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4대 설계를 위한 담론 2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본사는 기획위원회를 구성하고 교단 4대 설계를 위한 담론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호에는 두 번째 순서로  남궁문 원광대 교수(이하 남궁), 양명일 서전주지구장(이하 양), 조인국 원불교정책연구소 교무(이하 조)가  “4대 설계를 위한 선결과제는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을 요약한다. 
 

남궁문 교수
남궁문 교수

‘지속 가능성’을 기반으로
궁극적으로 원불교 브랜드 창출과 
교화 성장에 도움 되도록 설계해야

교단 4대 설계를 위한 선결과제
남궁= 교단 3대 사업들의 구성을 보면 유사한 것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교화단 교화, 상시훈련, 인재양성, 종교연합 추진 등 반복적인 사업이 많다. 설계된 과제들이 실행이 안 되고 반복되는 원인은 무엇인가에 대한 명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즉, 실행해야 하는데 현장에서 할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실행 불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교단 4대 설계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첫 번째 선결과제가 아닐까 한다. 

양=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겹쳐서 교단 대중의 의식들이 많이 지쳐있는 상황이다. 4대 설계를 위해서는 대중과의 소통 및 여론형성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자칫, ‘누구들만의 잔치’로 끝나는 교단 4대 설계가 아니라, 원불교 교단의 하부조직까지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줄 수 있는 희망차고 서로를 격려할 수 있는 소통과 여론형성 과정이 필요한 때이다.

조= 제3대 설계 당시의 배경을 살펴보면, 결정적으로 교단 내의 여론 즉 대중적 불만이 있었던 시절이었다. 그중 하나가 ‘전무출신 세대들의 빈부격차’였다. 전무출신의 격차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다 보니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리고 그 해결을 위한 방안 모색은 어떻게 강구해 갈 것인지를 논의하는 가운데 3대 설계는 착안됐다. 이러한 사항은 『3대 설계종합보고서』(1988) 에서 분과논의 중 ‘전무출신 제도분과’목록에 제시돼 있다.

전무출신 제도분과의 본 설계안은 ‘제도 정비, 생활 보장, 복지대책’ 3가지로 큰 방향을 잡고, 그 세부 주제로 ‘직종과 직급체계의 정비, 복무형태의 정립, 전무출신 관리 행정의 개선, 용금체계의 확립, 사가 지원책 수립, 의료요양대책, 노후대책’ 등 7가지를 설정했다. 앞선 좌담에서도 언급했지만, 교단은 현재까지도 전무출신에 관련한 현안문제들이 가장 기본적이며, 핵심적인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교단이 이에 대해 문제의식만 존재할 뿐 어떠한 구체적 행동은 취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언제까지 사회적 또는 통상적 정의에 의한 정책평가 프로세서로 제3대 평가를 바라볼 것인가. 다시 말해, 정책 행정이 제대로 존립하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남궁= 설계과제들이 현장과 시대의 흐름을 명확히 읽고 전망하고 있는가. 교화 대상자의 생애주기별로 다양한 요구와 관심 등을 기반으로 설계가 이루어져야 하고, 설계과제를 지속 가능하게 관리하고 평가하는 전담부서와 인력이 필요하다. 교정원 각 부서에서 실행한 성과 내용을 축적하고 확산하며 진단하는 시스템 구축과 운영체제가 선결돼야 한다. 
 

양명일 교무
양명일 교무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 
이는 곧 교화 정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로 귀결

양=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교단 4대 설계를 위한 선결과제로 현장평가에 대한 제대로 된 정리가 필요하다. 정리 없이 4대를 맞이한다면, 우린 잘못된 행정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특히 자선 분야에 있어서 인사문제, 기관설립, 기관유지 등 앞으로 ‘자선의 방향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대한 정리는 매우 중요하다. 사이버교화에 대한 분명한 목적도 필요하다. 사이버교화를 위해 개교당이 투자하고 진행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고, 교단은 어떤 입장에서 준비하고 대응해야 하는지도 점검해봐야 한다. 현재 사이버상 여러 곳에서 교단 입장의 대응력이 떨어지고 있고, 모니터링조차 되지 않고 있다. 모니터링이 안 되면, 조속한 대응도 쉽지 않다. 


