자정화단총단회를 비롯한 크고 작은 단체별 회의가 잇따라 열린다. 총회의 ‘회’자에는 ‘모이다’, ‘모으다’의 뜻이 있는데 ‘모두’, ‘다’를 의미하는 ‘총’자까지 붙었으니 총회란 말 그대로 모두 모여서 모든 것을 의논하고 마음과 지혜를 하나로 모으는 자리라 하겠다. 

코로나19사태로 인해 회의 진행이 매우 곤혹스럽지만 방역준칙을 잘 지키면서 총회의 목적을 이루기 바란다. 특히 온라인 참석도 유념해야 한다. 교단의 규모가 커지면서 구성원의 생각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회의 주관자나 실무자들은 원만한 회의 진행에 대한 특별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참가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회의 진행이 필요하다. 바쁜 시간을 내서 회의에 참석했는데 서운함과 후회를 안고 돌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 이런 결과를 낳기 쉬운 몇 가지 나쁜 회의의 유형을 꼽아보면 첫째는 결론이 정해져 있는 회의, 둘째는 편하게 말하기 어려운 회의, 셋째는 의견이 존중받지 못하는 회의이다. 토론과 설득 과정을 소홀히 하고 답을 정해놓은 듯이 진행되는 회의는 참가자의 의욕을 잃게 한다.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불필요하게 권위적인 분위기의 회의도 참가자들의 입을 닫게 만든다. 또한 개진된 의견들이 쉽게 잊히거나 필요한 후속조치들이 이행되지 않는다면 참가자들은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이와 반대로 좋은 회의란 참가자가 편안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진행측은 열린 자세와 마음으로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는 열린 회의이다.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더라도 폭넓고 포용적인 태도로 진행되는 회의는 참가자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다. 소수의 의견도 공적 기록으로 기억되고 존중되어야 한다. 특정한 장소와 시간에 모여서 제한된 시간에 절제된 표현으로 의견을 말하기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만큼 참가자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서 이들이 회의 참석에 보람을 느끼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회의가 되어야 한다. 모두가 교단의 주인임을 체감하는 회의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총회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

멀리서도 손쉽게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밝고 가까운 세상이다. 굳이 익산성지에 모여서 총회를 여는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의 마음과 뜻을 모으기 위함일 것이다. 세상을 꼼짝 못하게 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을 지혜롭게 헤쳐 나가고, 교단 4대를 준비하며, 숙원 사업인 가칭 미국총부의 출범을 위한 지혜와 의지를 모아야 하는 총회이다. 총회의 은혜와 보람을 한껏 느끼고 힘찬 발걸음으로 보은의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마음을 모으자. 

[2020년 11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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