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미 교도
박찬미 교도

[원불교신문=박찬미 교도] 일요일 아침, 평상시보다 서두르게 된다. 법회도 법회지만 피아노를 쳐야하기 때문에 늦으면 안 된다는 긴장감에 남편까지 덩달아 재촉하게 된다. 10분전에 도착해 서둘러 피아노 앞에 앉아 성가 악보를 펼친다. 법회시작과 동시에 그제야 교도들이 하나 둘 오기 시작한다. 급기야 독경이 거의 끝날 무렵 법당 안에 평상시 출석인원이 채워진다. 안타까운 일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법회의식의 흐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 일주일에 한번 보는 법회는 교도들에게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다. 지나온 일주일 시간에 대한 되돌아봄의 시간이고 마음을 다시금 챙기는 기도의 시간이자 공부의 시간인 것이다. 하지만 어느덧 교도의 법회출석 의무만 남은 시간이 되고 있지 않나 스스로 반조해 볼 일이다. 나는 이 문제를 법회식순의 변화에서 풀어 보고 싶다.

법회의식을 살펴보자. 일단 시작 전 같이 성가를 몇 곡 부른다. 그리고 경종을 울리면 법회가 시작된다. 그다음부터는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식이 차례대로 진행되고 마지막 공고와 성가를 부르며 식을 마치게 된다. 적게는 한 시간의 식 진행사이에 많은 교도가 들어오고 또 나간다. 법회 의식에 약간의 변화를 줌으로써 조금이나마 문제를 해결해 보면 어떨까 한다. 

첫째, 법회시작 전에 부르는 성가 대신 법당 내부에 각종 미디어를 활용한 성가로 채워보자. 그리고 사회자의 알림말은 생략하고 바로 경종을 울리며 법회를 시작한다.

둘째, 입정할 때는 피아노의 잔잔한 반주나 미디어를 활용해 적정시간 입정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도 좋겠다. 

셋째, 설명기도가 끝나기 전에 심고가 전주가 오버랩 되어 나와 자연스럽게 노래로 이어지게 한다면 막힘없이 진행될 수 있겠다. 넷

째, 요즘은 교무 스스로가 각종 영상을 설법 중에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너무 세속적이거나 종교적으로 괴리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미리 검증해 솎아 낼 필요가 있다.

다섯째, 설법 후 설법에 몰입해 있는 마음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간단한 기도와 성가를 자연스럽게 이어가게 해도 좋겠다.

여섯 째, 법회 후 법당에 시작 전과 마찬가지로 성가를 틀어준다면 교도들의 퇴장을 좀 더 자연스럽게 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법회가 한 덩어리로, 막힘없이 하나로 흐르는 물줄기처럼 성스러운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무와 사회자, 반주자, 미디어 조작 담당자가 하나가 되어 교도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곧 교단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 이다. 교도들 또한 설법만이 법회가 아니고 법당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가 온통 법회라는 의식을 가지고 같이 호흡할 수 있도록 시간에 맞추어 참여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위에서 언급한 성가, 미디어, 반주 등의 준비에 있어 각 교당에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교단 차원에서 지속적인 연구와 보급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표준화된 성가와 각종 버전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보급하면 반주자가 없는 교당에 특히 도움이 될 것이다. 양도 중요하지만 질적으로도 수준급이 되어야 그것을 접하는 교도들에게 주는 감동은 배가 될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교당에 갈 수 없을 때가 많았다. 다행히 교단에서 영상법회를 제작해 그것으로 법회를 대신하기도 했다. 좋은 점은 일요일이 아니어도 일주일 내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유익한 영상법회에는 더 많은 음악적 요소들이 필요 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콘텐츠는 발전시켜야 한다.

/동영교당

[2020년 12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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