교단 4대 설계를 위한 핵심 키워드
남궁= 교단 4대 설계의 핵심 키워드 첫 번째는 ‘내실화’라고 생각한다. 설계된 사업들이 기존의 기반 사업과 연계돼 성과가 있는 것은 계승하고, 이와 더불어 새로운 혁신을 기해가는 ‘착한 내실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설계되는 사업들이 ‘지속 가능성’을 기반으로 설계돼야 한다. 단기간 또는 일시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궁극적으로는 원불교 브랜드 창출과 교화 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조= 교단 100년을 돌아볼 때 경직되고 고착화 된 교단의 문화와 조직으로 인해 재가의 공사(公事)참여가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첫번째 키워드로 ‘공의’를 생각해본다. 전산종법사도 공의가 종명이라고 했다. 앞으로 제4대 1회를 설계할 때에는 재가출가 모든 대중이 소외되지 않고 함께 공유하며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재가출가 교도들이 공사를 통해 만들어진 공의가 중앙교의회와 수위단회에서 결의되었을 때,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함께 협력해 갈 것이다. 

양= 문명의 변화와 기후문제로 인해 시대적 변화가 더욱 급변하고 있다. 교단 4대는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 교단 각 분야에서 패러다임이 변화되지 않는다면 미래는 결코 밝지 않을 것이다. 법을 전하는 전법의 문제는 현재 교화 정체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와 귀결된다. 정체되어 있는 교화의 물꼬를 트고, 변화되는 시대에 적응해 우리 교단의 제1 사명인 전법의 문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인지, 4대 설계의 가치나 목표도 결국 전법을 위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법을 전하고 받드는 방법의 전환, 이는 패러다임 변화의 중요한 축이다. 

남궁= 현재는 물론 미래 시대의 흐름에 맞는 ‘공유 및 협업’ 문화 창출도 중요한 키워드다. 교단 내 조직과 기관이 인적·물적인 자원을 상호 공유함으로써 효율성과 시너지 효과는 창출된다.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초월한 ‘초연결 사회’의 도래에 따른 공유 및 협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교단 4대는 모든 분야가 ‘결복기 교운 실현’으로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설계되는 사업들이 결복기 교운 실현과 어떠한 연계성을 지니고 있는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조인국 교무
조인국 교무

‘공정성’은 중요한 키워드
투명한 의사결정, 용금 등 
공정한 분배 시스템 구축돼야

조= ‘공정성’은 중요한 키워드다. 우리 교단은 얼마나 공정성이 있는가? 원기105년 출가교역자의 직무만족도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원기94년 전에 실시한 것과 비교했을 때 출가교역자들은 공정성에 부정적인 답변이 가장 높다. 즉 교단의 중요한 절차적인 의사결정과 인사제도, 교단의 분배 공정성 및 용금 만족도에 대해 부정적인 지표로 확인됐다. 공정한 교단이 될 수 있도록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교단 구성원들의 평등한 분배가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 연구와 제도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양= 시대변화는 모든 분야와 사회집단, 개인 간 다양성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4대 키워드 중 하나는 ‘다양성의 인정’이다. 유튜브를 통해 1인 방송이 활발해지듯, 전무출신의 인사문제도 획일적이 아닌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고, 이러한 다양성은 기관과 시스템에도 적용돼야 한다. 현재 교화 최일선인 교당도 지금의 교당 매뉴얼과 규정으로는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양한 교당의 형태가 기대되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폭을 4대에서는 담아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위원들은 4대 설계를 위한 핵심 키워드로 ‘융합과 조화(양)’, ‘돌봄과 연대(조)’ 등을 이야기하며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교단 4대 설계에 대한 좌담을 마무리했다. 

[2020년 12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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