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국화는
익산 성지 정원을 감싸고
가을 바람은
내 안에 들어와 영혼을 맑힙니다.
바위틈에 핀
청초한 해국海菊은
‘침묵’이란 그들의 꽃말처럼
침묵으로, 침묵으로
침묵으로 내려가 기도케 합니다.
가을이면 떠오르는 스승님 말씀.
“가을이 참 좋구나.
오랜 노력 끝에 거둔
결실도 중요하지만,
그 얻었다는 마음을
내려놓는 무상無相이
자연이 주신 섭리니라.”
가을은 침묵의 성사聖事.
잘 익은 과실로 다시 떨어집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합니다.
[2020년 11월 13일자]
안세명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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