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명 교무
윤관명 교무

10월 31일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일일 코로나19 신규확진자 3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10만 명에 육박했으며, 독일,프랑스,영국 유럽 3대 국가가 이동금지령을 선포했다. 그러나 한국은 일일 확진자가 두자리와 세자리를 오르내리며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선진국이라고 자신하던 나라들은 코로나19 앞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으나, 한국의 방역체계는 위기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무엇이 이같은 차이를 가져왔을까? 위기상황에서 리더가 어떤 가치와 원칙에 따라 결정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지난주 SDF2020(서울디지털포럼)은 ‘겪어본 적 없는 세상: 새로운 생존의 조건’이라는 주제로 사회의 당면 문제를 조명했다. 강사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은 인물은 유발 노아 하라리였다. 『사피엔스』 저자인 그는 ‘위기의 시대에 미래 생존을 위한 해결점은 단합과 협력’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국가와 국가, 개인과 개인이 서로 협력하지 않고서 미래생존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현대사회가 점점 더 분열되고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전세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정치·외교·사회·문화적 동질화가 이뤄졌으며, 매우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과학의 발달은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온라인으로 연결가능하게 했다. 국가의 개념조차 희미해질 만큼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 단합과 협력을 하기에 필요충분 조건을 갖춘 시대인 것이다. 

교단은 3대말을 결산하고, 4대 계획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에 있다.  사회환경에 따른 위기와 내부적 갈등과 어려움들을 풀어가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기에 대한 해답도 ‘단합과 협력’일 것이다. 

단합은 구성원간에 신뢰와 일치감을 통해 단단해지며, 협력은 동등한 정보를 가지고 열린 논의를 통한 합의를 통해 이뤄질 것이다. 교단의 단합과 협력을 위한 자리가 바로 총회다. 

3박4일동안 열리는 총단회, 중앙교의회, 정기수위단회 등 교단의 중요한 의제가 논의되고 결의된다. 여기에 모든 구성원들이 참여할 수 없다. 그래서 각 회의체에는 단체의 대표 자격을 가진 소수가 참석해 논의를 한다. 이 때의 대표들은 권한이 아닌 책임을 행사해야 한다. 주요 의제에 대해 개인의 의견이 아닌 단체 구성원들의 입장과 의견을 대변하는 책임을 부여 받은 것이다. 자칫 대표의 역할이 자신의 생각대로 결정해도 되는 권한이라고 생각할 때 구성원의 의견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교단의 의사결정은 ‘공의’로 이뤄지는 공화제를 표방한다. 이번 총회를 통해 구성원들의 공의를 모아 ‘단합과 협력’의 기초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2020년 11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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