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고혜경 교무] 교화의 첫 발을 내딛은 교화의 장에서 내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신앙수행의 훈련’이다. ‘법신불 전 헌공과 헌배’는 교당에 오면 대각전으로 가서 헌공봉투에 헌공금을 넣고 사배하는 훈련으로 주임 교무님, 일반 교도님들과 기운을 통하고, 일반 교도님들이 헌배하는 문화로 이어지는 효과도 나타났다. 집에서 ‘조석심고를 통한 마음챙김’은 유무념 확인을 부모님들에게 받아야 했기에, 부모님들로 하여금 조석심고를 할 수밖에 없는 상생의 진급효과를 냈다. 

이후 ‘은혜발견과 보은 실천하기, 경계에 마음일기 쓰기’를 이어가며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은혜를 발견하고, 경계에 마음공부 할 수 있는 연습으로 신앙수행의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상황이 달라졌다. 만남이 중심이던 교화는 제일 위험하고 조심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준비 없는 상황에 내가 찾은 방법은 청소년국에서 준비해준 ‘워크북’을 통해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강남지구 청소년 담당 교무들과 함께 아이들과 학생들이 집에서 스스로 법회를 볼 수 있도록 워크시트와 영상을 제작했다. 서울교구 언택트 어린이·학생·청년 여름훈련을 적극 활용해 집에서도 얼마든지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사고의 전환과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현재는 서울교구 언택트 법회 프로그램을 활용해 대면과 비대면으로 법회를 병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답답하고 막연하던 것들이, 혼자서 다 할 수 없는 일들이 교화를 하고자 먼저 노력하는 분들이 있었기에 그 힘을 빌어 멈추지 않고 한걸음 나아갈 수 있었다. 주임교무님, 부모님들과의 믿음을 바탕으로 지원과 합력 속에 이뤄갈 수 있었다. 위기는 기회란 말이 있다. 비대면 법회를 준비하면서 얻은 소득이 있다.

비대면 법회에는 준비물(키트)이 필요한 법! 택배로 보낼 수 있지만 드라이브 스루에 착안해 ‘교무님이 직접 찾아간다’는 불공으로 부모님과 아이들과의 긴밀함을 높일 수 있었다. 평소 아이들에게 표현하지 못한 마음을 편지에 담아 키트와 함께 전하며 아이들과 기운을 통하는 기회였다. 또한 영상법회를 본 후에는 결과물을 교무님에게 보내도록 해 아이들과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눔으로써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는 코로나19 이전 시대로는 돌아갈 수 없다. 대면과 비대면이 공존하는 시대이다. 사실 대면과 비대면이 공존해 왔고, 그 비중만 달라졌을 뿐이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던 것은 준비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종사는 ‘시대를 따라 학업에 종사하여 모든 학문을 준비할 것이요’라고 했다. 나는 교화에 얼마나 간절한가? 미래를 위한 준비를 얼마나 하고 있는가? 준비의 중요성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대종사의 말씀을 새기며 시대의 변화를 살피는 눈을 키우고, 시대의 변화에 필요한 나의 실력을 키워야 한다. 

교화의 방향도, 방법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용기있게 도전하면서 자신만의 교화방법을 찾아가자. 준비하는 자에게 모든 것은 기회가 될테니.

/강동교당

[2020년 11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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